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추여, 미래로 날아올라라⑥ ㅡ이케다 회장 강의 <생사일대사혈맥초> 이케다 회장이 고등부에게 하는 제3회 강의가 시작되었다. 스승이 제자에게 전하는 장대한 후계 의식의 막이 올랐다. 그 의식은 창가의 승리로 완결된다. 1966년 3월, 총무로서 실질적으로 창가학회의 일체를 지휘하기 시작한지 7년째를 맞았다. 7년. 저 '3·16' 의식도, 은사 도다 제2대 회장이 회장에 취임하고 마찬가지로 7년이 되는 때였다. '3·16'은, 은사가 그 불석(不惜)의 정신을 애제자에게 전수하는 의식이었다. 수필 <신·인간혁명>에는 이렇게 씌어 있다. "(도다)선생님이 내게 광선유포의 인수(印綬)를 전달하는, 두 사람의 식전이자 사제불이(師弟不二)의 의식이었다." 광선유포의 바통을 후세에게 넘긴다. 이케다 회장은 그 때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본부간부회(3월도)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일(28일)은 전국에 있는 고등부원 대표 4000명이 등산을 합니다. 다음 시대를 짊어질 봉추 4000명입니다. 틀림없습니다. 미래는 점점 더 열리고 있습니다. 미래는 세찬 기세로 열릴 것입니다!" 어서에는 지용보살에게 부촉하는 의식이 "후지산의 나무와 같이 빽빽하게" (어서 1245쪽) 라고 씌어 있다. 니치렌대성인은 스승이 제자에게 후계를 맡기는 가장 엄숙한 큰 무대를, 후지의 자태에 비유하셨다. 간사이 멤버 600명이 가장 먼저 도착했다. 이윽고 홋카이도, 규슈 멤버가 도착, 또 오키나와에서는 며칠이 걸려 배를 타고 왔다.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단상에 가지런히 늘어선 고등부기가 한 눈에 들어왔다. 소년부원과 중등부원들은 선명한 녹색 깃발을 동경어린 시선으로 쳐다봤다. 이케다 회장이, 미래를 짊어질 봉추들에게 쏟는 마음은 깊었다. 당시 이케다 회장은 청년부 최고간부에게 이렇게 말했다. "고등부 봉추들이 가장 중요합니다. 생명입니다. 거기에 소년부와 중등부가 훌륭하게 성장한다면 학회의 100년은 반석과 같습니다." 이케다 선생님은 제게 이렇게 당부하셨습니다. "봉추를 육성하는 화룡점정은, 청년부 간부가 지녀야 할 자세입니다. 육성하는 쪽이 진지하지 않으면 혼이 담기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봉추를 육성하는 데 학회의 총력을 모으려고 하셨습니다. 고등부 인사를 발표했다. 전국에서 남녀 각각 신임 고등부장 서른두명이 탄생했다. 그런데 갑자기 대객전에 이케다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환희가 폭발하듯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고등부기를 수여할 차례가 되었다. 신임 부장 이름이 한명 한명 불렸다. "예!"하고 씩씩한 대답소리가 들렸다. 이케다 회장은 신임 부장에게 선명한 녹색 깃발을 직접 전달했다. 고등부기를 받을 때 이케다 선생님은 "열심히 하십시오!" 하며 악수를 해주셨습니다. 선생님의 그 날카로운 눈빛과 손에서 전해진 따스한 감촉은 평생 잊을 수 없습니다. 사회자가 소리 높여 말했다. "다음은 이케다 회장의 지도입니다." 그 순간, 대객전을 뒤흔들 듯한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이케다 회장이 마이크 앞으로 유유하게 향했다. 8000개의 눈동자가 한곳으로 집중했다. 지도는 시작되었다. 회장은 먼저 장내를 향해 이렇게 물었다. "오키나와에서 온 사람 있습니까?" 오키나와 멤버들이 "예!"하고 씩씩하게 대답하고 일제히 일어섰습니다. 그러자 이케다 선생님은 "'오키나와 건아의 노래'를 부릅시다."라고 제안하셨습니다. 깜짝 놀랐지만 "목숨을 걸고 오직…" 하며 필사적으로 노래했습니다. 