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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즉민산(財聚則民散)
재산이 모이면 백성이 흩어진다는 뜻으로, 윗사람(가진 자)이 재물을 탐하여 모으면 국민을 잃는다는 말이다.
財 : 재물 재(貝/3)
聚 : 모일 취(耳/8)
則 : 곧 즉(刂/7)
民 : 백성 민(氏/1)
散 : 흩을 산(攵/8)
출전 : 대학(大學)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편
이 성어는 대학(大學)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편의 해석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是故君子先慎乎德; 有德此有人, 有人此有土, 有土此有財, 有財此有用.
이러므로 군자는 먼저 덕을 삼갈 것이다. 덕이 있으면 이에 사람이 있고, 사람이 있으면 이에 땅이 있고, 땅이 있으면 이에 재물이 있고, 재물이 있으면 이에 쓰임이 있을 것이다.
德者本也, 財者末也.
外本內末, 爭民施奪.
덕이라는 것이 근본이 되고, 재물이라는 것은 말단이 된다. 근본을 밖으로 내보내어 외면하고 말단을 안으로 받아들이면, 백성들이 서로 다투고 약탈을 일삼게 만든다.
是故財聚則民散, 財散則民聚.
그렇기 때문에 재물을 모으면 백성들이 흩어지고, 재물을 흩어 민심을 사면 백성들이 모이는 것이다.
是故言悖而出者, 亦悖而入;
貨悖而入者, 亦悖而出.
그러므로 말이 도리에 어긋나게 나간 것은 또한 어긋나게 들어오게 되고, 재물도 도리에 어긋나게 들어온 것은 또한 어긋나게 나가는 것이다.
(大學十一 述治國平天下)
⏹ 재취즉민산(財聚則民散)
육흥은 덕 있는 군주나 관리들이 전제되어야 부국이 가능함을 말한 것이다. 부덕한 이들이 막중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국부를 쌓았더라도 백성들의 삶은 고달프고 피폐해진다.
21세기 현재 한국의 서민들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그 까닭이 대체 무엇이겠는가?
경제적으로 세계 10대 부국에 들면서도 경제적 빈곤을 느끼거나 생업을 걱정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은 까닭을 그저 서민들의 어리석음과 욕심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자본주의 시대는 부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시대이므로 재물을 모았다고 비난받지 않는다. 오히려 존경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재벌들이 끊임없이 비난받고 부자가 그다지 존경받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대부분 부도덕하게 때로는 불법적으로 재부를 쌓고 은밀하게 상속하면서 재화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로지 재물을 최상의 가치로 여기는 그릇된 행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재화가 소수에게 집중되고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면, 백성들은 서로 다투며 빼앗는 짓을 서슴지 않는다. 경제적 불평등으로 사회적 불화와 분란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 곧 정치요 행정이며 사법인데, 부덕한 자들이나 부정한 자들이 주요한 자리들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니 과연 국민들이 화합하면서 공존하고 공생할 수 있을까?
재취즉민산(財聚則民散), 즉 “재물이 모이면 백성들이 흩어진다”는 말은 이를 가리킨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서 자살률이 가장 높고, 출산율은 가장 낮다. 게다가 정신적 박탈감과 심리적 불안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구조적 모순과 부정, 불공정과 불합리가 깊게 뿌리내린 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 십여 년 동안 경험했고 또 드러나고 있듯이 덕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자들이 대통령을 비롯한 장·차관, 국회의원, 시장과 도지사 등 뛰어난 역량과 높은 책임의식을 필요로 하는 자리를 차지한 것이 심각한 문제들을 더 심화시키는 원인이었다. 관중의 말대로 덕을 먼저 일으켜야 한다.
