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
한 열흘 코로나와 싸우느라 힘들었는지
아니면 기분전환을 위해서였는지
우리 집사람이 오늘 미장원엘 다녀왔다
동네 상가에 있는 미장원이 오랜 단골이다
재건축 기간 중에도 일부러 이 곳까지 다녔다
원장도 같은 아파트에 살았었는데 지금은 이사를 했다
개포동 쪽으로 옮겼다
미용실 원장이 나와도 안면이 있다
두 집이 다 시츄종 강아지를 키웠었다
동네에서 산책하다가 서로 마주치고 그랬다
두 놈이 산책로에서 마주치면 아주 반가워하고 그랬다
지금은 두 녀석 다 저세상으로 간지가 오래 됐다
머리를 하고 와서 집사람이 하는 얘기
같은 상가 같은 2층 바로 옆에 있는 다른 미장원
거기 원장이 보름 전 쯤 돌아갔다고 한다
두 달 쯤 전에 동네 은행에서 마주쳤는데
몸이 꼬챙이처럼 말랐었다고 했다
인사를 하고 나서도 왠지 기분이 찝찝했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 갔던 미장원 원장에게 물어봤더니
보름 전 쯤에 돌아갔다고 하더란다
지금 다니는 미장원에 다니기 전에는
그 미장원엘 다녔었다고 한다
동업으로 둘이서 하는거라 아직은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미장원이 더 오래 된 미장원이라고 한다
이 곳에서만 40년이 넘었다고 하니...
지금 다니는 미장원 원장이 오기 전부터
이미 이곳에서 미장원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35년 전에 이 곳으로 이사왔다
나이도 꽤 들었을 터인데
그 나이에 일을 계속한 것이 이유가 있었단다
우리 동네에 거의 마지막으로 재건축을 시작한 단지가 있다
이제 딱 한 군데가 더 남아있을 뿐이다
얼마 전에 간 미장원 원장이 거기 오래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재건축 분담금이 무려 6억원이라고 한다
우리 아파트가 재건축 할 때는 1억5천이었다
그 때가 2006년도니까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다
그래서 그 분담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하며
늙은 나이에도 일을 놓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근자에 신장이 아주 나쁜 것으로 진단이 되어
신장투석을 하라고 했다는데 그걸 안 한 것이다
그리고 반찬도 거의 맹탕으로 간없이 먹었다고 한다
신장투석을 하려면 일주일에 두 번씩 서너시간을 써야 한다
투석이 끝나면 나머지 시간에는 일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오늘 우리 집사람이 그런 얘기를 해 준다
우리 집사람이 의료계통에서 일을 했었다
시집 오기 전까지...
집사람 얘기를 들은 미장원 원장이 아하! 하더란다
일을 계속 하기 위해서 신장투석을 받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가 불귀의 객이 되고 만 것이다
절대로 무리하면 안 된다
아프면 의사말을 잘 들어야 한다
의사들이 어쩌구 저쩌구 하지만 병 고치는 건 의사다
내 바로 아래 여동생도 지난 6월달에 갔다
그 아이도 신장이 좋지 않았다
오랜 기간 신장투석을 받았다
돈도 좋고 일도 좋지만 목숨이 더 소중하다고 본다
하나 밖에 없는 우리네 목숨이다
의사가 투석을 받으라고 권하면 받았어야 한다
그랬다면 조금이라도 더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집사람이 예전에 단골로 다녔다는 미용실 원장
나쁜 소식을 접하고 울적해 한다
주위에서 한 사람씩 자꾸만 가고 있다
가신 분의 명복을 빈다 _()_
첫댓글 저도 오른쪽 신장이
암에 걸려 10년전 절제를
했는데 지금 완쾌되어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첨단 의료시설 덕분에
암은 치료 가능 하였지만
치매가 제일 걱정입니다
암보다 더 무서운 치매는
제발 피해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셨군요
의외로 신장이 하나인 분 들이
꽤 되드라구요
우리 아파트 경비반장님도 근렇구요
오랜 이웃분이 신장이 안 좋아서
한 쪽만 이식을 받으셨구요
치매가 무섭지요
계속 머리를 쓰는게 좋다고 합니다
컴퓨터하면서 자판 두드리는게
치매예방에 최고라고 하네요
아무 일 없으실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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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혀 모르는 분인데
집사람이 마음 아파 하네요
마지막 본 모습이 생각난다구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군요
제 사촌형도 신장이 안좋아
26살이란 나이로 새성을
별해서 안타까웟던 생각이
납나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글 잘보았습니다
네 신장투석을 했다면 좀더 살았을 것입니다
그놈의 돈때문에 무리해서 일을 하다가
목숨을 잃고 말았네요
사촌형님이 너무 일찍 가셨네요
신장이 참 중요한 장기입니다
소리없이 묵묵히 일하는 장기
감사합니다 수리산님
산다는게
다 그런거 같아요
풍파많은세상에
나그네처럼 살아가고있음을..
