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라고 적기엔 좀 민망한데..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본거라 제대로 못봤거든요.
집에가서 다시 한번 보고 각 잡고 적을까 하다가, 그냥 간략하게 적겠습니다. 사실 중계방에서 댓글로 대충 이야기 다 한거 같긴한데..
1. 마이애미의 공격전술
버틀러-요키치의 1:1 상황을 만드는게 마이애미의 첫번째 옵션이였을 겁니다. 실제로 뱀의 스크린은 잘 이루어졌고 버틀러-요키치가 대치하는 장면이 제법 많이 나왔죠. 여기까지는 마이애미의 의도대로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버틀러가 아무리 스피드로 돌파하는 타입이 아니라 하더라도 요키치 보다는 빠를꺼고, 자유투 겟의 달인이라 요키치의 파울트러블도 유도할 수 있다는 점, 하다못해 체력이라도 갉아먹을수 있다는 점 등등 마이애미가 너무나 바라는 판이겠죠.
여기서 덴버는, 늘 그래왔듯, 요키치의 드랍백을 선택합니다. 사실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미쳐버린 부커랑 듀란트가 있던 피닉스 외에는 거의 항상 드랍백이여서, 새삼스러운 선택은 전혀 아닙니다. 자, 그럼 여기서 버틀러의 수비수는 뱀의 스크린에 걸려있고, 버틀러는 요키치와 약 2m 정도의 거리를 두고 대치중입니다. 버틀러는 스네이크 드리블로 뱀(원래 자기 수비수)과는 멀어지고 요키치와는 거리를 유지하면서 클리어 사이드를 만듭니다. 그렇게 확보한 광할한 광장에서 버틀러는 편안하게 미드레인지를 던졌고, 요키치는 이후 리바운드를 걱정해서인지 적극적으로 컨테스트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미드레인지는 수동적이고 골밑으로 적극적으로 파고 들어야 한다는 뉘앙스의 해설이 있었는데, 저보다 훨씬 잘 아시는 분인게 당연한 이야기지만, 전 이건 잘 이해가 안갑니다. 골밑에서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는 요키치 상대로 그만큼의 공간을 얻었는데 돌파를 선택할 선수가... 있을까요? 자 모란트 같은 선수는 이런 상황에서 돌파를 선택하기도 합니다만, 그건 그게 정답이라서가 아니라 자 모란트가 미드레인지를 던질 능력이 없어서에 훨씬 가깝습니다.
이쯤 되면 이 점퍼는 적어도 6할, 개인적으로는 7~8할 정도로 때려박아줘야 됩니다. 그만큼 어마어마한 공간을 얻었고, 3점이라면 몰라도 미드레인지는 주무기라고 할수 있는 버틀러였고, 마이애미가 경기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공격이였거든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안들어갔죠. 경기 초반에 하나 정도 들어간거 같고, 이후에 5~6개 정도는 다 미스한거 같았고, 경기 후반에는 자신감을 잃은 버틀러가 던지지도 못했습니다.
여기서 모든게 다 꼬였습니다. 버틀러가 미드레인지를 한 3개만 연속으로 꽂았어도, 덴버는 타임 아웃 이후 수비 변화를 가져왔을꺼고, 그럼 거기서 다시 마이애미가 공격 전술을 바꾸고, 이게 아마 마이애미의 준비된 전술이였을껍니다. 그런데 물꼬를 터줘야할 버틀러가 그 광할한 공간을 혼자 먹고도 해결을 못하니, 경기 플랜 자체가 다 뒤틀렸을겁니다.
제가 중계창에, 버틀러가 안되면 던로나 라우리로 비슷한 플레이를 한번 해보지.. 이런 댓글을 두어번 달았습니다. 히로가 없는 현재 마이애미에서는 드랍백을 응징할만한 드리블+점퍼를 가진 선수가, 제가 보기엔 버틀러-라우리 둘 뿐입니다. 빈센트도 하긴 하던데, 저 개인적으로는 빈센트의 드리블 이후 플레이에는 크게 믿음이 없는 편이네요. 던로는 버틀러-라우리랑은 결이 조금 다르지만 조그마한 틈이라도 나면 3점을 던질수 있는 전문슛터라서 또 어느정도 응징이 가능한편이죠.
라우리는 실제로 4쿼터에 추격의 발판이 되어주었고, 던로는 오늘 슛이.... 뭐 그렇다고 내 말대로 했으면 이겼을꺼다 이런건 아닙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드랍백이건 뭐건, 덴버의 첫번째 플랜을 깨면, 그제서야 비로소 마이애미한테 승산이 생긴다고 생각하거든요.
2. 그럼 대책은?
그건 전 모르죠.. 근데 개인적으로는 버틀러가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벅스전 이후에 공격력이 많이 떨어졌긴한데, 위에 적었듯 마이애미 공격플랜이 버틀러가 미드레인지를 넣는다 에서 시작되는거라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기전에 넣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 올느바급 스윙맨한테 그정도 공간을 줬는데 그 미드레인지를 못넣는건... 진짜 우리 버꼰대 한테 미안한 얘기지만 쪽팔리는 일이잖아요. 그것도 파이널인데... 보기좋게 다음 경기에선 박살을 내주길 바랍니다.