⏹ 재부(財富)는 아래로 흩어져야 한다
송(宋)나라 때 사람 채양(蔡襄)은 재물과 부를 사용하는 문제에 대한 글에서, “신이 듣기에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고, 근본이 단단해야 나라가 안녕하다고 합니다. 또 ‘재부가 위로 몰리면 백성은 흩어지고, 재부가 아래로 흩어지면 백성이 모여든다’고 들었습니다. 백성은 보살피지 않으면 안 되고, 재부는 통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원나라 때 사람 소천작(蘇天爵)도 이와 같은 취지에서,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며, 재부는 백성에게서 나옵니다. 이를 함부로 쓰면 취하는 것이 절도가 없어 백성은 그 어려움을 견디지 못합니다. 옛 사람들은 ‘재부가 위로 몰리면 백성은 흩어지고, 재부가 아래로 흩어지면 백성이 모여든다’고 했습니다. 폐하께서는 유념하십시오”라고 했다.
위 구절들의 원전은 대학(大學)인데 그 대목은 다음과 같다.
財聚則民散, 財散則民聚.
재부가 위로 몰리면 백성은 흩어지고, 재부가 아래로 흩어지면 백성이 모여든다.
구당서(舊唐書) 배영령전(裴延齡傳)에는 앞뒤 구절이 바뀌어 인용되고 있지만 뜻은 같다. 간혹 ‘인취즉재산(人聚則財散), 재취즉인산(財聚則人散)’으로 쓰기도 한다. 역시 뜻은 매한가지다.
예기(禮記)의 관련 구절을 보면, “덕은 근본이요, 재물은 끝이다. 근본을 밖으로 내치고 끝을 안으로 끌어들이면 백성들이 서로 빼앗으려고 다툰다. 그러므로 재부가 위로 몰리면 백성은 흩어지고, 재부가 아래로 흩어지면 백성이 모여든다. 이렇기 때문에 말이 어그러져 나가면 어그러져 들어오고, 재물이 어그러져 들어오면 어그러져 나가게 된다.”
부가 소수의 가진 자들에게 집중되면 백성들의 마음이 흩어질 수밖에 없고, 반면 부가 아래로 널리 고루 돌아가면 백성들의 마음이 모여 민심이 돌아온다는 지적이다.
지금 우리 사회를 보면 모든 부와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되어 온갖 모순이 터져나오고 있다. 대기업은 사내 보유금을 수백조원씩 쌓아 놓고도 이를 풀기는커녕 온갖 악법에 기대어 힘없고 가난한 노동자를 입맛대로 해고하고 쥐어짜고 있다.
재부가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돌아가야 백성들이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에 나설 수 있다. 고용 창출도 뒤따른다.
이런 점에서 대학의 구절은 참으로 명언 중의 명언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의 적극성보다 더 크고 중요한 재산은 없기 때문이다.
▶️ 財(재물 재)는 ❶형성문자로 财(재)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조개 패(貝; 돈, 재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才(재)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才(재)는 흐름을 막는 일, 또 材(재)와 같이 자재(資材)가 되는 것, 貝(패)는 돈이나 물건, 사람이 모아두는 돈이나 물건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財자는 ‘재물’이나 ‘재산’, ‘재능’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財자는 貝(조개 패)자와 才(재주 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才자는 땅 위로 올라오는 새싹을 그린 것으로 ‘재능’이나 ‘재주’라는 뜻을 갖고 있다. 財자는 ‘재물’을 뜻하기 위해 貝자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그런데 고대에는 財자나 才자 모두 ‘재능’이라는 뜻으로 사용됐었다. 그러나 후에 才자는 선천적인 재능을 뜻하게 되었고 財자는 후천적인 노력으로 얻게 된 ‘재물’이라는 뜻으로 분리되었다. 그래서 財(재)는 (1)재산(財産) (2)가재(家財) 집기(什器) (3)사람에 대하여 어떤 효용을 가지고 있는 것. 곧 사람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물건 등의 뜻으로 ①재물(財物) ②재산(財産), 자산(資産) ③보물(寶物) ④물품(物品) ⑤녹봉(祿俸: 벼슬아치에게 주던 급료) ⑥재능(才能) ⑦재료(材料) ⑧성(姓)의 하나 ⑨겨우 ⑩비로소 ⑪마르다(옷감이나 재목 따위의 재료를 치수에 맞게 자르다) ⑫재단(裁斷)하다 ⑬마름질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재물 화(貨), 재물 자(資), 재물 회(賄)이다. 