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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로버트 머튼 (199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좋은 책이다. 위트와 지혜가 넘치는 저자가 풍부한 경제학 통찰을 토대로 재무계획에 관한 구체적이고 냉철하면서도 따듯한 가이드를 제공한다. 이 책의 조언과 지침은 모두 재무과학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대학에 들어간 학생부터 막 은퇴한 성인까지 생애주기 어느 단계에 와 있든 당신을 위해 이 책이 준비한 성찬을 마음껏 즐기길!
조지 애커로프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이 책의 재무 관련 조언은 이제껏 들어본 조언 중 최고다. 로런스 코틀리코프라는 현자의 가르침은 더 행복하고 나은 삶을 만들어주는 동시에 위트가 끊이지 않는다. 배움과 재미를 둘 다 잡은 필독서다.
책 속으로
전국적으로 실시한 가구 조사에 기록된, 현실을 사는 개인의 재무 행동을 많은 경제학자가 합리적 행동 이론과 비교하기 시작했다. 20년 내로 선명하고도 끔찍한 그림이 도출됐다. 본질적으로 사람들은 모두 큰 재무 실책을 저지르며 살아가고 있었다. 저축액은 지나치게 적거나 많았고 생명보험 가입 수도 적당하지 않았으며 무책임한 대출을 받고 있었고 평생 사회보장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으며 세금도 필요 이상으로 냈고 집 대출금을 갚느라 하우스푸어가 돼가고 있었다. 목록은 끝이 없었다.(9쪽)
여기 열 가지 질문이 있다. 생애 중요한 시기에 내리는 재무 결정이 생활수준을 결정함을 보여주는 질문이다.
1. 직장을 관두고 학교로 돌아가면 집세는 고사하고 점심값이나 낼 수 있을까?
2. 생활비가 많이 드는 도시에서 고소득 직종에 종사하느니 생활비가 적게 드는 도시에서 저소득 직종에 종사하면 가용 소득이 더 늘어날까?
3. 고소득이지만 힘든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재량지출에 얼마나 중요할까?
4. 자식이 하나 더 생겼다. 우리 가족의 생활수준을 보장하려면 생명보험에 더 가입해야 할까?
5. 은퇴 후 지금의 생활수준을 유지하려면 일하는 동안 저축을 얼마나 해야 할까? 일반 IRA 대신 로스 계좌(Roth IRA)에 돈을 모아두면 평생 세금을 아껴 장기적으로 가용 소득이 더 늘어날까?
6. 담보대출을 미리 갚으면 생활수준이 높아질까?
7. 일찍 은퇴하면 지속 가능한 생활수준에 타격을 입을까?
8. 자식들이 독립했다. 집을 줄이면 소비수준이 얼마나 나아질까?
9. 주식에 주로 투자할 경우 생활수준에 어떤 위험이 닥칠까?
위 질문들은 당신이 당면한 문제일 수도 있고 아니면 친척, 동료 혹은 친구의 문제일 수도 있다. 전자라면 스스로 답을 얻기 위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 특히 부모님과 자녀들이 적절한 재무 결정을 내리도록 지금 당장 혹은 나중에라도 돕는 일도 스스로 답을 얻는 일 못지않게 보람찰 것이다.(18쪽)
낸시가 보청기 전문가가 아닌 교정기·보철 전문가가 된다고 상상해보자. 그리고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매년 연봉을 2만 달러씩, 합리적 은퇴연령인 67세까지 계속 더 번다고 생각해보자. 낸시의 평생 생활수준은 얼마나 더 높아질까?
인플레이션을 대략 감안한 장기금리는 본질적으로 0이라고 했으니 정답을 계산하기는 쉽다. 22세인 낸시가 은퇴할 때까지 일할 햇수인 45년에 2만 달러를 곱하기만 하면 된다. 평생의 소득 차이는 90만 달러다. 와! 평생 소득 견지에서 보면 거의 100만 달러에 이르는 금액이다. 이쯤에서 낸시는 크게 깨달았을 것이다. 교정기·보철 전문가가 되면 보청기 전문가가 될 때보다 14년 더 일찍 은퇴할 수 있고 그렇게 해도 죽을 때까지 보청기 전문가가 누리는 만큼의 연간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다.(44쪽)
https://www.youtube.com/watch?v=Zo4ojPTysSM
저축 부족 문제는 비단 베이비붐 세대만의 걱정거리가 아니다. 미국 근로자 대부분의 저축액이 매우 적다. 보스턴칼리지의 은퇴연구센터(Center for Retirement Research)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근로자 가구 중 절반은 은퇴 시 생활수준이 심각하게 하락할 위험에 처해 있다. 모든 근로자가 2년 더 늦게 은퇴한다면 이런 위험이 대략 절반가량으로 떨어진다.