모두 불가사의하다는 생각에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선생님과 한 맹세를 이루자고 길 없는 길을 연 선배들. 그 생각이 들자 감동이 밀려와 도저히 견딜 수 없었기 때문 입니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오키나와의 혼'을 계승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장내는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따뜻한 감동에 휩싸였습니다. 5년 뒤 열린 등산회 때 그 따스함의 이유를 확실히 알았지요. 저는 이미 엄마가 되어 어린아이를 데리고 아이치에서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탄 버스가 2시간 가량 늦게 도착해서 이케다 선생님과 함께하는 기념촬영 시간에 맞추지 못했습니다. 낙담하고 있으려니 선생님이 늦게 온 멤버들이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기념촬영를 해주셨습니다. 꿈만 같았습니다. 게다가 선생님은 어린 큰아들을 무릎 위에 앉혀 사진을 찍으며 "얼굴이 예쁘구나." "이가 나기 시작했네." 라며 말을 건네셨습니다. 경제고로 정말 힘들던 시기였습니다. 말문이 막혔지만 감사 인사를 드리려니 "모두 알고 있으니까 아무 말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힘내십시오." 라고 격려하셨습니다. '반드시 일어서야 한다!'는 선생님의 자애가, 세계에 둘도 없는 따뜻한 세계를 만들었습니다. 지도가 시작되었다. 이케다 회장은 지도 하며 "이것이 내 바람입니다."라는 말을 두 차례 강조했다. 하나는 '공부'. 회장은 힘주어 말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공부하고 또 공부한다. 그 점을 머릿속에 깊이 새겨두기 바랍니다. 이것이 내 바람 입니다." 무엇을 위한 공부인가. 회장은 그 이유를 단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세계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여러분의 무대는 엄청나게 큽니다. 일본을 위한 지도자, 혹은 전 세계에서 활약할 지도자로 성장하기 바랍니다." 온 힘을 다해서 실력을 쌓게 하고 싶었다. 그래야 대사업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케다 회장은 봉추들에게 구체적으로 목표를 제시했다. "고등학교 다음은 대학교인데 가능한 한 대학에 가십시오. 가정형편이 허락지 않을 때에는 스스로 일해서 야간학교에 가세요. 통신교육이라도 좋습니다. 자신의 힘으로 대학을 나왔으면 합니다. 단,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 그리고 가정사정으로 진학할 수 없는 사람은, 자신의 신심과 교학과 노력으로, 대학을 졸업한 사람보다 더 나은 실력을 갖추겠다고 결심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입시 공부를 해본 적 없던 제가 아오모리에 있는 공업고등학교에 다니며 대학에 진학 할 수 있었던 까닭은 "남자는 대학에 가세요" 라고 이케다 선생님께서 지침을 주신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학비였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역에 도착한 신문을 오토바이에 당신 키보다 높이 쌓아 나르거나 눈이 올 때는 썰매로 신문보급소까지 실어 날랐습니다. 그렇게 저와 여동생을 키우셨습니다. 여유가 없는데도 어머니는 "이케다 선생님께 보답하려고"라며 학비를 마련해주셨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개교와 동시에 소카대학교에 채용 되었고 또 공학부와 대학원 설립에 종사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구상 속에서 모든 일에 투쟁할 수 있었지요. 