용례로는 개인이나 가정이나 단체가 소유하는 재물을 재산(財産), 재계에서 세력 있는 자본가나 기업가의 일단을 재벌(財閥), 개인이나 가계나 기업 등의 금융 사정을 재정(財政), 재화를 발생이나 수득하게 하는 근원을 재원(財源), 실업가 및 금융업자의 사회를 재계(財界), 돈이나 그밖의 온갖 값나가는 물건을 재물(財物), 사람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물질을 재화(財貨),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결합된 재산의 집합을 재단(財團), 재정에 관한 사무를 재무(財務), 재물을 탐내는 욕심을 재욕(財慾), 재물로서 사람을 사귀는 일을 재교(財交), 돈을 꾸어 옴 또는 그 돈을 차재(借財), 한 집의 재물이나 재산을 가재(家財), 개인이 사사로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을 사재(私財), 많은 재산을 거재(巨財), 원금 또는 본전을 모재(母財), 돈이나 재물을 모아 쌓음 또는 그 재물을 축재(蓄財), 노력을 들이지 않고 뜻밖에 재물을 얻음 또는 그 재물을 횡재(橫財), 재물을 유리하게 다루어 운용함을 이재(理財), 돈이나 그밖의 온갖 값 나가는 물건을 화재(貨財), 재산을 쌓아 모음 또는 그 재산을 적재(積財), 쓰고 난 뒤의 나머지 재물을 여재(餘財), 사람이 살아가는 데 덕이 뿌리가 되고 재물은 사소한 부분이라는 말을 덕본재말(德本財末), 아주 많은 재산이나 재물을 이르는 말을 누거만재(累巨萬財), 욕심 많은 사람은 재물이라면 목숨도 아랑곳하지 않고 좇음을 이르는 말을 탐부순재(貪夫徇財), 백성은 구차하고 나라의 재물은 다 말라 없어졌다는 말을 민궁재갈(民窮財渴) 등에 쓰인다.
▶️ 聚(모을 취)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귀 이(耳; 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取(취)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聚(취)는 ①모으다, 모이다 ②거두어 들이다 ③갖추어지다 ④저축하다, 쌓다 ⑤함께 하다 ⑥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⑦마을, 동네 ⑧저축(貯蓄) ⑨줌(한 주먹으로 쥘 만한 분량) ⑩함께, 다같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모을 모(募), 모일 총(叢), 둥글 단(團), 모일 준(寯), 모을 촬(撮), 모일 주(湊), 모일 회(會), 社모일 사(社), 모을 췌(萃), 모을 수(蒐), 모을 축(蓄), 모을 찬(纂), 모을 종(綜), 모을 집(緝), 모을 집(輯), 모을 집(集),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흩을 산(散)이다. 용례로는 모여서 합침 또는 한데 모아 합침을 취합(聚合), 모여들거나 모아들임을 취집(聚集), 군사들을 불러 모아 점명함을 취점(聚點), 굶주리는 백성들을 한 곳에 불러 모아 구제함을 취제(聚濟), 한 가족의 뫼를 한 군데 산에 몰아서 장사하는 일을 취골(聚骨), 군사나 인부들을 불러서 모음을 취군(聚軍), 사람들의)모임과 흩어짐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취산(聚散), 머리를 맞대고 가까이 모여 앉음을 취수(聚首), 장가를 듦이나 아내를 얻음을 취실(聚室), 몰려드는 구름을 취운(聚雲), 두 가지 이상의 형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결정형을 취형(聚形), 쌓여서 모임이나 쌓아 모음을 적취(積聚), 어떤 것을 구하여 일정한 곳에 모음을 구취(鳩聚), 한 집안 식구나 친한 사람들끼리 화목하게 한데 모임을 단취(團聚), 널리 구하여 모음을 모취(募聚), 군사를 징발하여 모음을 징취(徵聚), 군사를 훈련시키고 모아 들임을 훈취(訓聚), 생산하여 자재를 모아 저축함을 생취(生聚), 거두어 모음을 수취(收聚), 성곽을 완성하고 사람들을 모아서 거주하게 하던 일을 완취(完聚), 친구와 헤어진 지가 어느덧 십 년이나 지나감을 취산십춘(聚散十春), 모기가 떼지어 나는 소리가 뇌성을 이룬다는 취문성뢰(聚蚊成雷), 정신을 가다듬어 한군데에 모음을 취정회신(聚情會神) 등에 쓰인다.
