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미디어에서 남자만 웃을 수 있는 유머는 지금까지 너무 당연하게 주류 문화로 수행되어왔다. 남자의 몽정, 자위 같이 오로지 남자만 겪을 수 있는 생식적인 현상은 아주 오래전부터 개그로 소비 되어왔고, 남자만 향유하는 문화인 군대는 아주 예전부터 대중 미디어에서 소재로 사용되어 왔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티비를 볼 때면 저급 농담으로 "남자 방에는 컴퓨터 옆에 휴지가 있어야 한다." 같은 개그를 접하면서 저게 무슨 말이지? 라고 의문을 가지고는 했다. 설령 거기가 남자만이 존재하는 곳이 아니여도, 아무렇지 않게 그런 개그를 치고 남자들은 다같이 웃고 그 옆에 여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거나, 그 개그를 이해하는 제스처를 취해도 그것또한 웃음거리가 되었다. 내가 그 농담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남자들의 자위나 몽정 같은 건 여자인 나랑 하등 상관 없는 일이고, 내가 앞으로도 겪을 일이 아닌데, 나는 유머를 이해해야만 했다. 왜냐면 남자'만' 이해할 수 있는 유머들은 끊임없이 미디어에서 흘러나오기 때문이고, 그것이 주류인 것처럼 소비되고, 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소비자니까.
그 반면에 여자들만 이해할 수 있는 유머가 있을리 만무하다. 여자만 겪는 생식적 현상은 마법, 그 날 같은 신비로운 이미지로 대체되고 기껏해야 드라마에서 예민하고 아픈 여자 주인공에거 점수를 따는 남자주인공 정도를 만드는 상황에 불과했다. 여자들의 공간인 여탕은 남자가 침입하는 걸로 예능이자 유머가 되는데, 남자들의 공간인 군대는 그 자체가 소재이자 콘텐츠가 되고 주류가 되어 예능과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소비되어지기 바빴다.
나는 여자이지만, 여자인 시청자로 존재하지 못했다. 그저 남성이 너무 당연하게 주류가 된 미디어 앞에서 속절없이 그걸 받아들이고 나와는 상관도 없는 개그에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나는 공중파 예능에서 "야! 우리 여자... 생리할 때 뭐 많이 먹어?" 라고 말하는 제시를 보면서 말할 수 없는 통쾌감을 느꼈다. 그 옆에서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어서 어리둥절하고 당황한 남자 연예인의 표정을 보고 바로 이런 느낌이구나 라고 실감했다. 여자만 알아들을 수 있는 유머가 부가설명 없이 미디어에 나오고 그게 웃음코드가 된다니. 나는 이 한 장면으로 그동안 묵은 체증이 조금이나마 내려간 기분이다. 의도하지 않았던 이 한 장면은 진정한 '미러링'이었다.
지금까지 나는 재미없는 남자 개그가 나올 때마다 제시 옆에 있는 남자연예인의 표정이었다. 알아들을 수 없고, 당황스럽지만, 남자들은 그게 유머가 재밌다는 듯이 웃는다.. 주류에서 소외당하는 기분. 그게 당연하게 여겨질 때 이 사회에서 디폴트는 남자구나 절실하게 체감할 수 밖에 없었다.
'가짜 사나이'가 열풍인 대한민국은 여전히 멀었다. 그렇기에 나는 <식스센스> 이 한 장면을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여자만 공감하고, 여자만 알아들을 수 있는 개그가 더 많이 필요하다. 아무렇지 않게 생리가 유머로 쓰여야 하고, 생리대나 탐폰이 개그 소재로 쓰여야 한다. 그게 아무런 설명 없이 여자들이 나와서 여자들끼리만 통한다는 듯이 웃어야 하고, 그 옆에 있는 남자들은 그게 대체 무슨 뜻이냐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야 한다. 그 장면이 끊임 없이 나와서 어느 채널을 틀어도 나왔으면 좋겠다. 적어도 내가 십몇 년을 없는 시청자로 산 그 세월동안은 그게 지속이 되었으면 좋겠다.
출처 : aaa-reviewer.tistory.com/8
진짜 ㅋㅋㅋ 아 근데 정말 너무 웃기더랔ㅋㅋㅋㅋㅋ 너무 재밌어 제바발 시즌2~~~~
존잼ㅋㅋㅋㅋㅋㅋ
남자들 방에 휴지있는건 더러운행동 했다 뭐 그런 의미자너 ㅋㅋㅋ 유머로 소비하는거 역겨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굳조아
식스센스 존잼이야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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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찐 좋아 도라버림 여자만 미디어 나와야돼
아 이거구나! 와 글너무잘썼다
와 맞아
pc버전으로 추천까지 누릅니다 완-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