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포츠계에서는 소년체전 폐지와 학생선수의 주중시합 금지가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엘리트 스포츠(전문체육)의 가치와 순기능에 대해 제 경험과 견해를 간단히 전할까 합니다.
제가 해외, 그것도 미국 유럽 등 서양을 처음 접한 시기가 1996년부터입니다. 그때만 해도 공항, 식당 등에서 현지인들은 제게 먼저 “곤니치와”, 그 다음은 “니하오”라고들 인사를 건넸습니다. 10년이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는 순서가 바뀌어 “니하오”가 먼저이고, “곤니치와”가 두 번째가 됐습니다.
저는 늘 “노노, 코리아”라고 답하지만, 대다수 외국인들에게 한국은 중국, 일본, 그 다음입니다. 한국의 경제력이 커졌고, 한류열풍이 있지만 아직도 이게 현실입니다. 심지어 코리아에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는 서양인도 많습니다.
여기에 대놓고는 그렇게 하지 못하지만 현실에서는 한국과 아시아인들을 무시하는 생활 속의 인종차별이 아직도 많습니다. 저도 많이 겪어봤습니다.
그런데 제가 몸 담고 있는 탁구의 세계에서는 다릅니다. 중국이 세계 최강이고, 한국탁구도 예전 선배님들의 노력 덕에 지금도 세계 4강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간으로 치면 한 30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당연히 탁구계에서 서양 사람들은 한국을 무시하지 못하며, 심지어 작은 나라가 대단하다들고 입을 모읍니다. 엘리트뿐 아니라 생활체육 탁구를 하는 분들도 탁구에 관해서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탁구를 하지 않는 일반인들도 외국사람들과 교류하다가 탁구얘기가 나오면 으쓱해지실 겁니다.
탁구만 이럴까요? 아닙니다. 한국 축구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디펜딩챔피언 독일을 2-0으로 물리치는 최대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전 세계가 깜짝 놀랐죠. 2012 런던 올림픽 8강에서 그 콧대 높은 ‘영국 단일팀’을 승부차기 접전 끝에 물리쳤습니다.
야구는 어떤까요? 한국 대표팀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전승으로 금메달을 땄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야구의 종주국 미국과 일본의 코를 수차례 납작하게 만든 바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감탄해하는 여자골프, 양궁, 그리고 전 세계 200개가 넘는 국가에서 7,000만 명이 한국어로 배우고 있는 태권도, 쇼트트랙 등 한국이 잘 하는 엘리트 스포츠들이 있습니다. 또 제가 모르는 다른 종목들에서도 한국의 저력을 알리고, 한국을 홍보하는 체육인들이 많을 겁니다.
탁구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종목 내부에서는 한국이 결코 무시당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존중을 받죠. 그리고 이런 종목들이 모여 한국은 스포츠가 강한 나라가 됩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한국의 국가브랜드와 한국인에 대한 평가가 높아집니다. 세계적인 강국이 스포츠강국인 것은 괜히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이 엘리트 스포츠를 육성해야 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문체부 장관님도 “스포츠스타 1명이 100명의 외교관보다 낫다”고 말씀하셨지요. 생활체육도 중요하고, 엘리트 체육도 중요합니다. 둘은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동반해서 발전해야 하는 겁니다.
안타까운 것은 스포츠계에 몇몇 안 좋은 사건들로 인해, 국가의 주요기관들이 모여 혁신위를 만들었고, 이 혁신위가 한국 엘리트 스포츠를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는 겁니다.
스포츠 미투 등 엘리트 체육의 문제점은 바로 잡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특정 시각에 맞춰 한 번에 바꾸겠다는 것은 온당치 않습니다. 우리 사회는 정치, 사법시스템, 교육 및 입시제도, 연예계 등 체육분야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가진 영역이 존재합니다. 그 분야들에서 모두 한 번에 다 해결하겠다면 혁신위를 만들어서 탑다운식으로 해결하지는 않습니다.
현재 혁신위가 발표한 학생 스포츠에 대한 권고안은 한국 엘리트 체육의 커다란 피라미드의 아랫부분에 큼직한 구멍을 내는 처사입니다.
불혹의 나이가 된 선수로 호소합니다. 한국 엘리트체육이 발전할 수 있도록, 윗분들이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립니다
엘리트 쳬육은 국가적으로도 육성이 필요한 것입니다. 국가 인지도를 높히고 국제 대회를 통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으로도 대한민국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인지도 및 신뢰도도 올리게 되어 관광 수입으로도 연결되는 것이니까요. 물론 그런게 필요없다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대한민국처럼 분단국가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스포츠를 통한 외교 및 국가적 홍보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도됩니다.
엘리트 스포츠(이름은 그냥 사용할께요)가 가진 공과가 있지요. 학교 수업 이수는 중요하지만 핵심은 아니라고 보여지구요.