딸에게 말을 건네듯 여자 고등부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학에 가세요. 그렇지 못한 사람은 저마다 부모님이나 선배에게 조언을 받으면서 복운을 쌓는 신심근본의 인생을 마음껏 펼치기 바랍니다. 학회에서 중요한 사람이 되어 분발하세요. 한가지 걱정스러운 점은 이성문제인데, 평생을 헛되게 만드는 일만은 절대하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신심근본으로 성실하게 그리고 실패하지 않도록 총명한 인생을 살고, 중요한 청춘시절에 복운의 기초를 튼튼히 다지도록 어본존께 기원하세요." "이것이 내 바람입니다." 이케다 회장이 그렇게 강조한 두번째는, "신심근본으로 여러분다운 인생행로를 마음껏 살기 바랍니다. 이것이 내 바람입니다." 회장은 '신심을 근본으로 한 인생을 나아가라!'고 역설했다. 회장은 그 이유를 다섯가지에 걸쳐 이렇게 말했다. 첫째, "인생의 행복을 여는 열쇠는 바로 니치렌대성인의 생명철학이다." 신심은 행복을 여는 열쇠다. 둘째, "인생을 사는 가장 숭고한 방식은 단연코 창가학회의 신심, 창가학회의 실천뿐이다." 신심은 숭고한 인생의 궤도다. 셋째, "영원히 대복운을 쌓을 수 있는 인생은 창가학회의 신심뿐이다." 신심은 복운을 쌓는 원천이다. 넷째, "신심을 수지한 사람이 최후에는 반드시 대승리자가 된다." 신심은 승리하는 원동력이다. 그리고 다섯째, 회장은 결론으로 그 목적을 이렇게 말했다. "신심이 깊어질수록 20세기, 21세기에 걸친 지도자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여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다음 세대의 지도자로 성장하라! 여기에 바로 회장의 안목이 있었다. 회장은 다음 세대의 리더가 마음껏 활약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었다. 일본과 세계 그리고 사회 곳곳에. "나는 일본의 광선유포를 위해, 세계광포를 위해 모든 손을 쓰고 인재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또 이렇게 말했다. "어디까지나 여러분이 성장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내 진심입니다." 봉추로 결정된다. 미래가 정해진다. 거기에 한사람 한사람의 행복도, 숭고한 인생도 또 복운과 승리도 있다. 이케다 선생님은 "미래를 한두 사람에게 맡길 수는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자각해서 모두 회장과 같은 마음, 같은 책임, 같은 자부심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세계광포는 총마무리 할 수 없습니다." 라고 지도하셨습니다. '회원이 선생님과 같은 마음으로' 인생의 지침을 명확하게 제시하셨지요. 아직 열여섯살밖에 안 된 저희에게, 그토록 기대를 보내시는 선생님의 진지함에 전율을 느꼈습니다. 어떻게 하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나는 이것을 위해 태어났다!'라는 사명에 일어서게 할 수 있을까. 이케다 회장은 혼신의 힘을 다해 지도했다. "나는 전부 여러분을 위해 투쟁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청년부나 간부를 위해서도 아닙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싶습니다. 여러분을 위해 길을 열고 싶습니다. 그때까지는 어떤 비판이나 어떤 고생도 대수롭지 않습니다. 부디 그런 내 기대를, 이 속에서 몇 사람이라도 좋으니까 묘법에 비추어 힘껏 계승해서 전진하기 바랍니다. 