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겐 악당. 누군가에겐 영웅인 사람이 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그 시절 얼마나 바삐 다녔는지 가늠도 안되는 사람.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한을 품고 서럽게 자란 사람.
현시대에 있었다면 악당을 처치해 통쾌함을 주는 영화 「어벤져스」의 멤버로 언급되었을 인물.
대한민국 최초의 민중 영웅. 바로 홍길동이다. 그의 이름 석자가 장성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림자를 잡으러 내려갔다.
전라남도 최북단에 있는 장성. 호남지방의 거점도시로 불리는 곳이다.
장성군 황룡면에는 이름부터 흥미로운 테마파크가 있다.
‘홍길동전’의 이야기로 가득할 것 같은 ‘홍길동테마파크’이다. 아기자기한 공원을 기대하며 제법 먼 길을 달려와 주차장에 도착했다. 책을 읽고 홍길동의 팬이 된 아이는 벌써부터 기대 만발. 그런데 시작부터 반전이 숨어 있었다. 커다랗게 쓰여 있는 ‘홍길동 생가’. 홍길동의 생가라니. 너무 콘셉트에 충실한 거 아닌가?
홍길동 테마파크 전경
두 얼굴의 영웅, 홍길동의 실체
‘생가’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잊고 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홍길동은 우리나라 역사 속에 기록되어 있는 실존 인물이라고 했었다.
다시 홍길동 테마파크의 대문글을 읽어보니 어렴풋이 숨어 있던 기억이 선명히 떠올랐다.
역사에는 반역자 또는 도적으로 기록된 인물.
소설에서는 봉건제도에 맞서 평등의 이념을 실천하며 민중의 편을 들었던 인물.
시대의 굴곡 때문인지 두 얼굴을 가지게 된 대한민국 최초의 영웅.
홍길동의 실체가 아이와 소풍 나온 장성 공원에 펼쳐져 있었다.
홍길동 테마파크 내 홍길동 생가
전시관에서 확인한 출생의 비밀
몇백 년은 된 것 같은 아름드리 감나무 옆이 홍길동의 생가터라고 한다. 그 아래 암탉골이라고 불리는 계곡에는 마르지 않는 ‘길동샘’이 있는데 1970년대까지 마을 주민들의 식수로 사용되었다고 전해진다.
홍길동의 출생에 대해서는 정확한 자료가 있지는 않지만, 일본에 남아 있는 홍길동의 처남 족보로 추정했을 때 홍길동은 1443년생. 남양홍(洪)씨 집안의 서자이다. 홍길동의 어머니는 관기 출신인 ‘옥영향’으로 확인된다.
실존인물 홍길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전시관
실존 인물 홍길동의 삶
홍길동은 관군에게 체포되었으나 무리를 이끌고 탈출하여 일본 오키나와로 진출하였다고 한다.
그곳에서 조선에서처럼 민중의 소리를 대변하는 민권 운동을 지속했고, 조선의 신품종 볍씨를 오키나와로 들고 가 키워낸 아내 고을노와 함께 추앙받으며 살았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행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영웅의 말년은 어떠했을까. 광장 분수대를 홍길동처럼 뛰어다니는 아이에게 어디까지 설명을 해주어야 진실과 소설을 모두 이해할 수 있을까.
부지가 넓고 놀 거리가 많아 아이들이 좋아하는 홍길동 테마파크 (제공:장성군청)
홍길동을 찾아라!
홍길동 테마파크는 상당히 넓은 부지에 구역별로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생가, 전시관을 비롯하여 캠핑이 가능한 야영장, 풋살경기장, 숙박시설인 청백한옥까지 장성의 맑은 자연 아래 스토리가 있는 휴양지로 손색없이 갖춰져 있었다. 그중에서도 일본에 남아 있는 홍길동 거주지 유적을 재현해 둔 산채체험장은 드라마, 영화 속에서나 봤을 만한 이색적인 작은 마을이다. 시대를 넘어온 것처럼 어느 집 모퉁이 뒤에 홍길동의 그림자가 숨어 있는 것 같았다.
홍길동 테마파크에는 전통 체험프로그램도 풍성하다. 활 만들기, 연날리기 등 홍길동이 어린 시절 한 번쯤 해보았을 만한 놀 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전통 체험은 월별로 바뀌어 진행된다고 하니, 방문하기 전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홍길동의 거주지를 재현한 산채체험장
전문가의 지도하에 활을 잡을 수 있는 국궁자
각양각색 체험의 장
야외에서 신나는 관람과 체험을 마쳤다면, 실내에서 차분히 힐링할 차례.