문제는 그 동안 감춰졌던 어두운 면이 드러나면서,
1. 성과는 그 시스템 내에서 부정한 방식으로 성취되었고, 그 성취는 다시 시스템을 공고히 하는데 기여해 온게 드러났지요. 2.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와 혁신을 시스템 내에서 수행할 역량이 되지 않는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지요. 3. 일부 종목을 제외하곤, 시스템이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지요.
지금 대중을 열광케 하는 스타는 그 시스템으로 양성된 엘리트가 아니고 밖에서 개인/가족의 재능과 노력이 꽃핀 경우이거나, 다른 시스템에서 성장한 선수가 아닌가 싶네요. 4. 이제 대중은 1등이면 다 OK라고 하지 않습니다. 과거와 다르게 일상사까지 드러나면서, 언행과 사고가 어느 정도는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하기를 바라죠. 5. 생활체육시장, 비엘리트 학원 스포츠 시장이 커지면서 판을 새로 짜야 하는데, 역시 기존 엘리트 선수 출신이 권력을 가진 시스템은 그럴 역량이 안되지요. 6. 모든 것이 그렇듯 혼종이 강하고 다양한 소스가 섞여야 시스템이 건강하고 효율성이 높아지는데, 종목이 크건 작건 폐쇄적인건 군대에 못지
엘리트 쳬육은 국가적으로도 육성이 필요한 것입니다. 국가 인지도를 높히고 국제 대회를 통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으로도 대한민국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인지도 및 신뢰도도 올리게 되어 관광 수입으로도 연결되는 것이니까요. 물론 그런게 필요없다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대한민국처럼 분단국가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스포츠를 통한 외교 및 국가적 홍보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도됩니다.
엘리트선수들 있으면 좋지요.
스포츠로 국위선양 하면 온국민이 기뻐합니다. 스포츠강국이라는 환상을 심어주는 김연아선수같은 월드스타를 누가 싫어 합니까?
하지만 내자녀 내가족은 더 이상 운동에 목매고 국가대표가 안되거나 올림픽 금메달 못따고 사회로 진출하는 늦깍이 열등생이 되는걸 바라지 않고 있다는게 현실적인 부모들의 입장입니다.
반드시 필요한데? 내집 뒷마당은 싫다!
일종의 Nimby 현상이라고 해야 되나요.
싫든 좋든... 지금은 엘리트선수 집중 육성 정책은 우리나라 스포츠행정상 힘을 잃어가는쪽으로 진행되고 있네요.
이미 아시안게임이니 올림픽이니 월드컵이니 이런거 유치하면서 재미보던 시대가 가고 있죠.. 엘리트체육의 장점이 없는건 아니지만 이젠 그 단점이 너무 큰 시대가 되서 그런것 같습니다
엘리트 스포츠(이름은 그냥 사용할께요)가 가진 공과가 있지요. 학교 수업 이수는 중요하지만 핵심은 아니라고 보여지구요.
문제는 그 동안 감춰졌던 어두운 면이 드러나면서,
1. 성과는 그 시스템 내에서 부정한 방식으로 성취되었고, 그 성취는 다시 시스템을 공고히 하는데 기여해 온게 드러났지요.
2.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와 혁신을 시스템 내에서 수행할 역량이 되지 않는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지요.
3. 일부 종목을 제외하곤, 시스템이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지요.
지금 대중을 열광케 하는 스타는 그 시스템으로 양성된 엘리트가 아니고 밖에서 개인/가족의 재능과 노력이 꽃핀 경우이거나, 다른 시스템에서 성장한 선수가 아닌가 싶네요.
4. 이제 대중은 1등이면 다 OK라고 하지 않습니다. 과거와 다르게 일상사까지 드러나면서, 언행과 사고가 어느 정도는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하기를 바라죠.
5. 생활체육시장, 비엘리트 학원 스포츠 시장이 커지면서 판을 새로 짜야 하는데, 역시 기존 엘리트 선수 출신이 권력을 가진 시스템은 그럴 역량이 안되지요.
6. 모든 것이 그렇듯 혼종이 강하고 다양한 소스가 섞여야 시스템이 건강하고 효율성이 높아지는데, 종목이 크건 작건 폐쇄적인건 군대에 못지
않지요. 제 생각인데, 주 선수가 이런데 글을 올린 것도 아마 몇해전이었으면 내부에서 욕먹었을 것 같습니다.
7. 시장은 어떤가요. 메달에 올인해 온 종목에서 평생을 보낸 엘리트 선수가 생체를 아우르고 프로리그를 준비하고 시장을 움직일 수 있을까요?
위에 적은 것들은 서로 얽혀 있거나, 아니면 다른 접근방식이 혼재되어 있지만 지금 시스템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가 맞을 겁니다.
안타깝지만, 여론과 시장 모두 같은 편에 두지 못했으니 지금은 외부의 힘이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좋게 보면 정치+자본+협소한 자원이 지배하는 시스템의 수명이 다하고 과정이라고 보면 어떻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