나는 여러분을 신뢰합니다. 여러분이 그 신뢰를 배신한다면 내가 복운이 없는 것입니다." 충격이었습니다. 이토록 기대하시는 이케다 선생님이 "복운이 없다."는 말을 들어서야 되겠는가! 세상 없어도 선생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단 한사람의 인재가 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습니다. 이케다 회장은 "하나 더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서론을 달고 후계의 벗을 향한 지도를 마무리했다. "오늘날 백수십만명의 남자 청년부원을 만든 핵심은, 나를 중심으로 한 몇몇 동지입니다. 이번에는 고등부의 제1기 여러분이 미래 학회의 기초나 후계의 모든 번영, 대발전의 기초도 '모두 우리가 구축한다!'라는 기상으로 전진하시기 바랍니다. 이점을 거듭 당부드리며 격려로 대신하겠습니다." 엄숙하고도 환희에 찬 합동부원회가 끝났다. 회합이 끝난 후에는 이케다 회장의 <생사일대사혈맥초> 강의가 예정되어 있었다. 봉추들은 긴장이 감도는 차가운 공기를 느끼면서, 강의 장소인 셋센보로 발걸음을 재촉했다.(중략) 그곳은 다다미가 깔린 방으로, 문을 열자 상석에는 이미 간부가 앉아 있었다.(중략) 봉추들도 자리에 앉아 어서를 펼치고 강의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오후 8시, 이케다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그때였다. "오늘 강의는 내가 후사를 의탁할 사람들을 위한 중요한 강의입니다. 들으려면 밖에서 들으십시오." 이케다 선생님은 방에 들어오자마자 앉아 있던 간부에게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강의가 얼마나 엄숙한 자리인가, 다른 사람은 낄 수 없는 엄숙한 사제의 도량(道場) 이었습니다. 내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한 마디에서 이미 <생사일대사혈맥초> 강의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케다 회장이 <생사일대사혈맥초> 강의를 시작했다. (※이후의 강의는 참석자의 증언을 토대로 재현했습니다.) 범위는 전편(어서 1336~1338쪽). 신심하는 근본목적은 무엇인가. 그 목적은 어떠한 행동 속에서 실현되는가. 니치렌대성인의 경애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밝히신 어서다. 회장은 이렇게 지도했다. "말 그대로 '경애의 글'이라고 해야겠지요." 이케다 회장은 먼저 <생사일대사혈맥초> 의 제목에 대해서 강의를 전개했다. "'생사'는 삶과 죽음을 이르며 두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고통'이라고 번역합니다. 생로병사의 사고(四苦)를 줄여서 '생사'라고 하고 고통을 나타냅니다. 또 하나는 '생명'이라고 번역합니다. 태어나면 죽고, 죽으면 또다시 태어난다는 영원히 이어지는 생사의 실체를 가리켜 '생명'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일대사(一大事)'는 무엇인가. 이케다 회장은 제목인 '일대사'를 잇달아 강의했다. "'일'은, 이것 하나밖에 없다는 의미의 '일'입니다." "'대'는, 먼지부터 대우주의 운행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생사의 리듬을 새긴다는 뜻입니다." "'사'는, 우주와 생명의 근원에 있는 생사의 리듬은 결코 관념이 아니라 사실적인 활동입니다." 회장은 결론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일대사'는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蓮華經)가 됩니다. '일'인 일념을 '대'인 삼천만법(일체)에 사실상 작동시키는 근본적인 힘을 '사'라고 합니다. 