배달의 민족 트렌드 2022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10대가 가장 많이 주문한 배달 음식 1위를 ‘마라탕(麻辣烫)’이 차지했다. 이렇게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음식 마라탕은 2019년 돌연 혁신적인 인기를 끌며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졌고, 이후 마라 맛 치킨, 마라 맛 과자, 마라 맛 닭발 등 마라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출시되며 한국인들이 얼마나 마라탕에 열광하는지 보여주었다. 중국의 마라탕은 어째서 한국인들에게 이토록 크게 사랑받으며, 한국인들이 다음으로 찾을 중국 음식은 무엇일까?
마라탕이 한국에서 유행하는 이유
마라탕(출처: 네이버)
마라탕이 언제 처음 한국에 들어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구글 트렌드의 검색량을 토대로 유추해보았을 때 2017년부터 유행이 시작되어 2019년에 가장 높은 관심이 쏟아졌음을 알 수 있다. 왜 하필 마라탕이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일까?
기본적으로 한국인들은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신라면, 불닭볶음면, 매운 닭발 등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에게 알싸하고 매운맛을 베이스로 하는 마라탕은 기본적으로 궁합이 잘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원하는 맛과, 맵기를 선택하고 재료를 직접 고를 수 있다는 점 또한 취향대로 음식을 만들 수 있으므로 중국 음식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자신의 입맛에 맞추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게다가 마라탕의 중독적인 매운맛은 기존에 한국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맛이기 때문에 마라탕이 더욱 큰 인기를 끄는 요소가 되었다.
한국에서 사랑받는 중국 음식들
사실 중국 음식이 한국에서 사랑받는 모습이 갑자기 나타난 특별한 현상은 아니다. 우리는 이사하는 날 짜장면을 꼭 먹는 문화가 있을 정도로 중국 음식과 가까운 삶을 살고 있었고, 우리에게 친숙한 배달 문화의 선구자 또한 짜장면을 필두로 한 중국 음식집이었다. 짜장면, 짬뽕, 탕수육과 같은 기존의 중식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현지화되어 현지와는 완전히 다른 한국적인 음식으로 재탄생 된 것에 가까웠다.
하지만 최근 유행하는 마라탕, 훠궈, 꿔바로우, 양꼬치, 마라롱샤 등의 요리는 현지의 방식을 살린 전통적인 중식이라고 볼 수 있다. 특유의 알싸한 맛과 이색적인 향으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마라’, ‘쯔란(孜然)’등의 중국 향신료를 사용한 음식이 한국에서 대중화되어감과 동시에 전문화되어가고 있다.
중국 현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한국 진출
하이디라오 한국 지점 입구 모습(왼쪽) / 장량 마라탕 한국 지점 개업식 모습(오른쪽) (출처, 네이버)
급격하게 커지는 한국 내 중국 음식 시장의 규모에 발맞춰 중국 프랜차이즈 음식 회사들은 한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에서 프랜차이즈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중국 음식점은 ‘하이디라오(海底捞)’이다. 하이디라오는 다양한 이벤트와 수준 높은 음식 퀄리티로 중국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훠궈 브랜드이다. 하이디라오는 2014년 9월 명동점을 처음으로 한국에 진출해 현재는 홍대, 영등포, 부산 등 전국 7개 지점으로 확장되었다.
이외에도 중국에서 5800개라는 가장 많은 지점을 운영 중인 중국 1위 마라탕 프랜차이즈 ‘장량 마라탕’(张亮麻辣烫)도 현재 한국에 진출하여 현재 수원과 서울 두 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중국 현지에서 가장 사랑받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한국에서도 성공적으로 진출한 만큼 다른 중국 음식 브랜드들도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다음 한국인들의 입맛을 저격할 중국 음식은?
그렇다면 마라탕, 훠궈, 양꼬치 다음을 이어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중국 음식은 무엇이 있을까? 중국에서 공부중인 한국인 유학생들의 입맛을 고려해 보았을 때 다음 타자는 카오위(烤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오위(烤鱼)는 직역하면 구운 물고기라는 뜻이지만 사실은 물고기 조림에 가깝다. 1kg 이상 되는 큰 물고기를 불에 구워 비린내를 잡고 이후에 고추기름을 베이스로 한 양념에 마늘, 감자, 고추, 버섯 등과 함께 조려 먹는 음식이다. 한국의 갈치 조림과 느낌이 비슷하지만, 1kg가 넘는 커다란 물고기의 푸짐함은 중국의 스케일을 보여준다.
카오위는 많은 한국인 유학생들이 사랑하는 중국 음식인 만큼 한국인의 입맛에 매우 잘 맞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의 카오위 프랜차이즈 ‘반티엔야오(半天妖烤鱼) 카오위’가 2020년 5월 한국에 진출하여 현재 4개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아직 카오위라는 음식이 한국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한번 소문이 나기 시작한다면 과거 있었던 마라탕 열풍만큼이나 뜨거운 카오위 열풍이 불지도 모른다.
두 번째로 소개할 음식은 황먼지(黄焖鸡)이다. 황먼지는 직역하면 노랗게 찐 닭으로, 중국식 찜닭이다. 한국의 찜닭과 맛도 비슷하지만, 간장과 생강을 베이스로 한 황먼지 특유의 맛은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황먼지 또한 한국인 유학생들이 사랑하는 중식 중 하나이며, 찜닭이 익숙한 한국인들이 분명 좋아할 맛이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이라는 경쟁력이 있지만, 현재 한국에 진출한 황먼지집들은 현지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대중화에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
황먼지와 카오위 등 중국 현지 음식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가격이 대폭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마라탕이 10대들의 소울푸드가 된 이유에는 저렴한 가격이 큰 지분을 차지한다. 익숙하지 않은 음식을 시도함에 있어서 높은 가격은 높은 진입 장벽이 된다. 더 많은 종류의 중국 현지 음식이 한국 시장에서 사랑받기 위해선 가격조정을 통해 사람들의 진입 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출처:상하이 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