▶️ 則(법칙 칙, 곧 즉)은 회의문자로 则(칙/즉)은 간자(簡字), 조개 패(貝; 재산)와 칼 도(刀; 날붙이, 파서 새기는 일)의 합자(合字)이다. 물건을 공평하게 분할함의 뜻이 있다. 공평의 뜻에서 전(轉)하여 법칙(法則)의 뜻이 되었다. 그래서 則(칙, 즉)은 ①법칙(法則) ②준칙(準則) ③이치(理致) ④대부(大夫)의 봉지(封地) ⑤본보기로 삼다 ⑥본받다, 모범으로 삼다 ⑦성(姓)의 하나, 그리고 ⓐ곧(즉) ⓑ만일(萬一) ~이라면(즉) ⓒ~하면, ~할 때에는(즉)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많은 경우에 적용되는 근본 법칙을 원칙(原則), 여러 사람이 다 같이 지키기로 작정한 법칙을 규칙(規則), 반드시 지켜야 할 규범을 법칙(法則), 법규를 어긴 행위에 대한 처벌을 규정한 규칙을 벌칙(罰則), 법칙이나 규칙 따위를 어김을 반칙(反則), 표준으로 삼아서 따라야 할 규칙을 준칙(準則), 어떤 원칙이나 법칙에서 벗어나 달라진 법칙을 변칙(變則), 변경하거나 어길 수 없는 굳은 규칙을 철칙(鐵則), 법칙이나 법령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헌칙(憲則), 행동이나 절차에 관하여 지켜야 할 사항을 정한 규칙을 수칙(守則), 기껏 해야를 과즉(過則), 그런즉 그러면을 연즉(然則), 그렇지 아니하면을 불연즉(不然則), 궁하면 통함을 궁즉통(窮則通), 서류를 모아 맬 때 깎아 버릴 것은 깎아 버림을 삭즉삭(削則削), 만물이 한 번 성하면 한 번 쇠한다는 물성칙쇠(物盛則衰), 충성함에는 곧 목숨을 다하니 임금을 섬기는 데 몸을 사양해서는 안된다는 충칙진명(忠則盡命), 만물의 변화가 극에 달하면 다시 원상으로 복귀한다는 물극즉반(物極則反), 사람에게 관대하면 인심을 얻는다는 관즉득중(寬則得衆), 공손하면 수모를 당하지 않는다는 공즉불모(恭則不侮), 그렇지 아니하면은 불연즉(不然則), 보기에 허하면 속은 실하다는 허즉실(虛則實), 궁하면 통한다는 궁즉통(窮則通), 가득 차면 넘치다는 만즉일(滿則溢), 남보다 앞서 일을 도모(圖謀)하면 능히 남을 누를 수 있다는 선즉제인(先則制人), 죽기를 각오(覺悟)하면 살 것이다는 필사즉생(必死則生), 오래 살면 욕됨이 많다는 수즉다욕(壽則多辱), 달이 꽉 차서 보름달이 되고 나면 줄어들어 밤하늘에 안보이게 된다는 월영즉식(月盈則食) 등에 쓰인다.