근데 또 한편으로는, 굳이 요키치 데리고 안해도 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당장 지난 시리즈였던 보스턴전을 떠올려보더라도, 버틀러가 호포드를 고집했던가요. 오히려 화이트 데리고 1:1 풀어나갔었잖아요. 그냥 마포주라던가, 마이클 포터 주니어라던가, MPJ라던가.. ㅋㅋ 농담이고 머레이도 괜찮고 KCP도 열심히 하는 좋은 선수이지만 압도적으로 수비력이 높은 선수라고 또 보진 않아서, 요키치 쪽을 꼭 고집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요키치가 인사이드 높이는 없는 대신에 면적이 있어서 요키치가 버티는 골밑으로 들어가는게 쉽지가 않은건 사실입니다. 넓은 면적으로(??) 자리 선점하고 팔도 길고 센스도 좋아서 툭툭 건드려대는게, 완급조절과 비비기로 골밑 공략하는 버틀러가 좀 상대하기 싫은 타입이긴 하죠.
3. 마이애미 수비는?
일단은 뱀을 믿어준거 같습니다. 뱀이 이 악물고 피지컬하게 몰아붙여보고, 가끔 기습적인 더블팀 정도.. 이게 기본 베이스 아니였나 싶습니다. 다만 이것도 문제는 있는게, 마이애미는 지금 근본적으로 4번이 없습니다. 그나마 6-7인 버틀러가 키가 두번째로 커서 억지로 4번을 보는거고, 마틴-스트러스 다 6-5밖에 안되죠. 반면에 덴버의 6-8 고든은 나름 빅맨에 가깝고, 6-10 마포주의 높이는 감당이 안되죠. 그래서 덴버는 요키치를 하이에 세우고 고든을 로우에 놓고 포지셔닝 싸움에 이은 이지 바스켓 얻어내는, 하이-로우, 그리고 마포주가 골밑으로 파고드는 컷인을 경기당 몇번은 꼭 써먹는 팀이죠.
그렇다보니 마이애미의 바램대로 뱀이 요키치를 끌어안고 장렬히 전사한다 치더라도, 요키치랑 뱀이 골밑을 동시에 비우면 거긴 고든-마포주의 놀이터라는겁니다. 그게 경기 초반에 터져버렸고, 오늘 경기가 일찌감치 벌어지게 만든 첫 걸음이 되어버렸죠. 이 부분은 사실 마이애미에서 어떻게 수습했는지 못봤는데...ㅋ 전 시리즈 시작 전에는 지역방어로 하이-로우 막아야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지역방어로 막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마이애미 지역방어도 덴버가 준비 많이 해온 티가 나던데, 요키치의 시야나 센스나 이런거야 여러번 말해봐야 입 아프지만 아예 연습이 많이 되어있는거 같더라고요. 수비는 잘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요키치-머레이도 아니고 마포주-고든이 터지고 시작한 경기라서 수비적으로 뭐 이야기 하는게 좀 어렵다는 느낌은 있네요.
다만 하나 생각해봐야할껀, 러브를 로테이션에서 뺐던데 제 생각엔 다시 돌아올것.. 아니 돌아와야 될것 같습니다. 러브가 뭐 대단한 수비수라서 러브 오면 수비가 해결된다는건 아니지만, 인사이드에서 5분 10분이라도 버텨줄 멤버가 있어야 되지 않나... 싶어서 그렇습니다.
다음 경기는 절치부심해온 마이애미가 꼭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어딜 응원 하는건 아닌데, 오늘 경기 보다 보니 마이애미 쪽이 답답한게 더 많이 보이네요.
다음 경기는 더 피터지게 싸웠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오늘 경기는 살짝. 시시했거든요.
양팀 모두 화이팅.
첫댓글 피터지게 맞습니다 파이널이니깐요^^ 히트가 담경기에 먼가 변화가 있을거라 믿어봅니다
전 러브 투입하면 구도가 확 바뀔거라고 봅니다. 러브가 두뇌형 빅맨들하고 좋은 매치업이라고 봐요. 반박시 제가 틀림
본문 내용 모두 공감합니다
버틀러 제발 이겨내줘 응원한다잉!!
자세한 리뷰 감사합니다.
다음 경기는 더 재밌길 기대해봅니다.
저도 같은 생각이었어요. 지미가 넣어주지 못하니 말짱꽝이더라구요. 담 경기 지켜봐야죠.
지미가 확실히 보스턴 시리즈 후반 경기부터 컨디션이 좋진 않는거 같긴하더라고요. 대신 저렇게 계속 부진할꺼라 생각은 안드는데 문제는 사이즈 문제가 확실히 있는거 같습니다. 그리고 스포가 좋은 감독이라 전술을 잘짜고 그 전술을 바탕으로 시리즈를 이기고 올라온거라 보는데 조커 자체가 그런 전술을 쉽게 깨부술만한 능력이 있어서 상성이 좋지 않은거 같네요. 그래도 오늘 노마크 찬스 몇개만 넣어줬어도, 모멘텀 넘어올때 실수만 줄였어도 경기 양상이 달랐을꺼라 봐서 다음 경기는 기대가 되긴하네요.
역시 에이스의 숙명이죠..ㅜ.ㅜ
오 멋진 리뷰입니다.
오늘은 스몰라인업 3점에서도 무너지고
텀 두번 왔었는데, 실수 했죠.
전 다행히 아데바요가 버티더군요.
폴더 고든을 막아야하는데 ㅠㅠ
러브가 있긴 하군요 ㅎㅎ
말씀 주신대로 노마크도 많이 생겼으니
스스로들이 챙길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아님 결국 농구는 피지컬이다는 느낌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