이 사(事)의 일념삼천(一念三千)이 '일대사'입니다. 결국 묘법의 전원체(電源體) 라고 할 수 있는 남묘호렌게쿄가 바로 일대사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혈맥'은 무엇인가. 회장은 이렇게 강의했다. "'혈맥'은 '부처가 중생에게, 스승이 제자에게 법을 전달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생사일대사혈맥초>는 '스승이 제자에게 생명의 근본인 극리(極理)를 전한다.'는 의미입니다." 강의는 본문으로 들어갔다. <생사일대사혈맥초>는 남자 고등부원이 본문을 읽고 통해를 하는 방식이었다. 맨 앞줄에 앉은 남학생이 일어나서 모두(冒頭)의 일절을 씩씩하게 읽어 내려갔다. "서장(書狀)을 자세히 읽었소이다." (어서 1336쪽) - 그대가 보낸 편지를 자세히 읽어보았습니다.- 짧은 일절이지만 이케다 회장은 종횡무진으로 강의했다. "니치렌대성인은 (유배지인 사도라는) 굉장히 혹독하고 부자유한 땅에서 문하 한사람 한사람이 보낸 소식을 상세히 보셨습니다. 그리고 온 생명을 다해 지도하셨습니다. 대성인의 경애 앞에서는,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케다 회장은 먼저 '묘법'이 인간과 대우주를 관통하는 법칙임을 설명했다. "묘(妙)는 사(死)요 법(法)은 생(生)이라, 이 생사의 이법(二法)이 십계(十界)의 당체(當體)이며" (어서 1336쪽)ㅡ묘법의 묘는 사이고 법은 생이다. 이 생과 사라고 하는 두 개의 법이 십계의 당체다.ㅡ 봉추들에게는 어려운 일절이었다. 왜 묘가 사이고 법이 생일까. 회장의 해설은 명확했다. "살아있는 상태는 여러 가지 작용과 모습을 갖고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사람을 바보취급하면 화가 납니다. 당연한 생명의 법칙 이지요. 따라서 '생'은 '법'이 됩니다. 그런데 사람이 화를 내는 정신상태 또 화가 난 요인이나 경위는 눈에 보이지 않고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습니다. '묘'하고 보이지 않는 까닭에 '사'입니다." 회장은 계속해서 우주를 언급했다. "우주의 운행. 그것은 눈에 보이기 때문에 '법'이고 '생'입니다. 우주의 운행을 일으키는 근원의 힘. 그것은 '묘'하고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입니다." 그리고 회장은 강의를 이어갔다. "불법의 극리이고 부처가 깨달은 법이자 우리 생명의 체(體)이기도 한 '생사일대사'를 어떻게 하면 우리 중생 속에 맥맥하게 용현할까. 니치렌대성인은 그 '실천법'을 밝히셨습니다." 바꿔 말하면 '마음이 바뀌면 모두 바뀐다'는 우주적 진리를 어떻게 하면 자각할 수 있는가, 어떻게 체득할 수 있는가. 이케다 회장은 생사일대사를 자각하는 실천법을 세가지로 밝혔다. 먼저 첫번째 요점. 회장은 고등부원에게 배독을 재촉했다. "구원실성(久遠實成)의 석존과 개성불도(皆成佛道)의 법화경과 우리 중생의 셋은 전혀 차별이 없다고 깨달아서 묘호렌게쿄라고 봉창하는 바를 생사일대사의 혈맥이라고 하느니라." (어서 1337쪽) ㅡ 오백진점겁(五百塵點劫)이라는 구원의 옛날에 성도(成道)한 석존과 모든 중생을 성불시키는 법화경과 우리들 중생, 이 셋은 전혀 차별이 없다고 신해(信解)해서 묘호렌게쿄라고 부르는 바를 생사일대사의 혈맥이라고 한다.ㅡ 회장은 이 일절을 이렇게 지도했다. "신심의 자세를 말씀하신다고 생각해도 좋겠지요." 그러면 신심의 자세는 무엇인가. 회장은 단적으로 말했다. "'구원원초(久遠元初)의 석존'은 부처이고 스승이며 니치렌대성인입니다. '개성불도의 법화경'은 묘호렌게쿄이고 어본존입니다. 그리고 '우리 중생'은 우리의 생명이고, 이 셋은 전혀 차별이 없다고 '깨달아서' 배독해야 합니다." 