▶️ 民(백성 민)은 ❶상형문자로 백성은 천한 신분을 타고 나며 눈 먼 사람이라 생각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데서 무지(無知), 무교육인 사람, 일반 사람이란 뜻이다. 먼 옛날에는 사람을 신에게 바치는 희생으로 하거나 신의 노예(奴隸)로 삼았다. 그것이 民(민)이었다고도 한다. ❷상형문자로 民자는 ‘백성’이나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民자는 氏(성씨 씨)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성씨’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民자의 금문을 보면 사람의 눈에 열십자가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송곳으로 사람의 눈을 찌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에는 노예의 왼쪽 눈을 멀게 하여 저항하거나 도망가지 못하도록 했다. 民자는 그러한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民자의 본래 의미는 ‘노예’였다. 물론 지금은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을 뜻하고 있지만, 글자의 유래를 보면 끔찍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民(민)은 사람, 공민, 인민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로, ①백성(百姓) ②사람 ③직업인 ④나(자신)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임금 주(主), 임금 후(后), 임금 군(君), 임금 제(帝), 임금 왕(王), 임금 황(皇), 임금 후(矦), 임금 벽(辟), 선비 사(士), 신하 신(臣), 벼슬 관(官), 벼슬아치 리(吏)이다. 용례로는 일반 백성의 사회를 민간(民間), 인종적으로나 지역적 기원이 같고 문화적 전통과 역사적 운명을 같이 하는 사람의 집단을 민족(民族), 백성의 마음을 민심(民心), 민간의 풍속을 민속(民俗), 백성이 주권을 가지고 주인 노릇함을 민주(民主), 국민이 청하여 바라는 바를 민원(民願), 백성이나 인민의 생활을 민생(民生), 다수의 백성을 민중(民衆), 민간에 관한 일을 민사(民事), 백성의 뜻을 민의(民意), 예로부터 민간에 입을 통해 전해 내려오는 흥미 위주의 허구적 이야기를 민담(民譚), 보통 살림집에 숙박함을 민박(民泊), 일반 국민의 집을 민가(民家), 백성의 바람이나 믿음을 민망(民望), 가난한 백성을 빈민(貧民), 한 나라의 통치권 아래에 그 나라의 국적을 가지고 있는 인민을 국민(國民), 귀족 등에 대하여 사회적인 특권을 가지고 있지 않는 보통 사람을 서민(庶民), 그 땅에 사는 백성을 주민(住民), 국정에 참여할 지위에 있는 국민을 시민(市民), 농사 짓는 백성을 농민(農民), 외국에 살고 있는 동포를 교민(僑民), 전쟁이나 사고나 천재지변 따위를 당하여 살아 가기 어려운 처지에 빠진 백성을 난민(難民), 벼슬이 없는 일반 백성을 평민(平民), 땅이 넓고 사람이 적은 곳으로 백성을 옮기어 살게 함을 이민(移民), 나라의 이익과 국민의 행복을 국리민복(國利民福), 같은 겨레끼리 서로 다투고 싸움을 민족상잔(民族相殘), 백성은 신의가 있을 때에 안정된다는 뜻으로 백성은 신의에 의해서만 잘 다스려 진다는 말을 민보어신(民保於信), 백성의 피와 땀이라는 뜻으로 백성에게서 과다하게 거두어들인 세금이나 재물을 이르는 말을 민고민지(民膏民脂), 부담을 가볍게 하여 백성의 힘을 펴게 함을 민력휴양(民力休養), 어떤 민족이 자신의 일을 스스로 결정하는 일을 민족자결(民族自決), 백성은 구차하고 나라의 재물은 다 말라 없어짐을 민궁재갈(民窮財渴), 세상사를 잘 다스려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함을 경세제민(經世濟民), 작은 나라 적은 백성이라는 뜻으로 노자가 그린 이상 사회나 이상 국가를 이르는 말을 소국과민(小國寡民), 예로부터 흰 옷을 숭상하여 즐겨 입은 한민족을 이르는 말을 백의민족(白衣民族), 하느님을 받들고 백성을 통치하기를 게을리 하지 아니함을 경천근민(敬天勤民),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이는 것을 혹세무민(惑世誣民) 등에 쓰인다.