분명한것은
누구나 피해갈수없는 죽음이 있는걸
잊고 살아가고 있음을..
그저
이세상에와서
살다 살다
살아내야만하는 이세상살이가
만만치않다는걸 실감나게 느낍니다
청솔님~~~
사모님과 서로 의지하고 서로보듬으며
사람사는이야기나누며
행복한삶! 쭉~이어지시길^^
동감입니다
풍파가 많은 세상살이지요
아무리 행복해 보이는 사람도
뜯어보면 다 풍파가 있습니다
생노병사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생명있는 자 들의 타고난 숙명
언젠가는 다 가야할텐데
그 날까지 모두 건강하시길 빕니다
집사람과는 대화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아직까지도 가끔씩 티격태격하지만
그래도 꽤 친하게 잘 지내는 편입니다
지아님도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저렇게 열심히 때론 매여서 살아가게 되는 우리 네 얘기인것 같아요
몇 백년을 살것 처럼 ~
그 좋은 서울 노란 자위 땅 에 살다 가신 분이지만 왠지 짠하고 안 됬다는 생각 듭니다
네 내일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인생인데
마치 천년 만년 살 것처럼
착각들을 하고 살지요
맞습니다
그 정도면 아주 잘 살아오신 분인데
마지막에 조금 무리를 한 모습이
참으로 안쓰럽습니다
일을 줄이거나 멈추고
신장투석을 받았다면
좀더 사셨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복매님
가신분의 명복을빕니다
감사합니다
분담금이 6억이면 만만치 않네요 우리 아파트도 재건축 추진 중인데
비행기길이라 높게 못올리니 분담금이 많다고 하네요
소중한 생명인데 돈이뭔지
끝내 이루지 못하고 가셨으니참 딱한이야기 군요 투석은 받기도 힘들고
병원비도 많이들지만 내목숨이 소중한다는걸 왜 모르셨는지..
네 요즘 재건축이 분담금이 많습니다
건축비도 오르고 모든 물가가 올랐으니까요
재건축으로 돈 벌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돈보다 중요한게 우리 목숨입니다
젊었을 때와 또 다릅니다
절대로 무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건강을 잘 살펴야 합니다
유리병 다루듯이 해야 합니다
신장투석을 받으셨다면
좀더 오래 사셨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안단테님
1기신도시는 지금 재건축 먼저해서 넓은집 비싼집 만들자고 경쟁이 치열합니다만
넓고 비싼집 자식 물려주기보다 살던집에서 편히 살다가고싶은 실버가 많아지고있는데
안타깝네요.
비싸진 집 물려주면 자식이 얼마나 감사해할까
죽은뒤 고마워한들 무슨소용일까 싶습니다
요즘은 별로 넓어지지도 않습니다
넓어지려면 분담금이 어마어마하지요
제 평수만큼만 해도 분담금이
장난이 아닙니다
내 돈내고 평수 늘리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내 닭 잡아먹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