홍길동 테마파크 어울림라운지에서는 매월 새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5월, 토요일 프로그램은 무지개떡 케이크와 꽃절편 만들기. 아이와 함께 조물조물 곱게 반죽해 고운 빛깔의 떡을 만들어 먹었다. 꽃을 식재료로 사용하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알려줄 수 있고 할머니가 꽃전을 먹었던 시절의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자연스럽게 교육적인 시간이 되었다.
이 밖에도 주변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린토피아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고 한다. 친환경비누 만들기, 편백 팔찌만들기 등 산림, 자연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체험활동과 밀키프레임종이액자 만들기, 천과 빈병으로 조명 만들기, 폐현수막 활용한 멸종위기 파우치 만들기 등 다양한 업사이클링 생태환경 교육 체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어울림라운지에서 진행하는 떡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업사이클링 체험 (제공 : 장성군청)
다음 약속은 가족캠프
홍길동 테마파크에서는 넓은 부지를 활용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를 열고 있다.
특히 1박 2일 진행되는 가족 캠프는 홍길 동테마파크 구석구석 트레킹, 잔디밭에서의 가족 골든벨, 어린이공연, 지역 특산물과 함께하는 캠핑푸드 만들기 체험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친절한 선생님의 안내를 듣고 벌써 다음을 약속하자는 아이. 아무래도 우리 가족의 장성 여행은 이제 시작인 것 같다.
홍길동 테마파크 가족캠프 (제공 : 장성군청)[주변관광지]
* 필암서원
1590년(선조 23년)에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1510년~1560년)를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서원이다. 1597년 정유재란으로 불타 없어진 것을 1624년 다시 지었다. 선비들이 모여 학문을 토론하던 청절당, 확연루, 우동사, 경장각 등이 저마다의 품위를 뽐내고 있다. 고종 시절 서원 철폐령 때에도 전라도에서 유일하게 훼철되지 않은 귀한 곳이다.
- 주소 :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리 377번지
* 축령산
전라남도, 전라북도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치유의 숲이라 불린다. 빽빽하게 자리한 침엽수림 지역은 들어서는 순간, 다른 세계에 발을 들인 듯 청량함을 선사한다. 축령산의 편백나무숲 또한 많은 등산객들이 사랑하는 명소이다. 쾌적한 산림욕이 목적이라면 정상까지 오르지 않아도 축령산 기슭이면 충분하다.
- 주소 : 추암주차장 (전남 장성군 서삼면 추암리 664번지)
대덕주차장 (전남 장성군 서삼면 대덕리 356번지)
모암주차장 (전남 장성군 서삼면 모암리 590번지)
[여행정보]
*홍길동 테마파크
- 주 소 : 전남 장성군 황룡면 아곡리 384
- 홈페이지 : www.jangseong.go.kr/home
- 문 의 : 061-394-7242
[여행메모]
1. 체험프로그램 및 캠핑프로그램은 계절에 맞춰 프로그램이 수시로 변경됩니다.
- 홍길동 테마파크 홈페이지에서 월별 프로그램 운영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체험 프로그램 문의 : 010-2065-4024
2. 홍길동테마파크 야영장 시설은 예약 후 이용이 가능합니다.
- 세면장, 화장실, 취사장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텐트를 칠 수 있는 25개의 데크를 대여하고 있습니다.
-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후 방문해 주세요.
- 홍길동 테마파크 야영장 : 061-394-724
* 홍길동 테마파크 홈페이지 : www.jangseong.go.kr/home
[여행팁]
주차
홍길동 테마파크 내 주차장 이용
찾아가는 길
장성IC ▶ 국도24호선(상무대방면) ▶ 국도8호선 ▶ 홍길동 생가(20분 소요)
주변식당
산촌자연밥상 (장성군 황룡면 홍길동로 441, 홍길동테마파크 내)
산골짜기 (장성군 황룡면 홍길동로 388-10)
어게인226 (장성군 황룡면 홍길동로 388-14)
고향가든 (장성군 황룡면 홍길동로 274)
글 : 디자인맑음
사진 : 디자인맑음, 전라남도 장성군청, 한국관광공사 제공
※ 위 정보는 2023년 06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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