▶️ 散(흩을 산)은 ❶회의문자로 㪔(산; 산산히 흩다, 분산시키다)과 月(월; 肉, 고기)을 더하여 토막고기, 나중에 흩어지다, 흩어지게 하다의 뜻에도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散자는 ‘흩어지다’나 ‘헤어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散자는 㪔(흩어지다 산)자와 ⺼(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㪔자는 몽둥이로 ‘마’를 두드려 펴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흩어지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래서 본래 ‘흩어지다’라는 뜻은 㪔자가 먼저 쓰였었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肉자가 더해진 散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이것은 고기를 두드려 연하게 만든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제사 때 올리는 산적(散炙)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散자는 이렇게 고기를 다지는 모습에서 ‘흩어지다’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지만 흩어진다는 것은 헤어짐을 연상시켰기 때문에 후에 ‘헤어지다’라는 뜻도 파생되었다. 그래서 散(산)은 ①흩다(한데 모였던 것을 따로따로 떨어지게 하다), 흩뜨리다 ②한가(閑暇)롭다, 볼일이 없다 ③흩어지다, 헤어지다 ④내치다, 풀어 놓다 ⑤달아나다, 도망가다 ⑥절룩거리다 ⑦비틀거리다, 절룩거리다 ⑧나누어 주다, 부여(附與)하다 ⑨나누어지다, 분파(分派)하다 ⑩뒤범벅되다, 뒤섞여 혼잡하다 ⑪쓸모 없다 ⑫천(賤)하다, 속되다 ⑬어둡다, 밝지 아니하다 ⑭엉성하다, 소략하다 ⑮겨를, 여가(餘暇) ⑯산문 ⑰가루약 ⑱거문고 가락 ⑲문체(文體)의 이름 ⑳술잔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흩어질 만(漫), 풀 해(解),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거둘 렴(斂), 모일 회(會), 모을 취(聚), 모을 집(集)이다. 용례로는 글자의 수나 운율의 제한이 없이 자유롭게 기술하는 보통의 문장을 산문(散文), 바람을 쐬기 위하여 이리저리 거닒을 산보(散步), 가벼운 기분으로 바람을 쐬며 이리저리 거닒을 산책(散策), 여기저기 흩어져 있음을 산재(散在), 흩어져 어지러움을 산란(散亂), 어수선하여 걷잡을 수 없음을 산만(散漫), 모여 있지 않고 여럿으로 흩어짐을 산개(散開), 때때로 여기저기서 일어남을 산발(散發), 머리를 풀어 엉클어 뜨림 또는 그 머리 모양을 산발(散髮), 흩어져 없어짐을 산일(散佚), 흩어져서 따로 떨어짐을 산락(散落), 퍼져 흩어짐으로 어떤 물질 속에 다른 물질이 점차 섞여 들어가는 현상을 확산(擴散), 안개가 걷힘으로 안개가 걷히는 것처럼 흔적없이 사라짐을 무산(霧散), 따로따로 흩어짐이나 흩어지게 함을 분산(分散), 일이 없어 한가함을 한산(閑散), 떨어져 흩어짐이나 헤어짐을 이산(離散), 밖으로 퍼져서 흩어짐을 발산(發散), 모음과 흩어지게 함 또는 모여듦과 흩어짐을 집산(集散), 증발하여 흩어져 없어짐을 증산(蒸散), 놀라서 마음이 어수선 함을 경산(驚散), 탐탁지 않게 여기어 헤어짐을 소산(疏散), 세상 일을 잊어버리고 자연 속에서 한가하게 즐긴다는 말을 산려소요(散慮逍遙),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는 말을 산재각처(散在各處), 바람이 불어 우박이 이리 저리 흩어진다는 뜻으로 엉망으로 깨어져 흩어져 버린다는 말을 풍비박산(風飛雹散), 넋이 날아가고 넋이 흩어지다라는 뜻으로 몹시 놀라 어찌할 바를 모른다는 말을 혼비백산(魂飛魄散), 이리저리 흩어져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말을 지리분산(支離分散), 구름이나 안개가 걷힐 때처럼 산산이 흩어져 흔적도 없이 됨을 이르는 말을 운소무산(雲消霧散), 헤어졌다가 모였다가 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이합집산(離合集散), 구름처럼 모이고 안개처럼 흩어진다는 뜻으로 별안간 많은 것이 모이고 흩어진다는 말을 운집무산(雲集霧散)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