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정신병원 폭력,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정신질환 당사자의 죽음에 대한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촉구한다!
- 대한민국 정신병원, 인권 유린의 현장인가, 치료의 공간인가? -
지난 2024년 5월 27일, 부천 W정신병원에서 30대 여성 A씨가 극심한 고통 속에 숨졌다.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환자에게 정신과 약물만 투여하고 팔과 다리를 묶어 격리한 채 방치한 정신병원의 참혹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이는 비단 개별적인 사건이 아니다. 수많은 정신질환 당사자들이 정신병원에서 인권 유린과 폭력에 노출되어 고통받고 있으며, 심지어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사건들이 반복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치료와 회복을 목적으로 자의든 타의든 입원하였었다.
끊이지 않는 죽음, 그리고 은폐되는 진실
2005년부터 2022년까지, 수많은 정신질환 당사자들이 정신병원에서 격리와 강박으로 인해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지만, 정부는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정확한 통계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난 인천 A정신병원의 사건은 이러한 현실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 휴대전화 사용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사지가 묶이고 기저귀를 채워진 채 방치된 정신질환자의 죽음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지만 사실 정신병원 내에서는 공공연한 현실이라고 한 언론사를 통하여 보도되었다.
정신병원, 폭력의 공간으로 전락
정신병원은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들이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으며 죽음에 내몰리는 공간으로 전락했다. 『정신병원 격리·강박 실태 조사(국가인권위원회,2015)』에 따르면 격리와 강박이 과도하고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환자에 대한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격리와 강박이 ‘처벌 목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행태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으로, 고문과 처벌에 해당된다. 정신병원은 당사자를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당사자를 관리 대상이거나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고 있으며, 보건복지부 등 관련 기관은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고 방치하고 있다.
당사자의 권리 침해, 그리고 회복에 대한 몰상식
정신질환 당사자는 의료 서비스를 소비하는 소비자이자, 서비스 질을 관리해야 하는 관리자여야 한다. 하지만 많은 당사자들은 자신이 낸 돈으로 운영되는 정신병원에서 자유를 빼앗기고 온갖 폭력과 성적학대, 약물과남용 등을 당하며 현대판 마루타의 대상으로 전락하였고, 심지어 사람이 죽어도 의료적 과실이라고 비교적 멋있고, 그럴싸하게 포장되는 비극을 겪고 있다.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으로 절차보조와 입원적합성심사 등의 제도가 도입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당사자들은 이러한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체 당하고만 있다.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와 세계보건기구 등 국제적 흐름은 정신건강을 단순히 정신질환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개인의 능력을 실현하고 삶의 스트레스에 대처하며 지역사회에 속해 기여할 수 있는 상태로 보고있지만, 우리나라는 정신질환 당사자를 강제로 정신병원에 가두고, 치료라는 명목으로 갖은 고문과 학대를 가하고 있는 것이 현시점이다. 이러한 반인권적인 행위는 정신장애인 및 정신질환 당사자를 더욱 깊은 공포와 절망에 쑤셔넣고 있다.
이에 우리 법인은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와 함께 요구하며, 릴레이 성명을 배포할 것이다.
하나. 정신병원의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격리 강박을 즉시 금지하라.
하나. 격리 강박으로 인해 피해사례를 전수 조사하여 공개하라.
하나. 정신병원을 전수 조사하여 인권 침해가 있는 병원을 모두 폐쇄하라.
하나. 강제 입원 등 국제 인권에 맞지 않는 모든 제도를 개선하라.
하나. 사람 중심 권리기반의 정신건강정책 전환을 선포하라.
더 이상의 희생자를 막기 위해 우리는 강력하게 요구한다.
정부는 이제라도 정신질환 당사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진정한 변화를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대한민국 정신질환 당사자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는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살 권리를 찾을 것이며,
그 보조수단인 정신병원은 안전하고 치유적인 공간이 되도록 정부는 책임을 다하여야 한다.
우리의 외침에 응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