머리로는 이해한 것 같은데 실감이 나지 않는다. 회장은 계속 강의했다. "'셋은 전혀 차별이 없다고 깨달아서'라고 해도 사실적으로 '깨닫는다', 즉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러면 '깨달아서'는 어떻게 하는 것을 말하는가 하면 '믿고'라고 읽습니다." 다시 말해 '신(信)'을 심화하는 속에 우주의 대생명이 자신의 생명과 이어져 위대한 생명력이 용현됩니다. 회장은 되풀이해서 말했다. "어본존께 남묘호렌게쿄라고 제목을 부르고 믿는 일이 곧 생사일대사의 혈맥 입니다. 이 묘법을 믿는 이외에 난세를 구할 길은 없습니다." 강의는 두번째 요점으로 이어졌다. 봉추가 일어서서 다음의 일절을 배독했다. "과거의 생사와 현재의 생사와 미래의 생사, 이 삼세(三世)의 생사에서 법화경과 떨어지지 않는 것을 법화의 혈맥상승이라고 하느니라." (어서 1337쪽) ㅡ과거의 생사와 현재의 생사와 미래의 생사, 이 삼세 각각의 생사에서 법화경과 떨어지지 않음을 법화의 혈맥상승이라고 한다.ㅡ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에 걸쳐 어본존을 끝까지 수지하는 생명에 생사일대사의 혈맥이 있다는 일절이다. 그러나 삼세에 걸쳐 믿는다는 말은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을 말할까. 봉추들에게는 알 듯하면서도 명쾌하지 못한 일절이었다. 회장은 명쾌하게 지도했다. "삼세에 걸쳐 실재하는 진실은 지금 이 우리의 생명 이외에 없습니다. 오로지 창제라는 방정식으로, 어본존의 생명을 내 생명에 옮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내 생명속에 대성인의 생명, 스승의 생명을 용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삼세에 걸쳐 어본존을 끝까지 수지한다는 말은, 지금 우리가 제목에 힘쓰는 길뿐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이케다 선생님은 아무리 심원한 철학이라도, 누구나 실천할 수 있게 구체적으로 전개하셨습니다. 강의는 세번째 요점으로 들어갔다. "총하여 니치렌의 제자 단나(檀那) 등은 자타피차(自他彼此)라는 마음없이 수어(水魚)라고 생각을 해서 이체동심 (異體同心)이 되어 남묘호렌게쿄라고 봉창하는 바를 생사일대사의 혈맥이라고 하느니라." (어서 1337쪽)ㅡ총해서 니치렌의 제자 단나 등이 '나와 타인' '이쪽과 저쪽'이라고 거리를 두는 마음 없이, 물과 물고기와 같은 (하나 된) 마음이 돼서 이체동심으로 남묘호렌게쿄라고 부르는 바를 생사일대사의 혈맥이라고 한다.ㅡ 일체중생이 부처가 되는 혈맥을 계승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밝히신 일절이다. 이케다 회장은 강조했다. "핵심 중의 핵심, 근본 중의 근본인 성훈입니다." 목소리에 한층 힘이 들어갔다. "사제불이입니다. 불이(不二) 속에 생사일대사의 혈맥이 흐릅니다." 기백에 찬 강의는 계속되었다. "어본존을 근본으로 삼고 중심으로 해서, 광선유포라는 대목적을 달성하려는 사제불이의 정신으로 나아간다, 한사람 한사람의 생명에 생사일대사의 혈맥이 맥동한다는 말씀입니다. '이체동심'의 '심'은 남묘호렌게쿄를 부르는 신심입니다. 광선유포를 실현하려는 일념과 한마음으로 연결된 '마음'입니다. 현대로 말하자면 어본존을 근본으로 한 창가학회라는 그 생명체에 들어가 불도를 수행함으로써, 비로소 한사람 한사람이 일생성불하고 영원한 행복을 확립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것이 생사일대사의 혈맥입니다." 회장의 힘찬 강의가 봉추들의 심금을 울렸다. "여러분은 모두 이 어서를 가슴 깊이 새겨, 평생 잊지 말고 서로 격려하며 광선유포를 총마무리 하십시오!" 이케다 선생님은 "이 속에서 누구라도, 예를 들면 경제적인 면 등에서 벽에 가로막히거나 학회에서 멀어져 불행한 상황이 된다면 여러분 모두 달려가서 서로 격려하고 도와야 합니다. 