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두 자리를 놓고 벌인 절친 대결에서 랭킹 2위 박정환 9단(왼쪽)이 5위 강동윤 9단을 꺾었다. 상대전적은 10승8패.
제2기 쏘팔코사놀 본선리그 6R 4G
박정환, 강동윤 누르고 다시 선두로
"한 판만 져줘." (강동윤)
"이번에는 동윤 형이 져줄 차례." (박정환)
맞대결을 앞두고 오고 간 인터뷰가 흥미로웠다. 막역한 사이라서 가능한 내용이었다. 시합 준비를 항상 박정환 9단이 준비시켜 준다는 강동윤이고, 지난 번에 져주었는데 못 올라가서 이번에는 나한테 밀어달라는 박정환이다.
타이틀 보유자 신진서 9단을 향한 도전권을 다투는 제2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 본선리그는 29일 오후 K바둑 스튜디오에서 박정환-강동윤, 절친 간의 6라운드 마지막 경기로 이어졌다.
▲ 강동윤 9단과의 관계에 대해 "엄청 자주 연락하는 사이다. 만나면 일상 이야기를 하는데 시합을 앞두고 있을 때에는 연락도 못하고 해서 답답하다"는 박정환 9단.
상대전적 9-8에서 마주했다. 1년 전만 해도 강동윤 9단이 8승6패로 앞섰는데 박정환 9단이 최근 1년새 3연승을 보태면서 역전시켰다.
리그 전적 4승의 박정환과 4승1패의 강동윤이 격돌했다. 두 기사 모두 도전권을 바라보고 있는 공동 2위의 위치. 이기는 쪽은 공동 1위로 올라서게 되는 중요한 일전이다.
"2시간 바둑은 변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한 번에 역전시킬 수 있는 전략을 세워서 도전해 보겠다"는 각오를 밝힌 강동윤 9단이었으나 힘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쏘팔코사놀은 2시간이기 때문에 든든한 것 같다"는 박정환 9단이 자기 시간에서 14분여를 남기고 불계승을 거뒀다.
▲ 6라운드뿐만 아니라 도전권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승부라 할 수 있는 일전이었다.
142수에서 끝난 단명국. 안형준 해설자는 "중요한 승부가 이렇게 일찍 끝날 줄 몰랐다"면서 "박정환 9단이 너무 잘 두어 버리니까 대책이 없다"고 했다. "강동윤 9단이 너무 비관한 것 같다"는 해설도 있었다.
박정환 9단은 "초반 상변 흑이 찝찝한 데다가 백의 정리가 잘되어 약간 기분 좋다고 생각했다"는 감상과 함께 "10수 정도까지는 구상을 해왔고 그 후에는 두면서 최선의 수를 찾아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6라운드를 마친 순위는 5승의 박정환 9단과 5승1패의 변삳일 9단이 공동 선두. 박정환은 한 경기를 덜 치렀고, 또 도전권 경쟁자들인 변상일과 강동윤에게 승리했기 때문에 가장 유리한 입장이다(돋률일 경우 승자승).
▲ 강동윤 9단이 싹싹하게 돌을 거두면서 예상 밖으로 일찍 끝났다.
7라운드는 강동윤-설현준, 변상일-이창호, 김지석-박정환, 강승민-이창석 대진으로 펼쳐진다(신민준은 휴번). LG배와 중국갑조리그 관계로 5월 17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제2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은 1ㆍ2차에 걸친 예선→9명이 풀리그로 도전자를 가리는 본선→도전5번기 의 단계로 진행된다. 우승상금은 7000만원. 본선리그를 두는 기사들은 매판 승자는 150만원을, 패자는 80만원을 받는다.
▲ 김지석 9단, 이창호 9단, 이창석 7단과의 대국을 남겨놓고 있는 박정환 9단. 2승1패를 보태면 자력으로 도전권을 획득한다.
▲ 강동윤 9단은 2패째를 당하면서 도전권 경쟁에서 주춤했다. 남은 상대는 설현준 6단과 김지석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