당신을 공포에 떨게 할 생각은 없다. 수백만 명의 은퇴자가 나사(NASA)에서 쓰는 속된 말로 ‘나사가 풀려 돈을 마구 써버렸다’고 해서 당신까지 저축이 거의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다 해도 당신 역시 지나치게 일찍 은퇴할 계획을 세웠거나 이미 은퇴해 계속 그 상태로 지낼 계획일 수도 있다. 영영 은퇴할 최적 시기를 결정하려면 두 가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첫째, 재무 관점에서 당신 수명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 은퇴를 미루고 일을 더 오래 하는 것이야말로 노후 생활비를 벌어들이는 확실한 방법임을 알아야 한다.(71쪽)
하우스리치가 되는 첫 번째 비밀은 따라서 다음과 같다.
“집값으로 과도한 돈을 쓰지 말라.”
이걸 비밀이라고 부르다니 좀 민망하다. 당신도 이 정도는 다 알 테니 말이다. 집에 과도한 돈을 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쯤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과도한 돈을 쓴다는 것은 가격 비교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우리 부부의 실수도 바로 이것이었다. 우리는 주택시장을 살피지 않았다. 눈을 감고 쇼핑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우스리치가 되는 비밀 중에서도 서로 완전히 다른 주택 두 채를 올바르게 비교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두 집의 크기와 질이 똑같다고 해도 비교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집 한 채는 임차한 집이고 다른 하나는 구매해 거주할 집이라면 비용을 어떻게 비교할까? 앞으로 설명하겠다.(170쪽)
나는 매들린이 경제적으로 큰 위험에 처했음을 알아차렸다. 당시 미술사 분야 직장의 평균 연봉은 약 3만 5000달러 정도였다. 매들린은 연방 및 민간 금융기관 이곳저곳에서 대출을 끌어다 썼다. 평균 이자는 약 5퍼센트였다. 20년 상환이라면 매년 1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여러 금융기관에 갚아야 한다. 물론 상환 금액이 어마어마한 정도는 아니고 시간이 흐를수록 물가 상승률 때문에 돈의 가치도 희석된다. 그래도 매들린이 벌게 될 세후 소득의 큰 몫을 빚 갚는 데 써야 한다는 점만은 변함없다. 가족과 같이 살거나 경제 사정이 더 좋은 사람과 결혼하거나 천운이 돕지 않는 한 매들린은 미술사 직종에 종사해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돈을 그 일을 하려고 빌린 셈이었다. 8장에서는 아래와 같이 서로 연관된 주제를 여럿 다룰 작정이다. 물론 결론은 이미 나 있다. 학자금 대출은 금물이다!(279쪽)
이번 장의 주제는 경제학을 기반으로 한 투자 조언이다. 주목할 만한 내부자 정보도 없고 ‘플라스틱에 투자하라’거나 다른 차세대 유망 종목에 투자하라는 권고도 없다. 오히려 생활수준 위험을 줄이면서 멀리 봤을 때 생활수준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틀을 제시하려 한다. 지금까지 그랬듯 많은 비밀을 알려줄 생각이다. 첫 번째 비밀은 특히 실행하기 쉽다. 종래의 투자 조언을 피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설명하겠지만 기존 조언은 투자자가 주된 경제적 실수 네 가지를 저지르기 때문에 통하는 것이다. 마치 로스앤젤레스 지도를 들고 뉴욕에서 운전하는 일과 매한가지다. 뭐, 로스앤젤레스 지도를 들고 있어도 어떻게 해서든 이스트강에 도착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먼저 현실을 알림으로써 탄탄한 마른 땅에 당신을 세워놓은 다음 경제학 기반의 투자 가이드를 알려줄 것이다.
투자를 논할 때 경제학은 얼마나 많은 부를 축적할까 혹은 투자 실적이 얼마나 좋을까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경제학의 초점은 최종 결산, 즉 시간 추이에 따른 생활수준이다. 당신이 누릴 미래의 생활수준 경로는 당연히 불확실하다. 그러나 그 길이 대체로 어디에 놓여 있는지 그리고 그 경로의 분산-미래 연 생활수준 평균과 변동성-은 대개 통제 가능하다. 더 위험한 직업을 택한다면, 지출이 과도하다면, 들어놓은 보험이 너무 적다면, 은퇴가 지나치게 이르다면, 대출을 받아 위험자산에 투자한다면, 투자를 다각화하지 않는다면, 라스베이거스에서 휴가를 만끽하는 등의 일을 벌인다면 생활수준 하락 위험은 크게 높아진다. 하락 위험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위험투자로 상승 위험 또한 높아질 수 있다. 갑작스러운 생활수준 상승이 예상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위험한 행동이 실제로 예상 수준이나 평균 수준을 높인다 해도 불안과 불면 장애로 약을 먹는 일은 여전히 피할 수 없다. 따라서 내 경고는 파산을 계속 피할 가능성의 평균치를 포함해 투자 실적의 평균치를 유일한 목표, 심지어 주요 목표로도 설정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3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