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책임회피에 약기, 발족직후의 미정권에 시련 항공기 사고 / 1/31(금) / 시사 통신
[워싱턴 시사]
29일 미국 수도 워싱턴 근교에서 일어난 여객기와 군용 헬리콥터 충돌 사고는 승객 등 67명 전원이 생존을 절망시하면서 출범한 지 불과 10일 만의 트럼프 행정부에 시련을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민주당 정권이 항공 관제관 등에 자질이 부족한 직원을 등용한 것이 사고로 이어졌다고 하는 자설을 전개. 비극에 정치를 끌어들여 책임 회피에 열을 올렸다.
사고 다음날 아침에 열린 기자회견. 트럼프 씨는 모두 민주당 비판을 쏟아내며 기자단을 망연자실하게 했다.
트럼프의 주장은 소수파의 직장 참여를 독려하는 다양성, 형평성, 포괄성(DEI)을 바이든 오바마 행정부가 중시한 결과 '정신적 신체적으로 문제가 있는 직원'이 고용돼 있었다는 것이다. 회견 후에는 연방항공국(FAA)에 자격 미달 직원을 교체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어 운수안전위원회(NTSB)가 원인 조사에 착수한 직후에도 불구하고 '헬기가 잘못됐을 때 잘못된 장소에 있었다'고 단정했다. 회견에 동석한 헤그세스(Hegseth)국방장관도 "슬픈 실수가 일어났다" 고 군의 과실을 인정했다. 헤그세스 씨는 25일, 항공 행정을 담당하는 더피 운수 장관은 28일에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미 언론은 사고 당시 통상 2명의 관제사가 담당하는 업무가 혼자서 이뤄졌다는 FAA의 리포트를 보도하고 있다. 부티지지(Buttigieg) 전 운수장관(민주)은 SNS에서 "트럼프 씨의 첫 일은 하늘의 안전 유지에 기여한 주요 직원을 해고하는 것이었다" 고 분통을 터뜨렸다.
워싱턴포스트는 사고 전날 진로에 나타난 헬기를 피하기 위해 여객기가 착륙을 다시 해야 하는 사안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사실관계가 모호한 가운데 대통령이 수습을 서두르고 각료가 뒤따르는 모습은 진상규명에 불안감을 남긴다.
사고는 29일 오후 9시경 발생. 워싱턴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 부근에서 착륙을 위해 활주로에 진입하려던 여객기가 군용 헬기와 공중충돌해 두 대 모두 포토맥 강에 추락했다. 여객기 승객 64명과 헬기에 탑승한 병사 3명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미디어에 의하면, 미국에서 다수의 사망자를 수반하는 민간기 추락 사고가 일어난 것은 2009년 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