그것이 봉추입니다. 그래야 동지입니다." 라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창가의 세계에서 '한 사람도 낙오하게 만들지 않겠다!'는 자애였습니다. 부모님은 가난했는데도 "이케다 선생님 강의를 들으니까"라며 어서전집을 사주셨습니다. 나는 그 '보물 같은 어서전집'에 선생님의 '보물 같은 강의'를 정신없이 써넣었습니다. 이 일절이 있는 부분에는 이렇게 썼습니다. "신심의 혈맥은 창가학회에 흐릅니다. 제목을 잊어버리면 미로에 들어가는 일과 같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설령 죽는 순간까지 끝까지 제목을 부르십시오." 선생님은 신심의 혈맥이 맥동하는 곳은 학회뿐이며, 학회에서 멀어지지 않는 원동력이 바로 창제임을 가르치셨습니다. 이케다 회장은 생사일대사의 혈맥이 흐르는 세계를 지키라고 당부했다. "금은 큰불에도 타지 않고 큰물에 빠져도 떠돌지 않고 썩지 않으며 철은 수화(水火) 공(共)히 견디지 못하는데 현인(賢人)은 금과 같고 우인(愚人)은 철과 같으니 귀하는 어찌 진금이 아니리요. 법화경의 금을 가진 까닭이로다." (어서 1337쪽) ㅡ금은 큰불에도 타지 않고 큰물에도 표류하지 않고 또 썩지도 않는다. 철은 물에도 불에도 모두 견딜 수 없다. 현인은 금과 같고 우인은 철과 같다. 그대는 실로 진금(진짜 금)이 아닌가. 그 이유는 법화경의 금을 지닌 까닭이다.ㅡ 봉추들은 자신의 사명을 가슴 깊이 새겼다. "니치렌대성인이 받으신 난은, 단순한 비난과 중상이 아닙니다. 종교계의 권위가 책모하고 권력자를 움직여 사회적인 힘으로 제재했습니다. 그러한 대난을 받을 때에 어본존을, 학회를 그리고 스승을 지키십시오. 이것이 중요합니다. 평생 잊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회장은 힘주어 말했다. "여러분은 철이면 안 됩니다. 여러분은 '금'이 되십시오. '진금'이 되십시오!" 이케다 선생님은 또 이렇게 강의하셨습니다. "광선유포를 큰 목적으로 해서 묘법을 수지하는 마음이라야, 무슨 일이 있어도 무너지지 않는 '진금'처럼 강한 인격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강해지고 또 강해지세요. 스승을 지키는 강한 사람이 되십시오.' 이것이 실로 스승이 우리에게 거는 기대였습니다. 이케다 선생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 믿고 학회를 따라오십시오." 라고도 하셨습니다. 스승의 마음을 내 마음으로 해서 투쟁하는 인생이, '진금'의 삶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과거의 숙연(宿緣)이 뒤쫓아 와서 이번에 니치렌의 제자가 되셨음인가. 석가 다보만은 알고 계시리라." (어서 1338쪽) ㅡ그대는 과거의 숙연에 따라 금세에 니치렌의 제자가 되셨을까. 석가불·다보여래 두 부처는 알고 계실 것이다.ㅡ 이케다 회장은 말했다. "본디 뜻은 삼세에 걸친 생명의 깊은 이치에서 보면 제자가 되는 까닭이나 또 제자가 돼서 스승과 난을 함께 당하는 까닭도 '반드시 과거세부터 인연이 깊기 때문이다.'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바로 뒤에 나오는 일절을 잇달아 강의했다. "'재재제불토(在在諸佛土) 상여사구생(常與師俱生)'이란 설마 허사(虛事)는 아닐 것이로다." (어서 1338쪽)ㅡ법화경 <화성유품>에 나오는 "모든 불국토에 항상 스승과 함께 태어난다"는 경문이, 설마 거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ㅡ 회장은 "이 글은 유명합니다."라고 전제한 뒤 이렇게 지도했다. "우리는 반드시 어본존이 계신 곳에 태어납니다." 