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현지시간) 반려견과 함께 주검으로 발견된 미국의 전설적인 배우 진 해크먼(95)과 부인 벳시 아라카와(65)의 정확한 사망 일시를 둘러싼 혼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야후 엔터테인먼트가 19일 전했다. 언제 해크먼과 아라카와가 사망했는지 밝혀내는 일은 8000만 달러(약 1167억원)로 알려진 해크먼의 유산 향배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고 했다.
당국은 클래식 피아니스트인 아라카와가 지난달 11일 먼저 숨을 거두고, 두 차례나 오스카상을 차지한 해크먼이 치매 때문에 일주일이나 아내의 사망을 인지하지 못하다 세상을 등진 것으로 보고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발표했다. 아라카와의 마지막 전자 교신과 해크먼의 심장박동기 데이터를 통해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것인데 전화 기록에 접근하지 못한 상태였다.
현지 보안관실은 지난 17일에야 아라카와가 지난달 12일 아라카와가 한 병원에 전화를 걸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당국이 사망일로 발표한 날에도 멀쩡히 살아 움직였다는 얘기가 된다. 해크먼이 부인 사망을 모른 채 살았던 시간은 엿새로 줄어든다. 보안관실은 성명을 통해 "그녀의 전화에 저장돼 있던 데이터를 복구함으로써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날 아침 아라카와는 자택이 위치한 산타페의 의료 컨시어지 서비스 업체인 클라우드베리 헬스에 세 차례나 전화를 걸었다고 에이던 멘도사 보안관은 ABC 뉴스에 밝혔다. 클라우드베리 창립자인 조시아 차일드 박사는 데일리 메일에 아마도 첫 환자였을 아라카와가 "죽기 2주 전에" 해크먼의 심장 초음파 검사를 의뢰하려고 접촉해 왔다고 전했다. 그리고 본인의 진료 예약을 2월 12일로 잡고 전화를 끊었는데 "호흡기 관련된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곤 이틀 뒤 남편 상태가 좋지 않다며 예약을 취소해 달라고 했다고 했다.
차일드 박사는 아라카와가 지난달 12일 통화 도중 고압 산소 치료법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더라고 ABC 뉴스에 털어놓았다. 그녀가 호흡 문제를 겪고 있는지, 사망 원인으로 공표된 한타바이러스 증상을 보이고 있었는지, 우울증을 겪는 상황인지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그녀는 “코가 막힌 것 같다”고 하더라고 차일드 박사는 전했다. 의사 중 한 명과 얘기를 나눈 뒤 그녀는 그날 오후 1시 15분으로 진료 예약을 잡았는데 나타나지 않았다. 병원 측은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부부가 언제 세상을 떠났는지는 유산 상속 향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 사람의 유언장은 2005년 작성됐는데 지난 6일 법원에 제출됐다. 해크먼은 부인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겠다고 유언하고 세 자녀들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상속인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 서류에도 자녀들 이름은 피상속인으로 기재돼 있었다.
만약 검찰 발표와 완전 다르게, 해크먼이 먼저 사망했다면, 아라카와의 유산은 부부가 지원해 온 자선단체에 기부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그녀 유언장에는 단서 조항이 있는데 그녀와 남편이 90일 안에 사별하면, “어느 누구도 날 살아남은 것으로 간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재돼 있다.
또 하나 사안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만약 아라카와가 먼저 사망했다면, 해크먼의 유언은 "그가 자신의 것들을 물려주고 싶어한 사람이 법의 시야에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무효가 된다. ABC 뉴스의 법률 전문가 브라이언 벅마이어는 “그의 유산과 유언장에 남긴 모든 것은 검인법원(probate court)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여러 사람이 진 해크먼의 유언 혜택을 받을 사람은 자신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라카와의 사망 날짜가 하루 뒤로 밀린 것을 봤을 때 해크먼의 사망 날짜도 어떤 돌발 변수 때문에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아울러 현지 법원은 현장 출동 경찰관의 보디캠 영상, 부검 사진 등을 일절 배포해선 안된다고 일시 중단 명령을 내렸다. 유산 관리인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린 데 따른 것이며 본안 심리는 오는 31일 열린다.
또 부부와 함께 반려견 '진나'(또는 '진판델')도 근처에서 함께 주검으로 발견됐다. 다른 두 마리의 반려견은 멀쩡하게 살아 남아 진나가 죽은 이유도 속시원히 규명되지 않았다.
견공 주간센터 산타페 테일스의 조이 파디야에 따르면 둘은 각자 새로운 집에 입양됐다. 한 마리는 여전히 산타페 지역에 있는 반면, 다른 친구는 주 경계를 벗어나 새 보금자리를 찾았다. 유산 관리인 쪽 관계자는 피플에 "둘 다 안전하고 건강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