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 /윤임수
가랑눈 어설프게 흩날리는 날 밤늦은 변두리 포장마차에서 나도 왕년에는 말이야, 탁자를 탁 내리치는 당신을 보면서 에이 뻥치지 마슈, 대뜸 한마디 척 올려붙이려다 분위기 파악도 못 하고 맥없이 흘러나오는 저, 저, 누런 콧물 때문에 그냥 고개를 두어 번 주억거려주고 아따 술이나 한잔 더 하슈, 빈 잔을 내밀었는데 그런 남의 속토 모르고 됐어, 벌떡 일어나 비틀비틀 외등 아래 그림자 무겁게 끌면서 지린내 전봇대 돌아가는 당신이 좀 서운하기는 하지만 오늘 밤은 이것저것 다 그만두고 함박눈이나 오달지게 내렸으면 좋겠는데, 그럼 당신의 구슬픈 뫙년도 눈 속에 묻혀 조금은 멀리 흘러갈 것 같은데, |
첫댓글 함박눈 오지게 내렸지요
왕년에는 눈 내릴 때
한 낭만 했는데
이젠 극정만 오지게 늘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