이케다 선생님은 이 일절을 그 이상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아마도, 이 일절에 담긴 진의를 우리가 앞으로 펼칠 인생 속에서 깨닫기를 기대하며 믿고 기다려주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세에 스승과 제자가 항상 함께 태어나, 함께 투쟁하는 것임을. 사제의 연대는 영원한 것임을. 사제의 연대가 바로 생사일대사의 혈맥이 흐르는 것임을. 약 1시간 10분에 걸친 강의가 끝났다. 왜 이케다 회장은 봉추들에게 <생사일대사혈맥초>를 강의하셨을까.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생사일대사혈맥초>는) 도다 선생님이 여러 차례 강의하신 어서입니다. … 어느 사이엔가 내게 운명적인 어서가 되었습니다." 회장의 운명을 좌우하는 어서였기 때문이다. 《젊은 날의 일기》에는 이렇게 씌어 있다. "오후에 (도다)선생님 댁을 방문했다. <생사일대사혈맥초> 강의를 해주셨다. 밤늦도록 여러 가지 지도를 받았다." 일기의 날짜는 1950년 12월 10일. 그 한달 전에 은사가, 학회의 이사장직을 사임했다. 사업이 곤경에 처해 그 법적 책임을 져야 했기에, 사회적 영향이 학회에 미칠까 크게 염려한 끝에 결정한 사임 이었다. 최악의 때였다. 최악이었기 때문에 은사는 미래를 위한 포석을 깔았다. 혼신의 힘을 다해 둔 한 수가 바로 <생사일대사혈맥초> 강의였다. 은사가 강의한 다음 날, 애제자는 이렇게 썼다. "결국 인생은 구극까지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최고의 이상인 광선유포 실현을 목표로." 애제자는 또 당시를 이렇게 술회한다. "반년 동안 월급 한 푼 나오지 않았다. 신발도 너덜너덜하고 변변한 양복도 없었다. 그리고 건강도 최악이었다. 그러나 선생님을 지키기 위한 일이라면 설령 아귀도에 시달릴지라도, 지옥계에 빠져 괴로워 할지라도 상관없다. 그래서 아무런 후회도 없다고 결심했다." "나는 스승을 위해 억겁(億劫)의 신로(辛勞)를 다하는 고투가 이어지는 그 생명 깊은 곳에, 영원히 상승불패(常勝不敗)하는 커다란 성이 구축된다는 사실을 깊이 실감했다." 정신속에, 일념속에 불이의 대투쟁을 새긴 사람을 직제자라고 한다. 운명의 분기점에서, 스승이 제자에게 강의한 어서가 바로 <생사일대사혈맥초>였다. '스승을 위해' 투쟁할 때에, 얼마나 큰 힘이 나오는지. '스승과 함께' 투쟁할 때에, 얼마나 자신의 틀을 깰 수 있는지. 이케다 선생님은, 어떠한 고난도 두려워 않고 생명 근원에 있는 저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불이의 제자가 걷는 길을, 우리가 걷기 시작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강의 하셨습니다. 제자를 훈도하는 스승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법화경의 지혜》에는 이렇게 씌어 있다. "스승은 크게 외칩니다. 나머지는 제자가 포효하느냐 어떠냐입니다. 스승은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승은, 기대를 보내며 바라보고 기다린다. 일어서는 한 사람을. 불이의 투쟁을 일으키는 제자를. "봉추여, 그 선두에 서라!" 하는 외침이 담긴 강의였다. 다음 강의는 4월 23일 오후 3시 반. 장소는 학회본부. 교재는 <사도어서>로 발표되었다. 생명의 불꽃이 다 타오르는 그 순간까지 끝까지 싸워라! (1966년 3월 28일, 시즈오카) 그대들에게 의탁하는 수밖에 없다! 미래부에게 부탁하는 수밖에 없다! 만감을 담아. (도쿄) 진검승부의 강의. 그대에게 '창가의 마음'이 맥동할 때까지. (1966년 3월 28일, 시즈오카) 불이의 바통을 이어받을 봉추여, 세계로 웅비하라. (1966년 3월 28일, 시즈오카) "우리 부부의 인생 승부는, 바로 한 사람도 남김없이 승리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