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늙었을 때
예이츠
그대 늙어 백발이 성성하고 잠이 가득해
난롯가에서 꾸벅 졸거든, 이 책을 꺼내 들고
천천히 읽으시길, 그리고 한때 그대의 눈이 품었던
부드러운 눈빛과 그 깊은 그늘을 꿈꾸시기를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대의 발랄라며 우수한 순간들을
사랑했으며
거짓된 혹은 진실된 애정으로 그대의 아름다움을 사랑했는지,
그러나 어떤 남자가 그대 속의 방황하는 영혼을 사랑했고
그대의 변화하는 얼굴에 깃든 슬픔을 사랑했으니
그리고 타오르는 장작더미 옆에서 몸을 구부려
약간 슬프게, 중얼거리시기를, 사랑이 어떻게 도망갔는지
그리고 높은 산에 올라가 이리저리 거닐며
그의 얼굴을 별무리 속에 감추리라.
장석주 시인의
마음을 흔드는 세계 명시 100선 중 077
[작가소개]
윌리엄 예이츠[ William Butler Yeats ]
<요약> 아일랜드 시인 겸 극작가. 환상적이며 시적인《캐서린 백작부인》을 비롯하여 몇 편의 뛰어난 극작품을 발표했으며 1923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독자적 신화로써 자연(자아)의 세계와 자연 부정(예술)의 세계의 상극을 극복하려 노력했다.
출생-사망 : 1865.6.13 ~ 1939.1.28
국적 : 아일랜드
활동분야 : 문학
출생지 : 아일랜드 더블린 샌디마운트
주요수상 : 노벨문학상(1923)
주요저서 : 《환상 A Vision》(1925)
1865년 더블린 샌디마운트에서 출생하였다. 화가의 아들로 태어나 더블린 및 런던에서 화가가 되려고 수업하였으나 전향하여 시작(詩作)에 전념하였다. 최초의 주목할 만한 시집 《오이진의 방랑기 The Wandering of Oisin and other Poems》(1889)는 켈트 문학 특유의 유현(幽玄)하고 표묘(縹渺)한 정서를 풍겨, 당시의 세기말 시인들의 호평을 받았으며, 그들과의 교우로 ‘시인 클럽’의 결성을 보게 되었다. 이 시기의 그는 라파엘 전파(前派)의 영향 아래, 낭만적인 주제와 몽환적(夢幻的)인 심상(心象)을 즐겨 묘사하였다.
1891년 동지들과 더불어 아일랜드 문예협회를 창립, 당시 팽배하던 아일랜드 문예부흥운동에 참가하였으며, 이어 그레고리 부인 등과 협력하여 1899년에 아일랜드 국민극장(후의 애비극장)을 더블린에 창립하였다. 이 동안 그는 환상적이며 시적인 《캐서린 백작부인》(1899년 초연)을 비롯하여 몇 편의 뛰어난 극작품을 발표, J.M.싱 등과 협력하여 아일랜드 극(劇) 발전을 위하여 힘쓰는 한편, 미모의 민족주의자 M.곤 등을 통해 아일랜드 독립운동에 참가하여 아일랜드 자유국 성립 후에는 원로원 의원이 되었다(1922∼1928).
1923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극장 경영, 배우 훈련, 정치 참여 등 그의 시인으로서의 생의 중기는 대체로 실천에 중점을 두었다. 낭만적이고 신화적인 그의 시상은 이 실천으로 하여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한편 여전히 심령론(心靈論) 연구를 계속하였고, 1917년에는 무녀(巫女)와 결혼까지 하였다. 예이츠의 복잡한 후기의 시적 정신이 가장 분명하게 작품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시집 《마이켈 로버츠와 무희(舞姬)》(1921) 《탑(塔)》(1928) 등에서 비롯된다 하겠다. 그의 초기 작품에서 보여주던 여성적이고 우미하던 스타일은 딱딱하고 건조한 남성적인 것으로 변화하고, 환상적이던 심상(心象)은 금속적(金屬的)이라 할 만큼 구체성을 지닌 심상으로 전화(轉化)하였다. 그와 동시에 주의의 초점은 그 근저에 깔린 세계관(그것은 그의 경우, 동시에 예술관이기도 하지만)의 심화이다.
그는 시초부터 라파엘 전파, 이어서 상징주의의 영향에서 자연과 대립하여, 자연보다 우월한 것으로서의 예술의 세계를 믿어 왔다. 그의 후기의 고투는 이 자연(자아)의 세계와 자연 부정(예술)의 세계의 상극을 극복하는 고뇌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 고뇌를 그는 W.블레이크의 《예언의 서(書)》를 생각하게 하는, 독자적 신화로써 극복하려고 하였다. 그 기록이 난해한 산문집 《환상 A Vision》(1925) 이다. 예이츠의 과제가 현대시의 중추 과제에 이어지는 것은 분명하며, 시인·비평가인 프레이저가 J.던, J.밀턴, W.워즈워스에 그를 비견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윌리엄 예이츠 [William Butler Yeats]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첫댓글
장작의 열정적인 불꽃
새카만 숯이 되어도
불기운은 은은하리라
감사합니다
무공 김낙범 선생님
댓글 주심에 고맙습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무한 건필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