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강정 촛불문화제..."해군기지 문제, 아직 끝나지 않아"
8일 제주시청서 모여...해군기지 반대-평화운동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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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열린 '2015 강정 촛불문화제'. ⓒ헤드라인제주 |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공동체를 붕괴시키며 8년재 격한 갈등과 충돌을 불러왔던 제주해군기지 완공을 앞두고, 마을 주민들과 평화 활동가들은 "끝날때 까지 끝난게 아니"라며 지속적인 해군기지 반대와 평화 운동을 전개해 나갈 뜻을 밝혔다.강정마을회와 강정친구들은 8일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2015 강정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날 문화제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함께 해군기지 반대 투쟁에 나서고 있는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를 비롯해, 강정마을을 방문해 지지의 뜻을 밝힌 미국 평화 재향군인회, 강정마을 평화 활동가와 시민 등이 자리한 가운데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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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열린 '2015 강정 촛불문화제'에서 고권일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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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열린 '2015 강정 촛불문화제'. ⓒ헤드라인제주 |
이날 발언에 나선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은 "지난 1990년대 정부가 '제주를 제2의 하와이로 만들겠다'며 제주특별법을 밀어붙이려 했었다"며 "당시 양용찬 열사가 산화한 사건이 불씨가돼 제주도민들이 반발했었다"고 운을 뗐다.그는 "제주해군기지는 안보를 위한 사업이라면서도 아시아 크루즈 허브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크루즈를 통해 '제주가 제2의 하와이가 될 것'이라고 또 다시 하고 있다. 결국 도돌이표가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강정마을이 처음 투쟁을 시작할 때 어떤 사람은 '그냥 합의 하면 안되나'하고 했었다"라며 "그 사람은 지금 제2공항 반대투쟁에 앞장서고 있더라. 당시 자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제주를 짓밟는 자본의 폭력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면서 "이제라도 우리가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활동가 구순정 씨는 "저의 소망은 지나가는 도민들에게 강정 해군기지에 대해 물어봤을 때 그들이 자신의 생각을 밝힐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강정에 대해 물어봤을 때 아직도 '강정이 뭐에요', '몰라요' 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해군기지가 제주에서 본격적으로 운영되면 앞으로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시청을 중심으로 홍보를 통해 해군기지에 대해 더 알려나가겠다"며 "그래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해군기지에 대한 생각을 밝힐 수 있으면 좋겠다"며 발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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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열린 '2015 강정 촛불문화제'에서 미 평화재향군인회가 강정 주민들에 대핸 지지발언을 하고있다. ⓒ헤드라인제주 |
이 자리에는 최근 제주를 찾은 미 평화재향군인회가 앞으로 나와 "우리는 비폭력 저항을 통한 전쟁 종식을 위한 사명감으로 단결한다. 그 사명감을 공유하는 모든 이들과 같이 연대한다"며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이는 강정마을 주민들에 대한 지지를 강조했다.
미 평화재향군인회는 지난 2012년 8월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강정주민들과 연대를 확인하고, 오바마 행정부와 미 국회에 제주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일조하도록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이들은 "우리는 한국의 제주와 일본의 오키나와 민중들이 미국 제국주의에 의해 가장 압박 받았던 사람들에 속한다는 것을 안다"며 "이들의 삶은 미국 외교정책이 낳은 피해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정의의 옳은 편에 서있는 이들과 함께 연대하는 것은 우리로서 영예로운 일"이라며 "우리의 존재와 목격자로 서는 것 등이 미국 정부와 한국, 일본 정치 실권자들에 의해 저질러 지는 불의들에 한줄기 빛을 비추기를 희망한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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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열린 '2015 강정 촛불문화제'. ⓒ헤드라인제주 |
이날 참가자들의 강정 지지발언을 마치고 지난 2일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당시 경찰의 활동가 연행을 규탄하는 시간을 가졌다.주민들은 "경찰은 환자가 길바닥에 쓰러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공사차량만을 진출입 시키는 데에만 혈안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고 공사차량만 진출입시키는 반인권적인 경찰의 작태를 목격한 사람들이 현장에서 항의했다"며 "그러나 경찰은 오히려 항의한 주민들과 활동가를 연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공권력의 이름을 빙자한 협박과 탄압에 굴복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그래왔듯 정의와 평화를 지키기 위한 길을 걸어갈 것이다. 우리가 지키는 이 평화적 생존권이 경찰들에게도 예외 없이 주어질 것임을 명심하고 공권력 남용을 중단하고 탄압을 멈추라"라며 서귀포경찰서장의 사과와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주민들에 대한 존중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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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열린 '2015 강정 촛불문화제'에서 문정현 신부가 발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마무리 발언에 나선 문정현 신부는 "해군기지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는 강정이라는 곳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작은 마을이었다"면서 "그러나 (해군기지 투쟁을 통해)이제는 우리나라의 평화, 아시아이 평화, 세계의 평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헤드라인제주><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