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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의 빠른 발은 올해 유독 빛났다.
사진 이휘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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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피드 야구제24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겸 베이징올림픽 예선 개막을 앞두고 한국대표팀의 김경문 감독은 일본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 이 자리에서 김감독은 “스피드 야구는 앞으로 야구가 추구해야 할 목표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11월 도쿄돔에서 열린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SK 김성근 감독은 “두산의 야구를 일본에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화 포수 신경현은 “주자들이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올해 야구에서 가장 힘든 포지션은 포수”라고 탄식했다.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SK는 136개의 도루로 이 부문 2위였다. 준우승팀 두산은 팀 도루 1위와 함께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도루(161개)를 했다. 스피드는 올해 야구의 대세였다.
물론 과장해선 안 된다. 올해 8개 구단의 경기당 도루 시도는 1.1회다. 1982년부터 올시즌까지 경기당 평균 도루 시도는 1.3회였다. 1982년 6개 구단은 팀당 80경기를 치르며 699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올해는 8개 구단이 팀당 126경기를 하며 764개의 도루를 했다. 수치상으로는 과거보다 줄었다.
올해도 여전히 투수들이 강세였다. 힘 있는 젊은 야수는 좀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저득점 추세와 함께 장타력의 감소 속에 발로 얻는 베이스와 점수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빠른 주자들이 많아지면 내야수들은 더 빨리 공을 처리해야 한다. 외야수들도 1루에서 3루로 뛰는 주자를 의식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더 빠르고 더 정확한 플레이가 요구된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승엽은 일본프로야구와 한국프로야구의 차이에 대해 “반 박자 더 빠른 느낌”이고 말했다.
도루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피드 야구가 전체적인 야구 수준을 높일지 모른다는 가능성이다.
2. SK 와이번스의 우승스포츠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이야기다. 투수가 던지는 빠른 공과 장쾌한 홈런 그리고 그림 같은 다이빙캐치는 아름답다. 그러나 골수팬들은 응원하는 팀과 선수들의 사연을 더 즐긴다.
인천의 SK 와이번스는 가장 이야깃거리가 없는 팀이었다. 쌍방울과 얽힌 과거와 단절했다. 성적은 평균적으로 중위권이었지만 관중석은 썰렁했다.
삼성과 KIA, 현대는 성적으로 입증되는 명문이다. 두산은 원년 우승팀이며 LG와 롯데는 열렬한 팬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 한화는 장종훈과 송진우가 있다.
SK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지난날 ‘구도(球都)’로 불렸던 인천에서 SK의 야구는 지루하다라는 단어와 뜻이 통했다.
올해는 달라졌다. SK는 창단 7년 만에 한국시리즈 챔피언이 됐다. 그저 그런 팀 SK는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디딤돌을 놨다. 인천팬들의 가슴 속에는 자부심이 생기게 됐다.
성적뿐만 아니라 관중도 두 배로 늘었다. SK는 올해 프로야구의 진정한 승자였다.
일선에 복귀한 김성근 감독은 엄청난 훈련량과 거의 모든 선수를 기용하는 ‘토털 베이스볼’로 성공을 거뒀다. 124경기와 123경기를 각각 뛴 김강민과 박재상이 규정 타석에 미달했을 정도다.
SK식 야구는 때론 논란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무미건조하던 SK 야구에 색깔을 입혔다는 점만으로도 성공이다.
3. 관중 400만 명 돌파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이 올시즌 전 “올해 관중 400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했을 때 이 말을 믿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8개 구단이 제출한 관중동원 목표에 따르면 400만 명은 가능했다.
그러나 한 구단의 경우 실제 목표는 KBO에 알려준 수치의 60%였다. 올해 페넌트레이스 관중은 410만 4,429명. 지난해보다 100만 명 이상 늘었다.
프로야구 관중유치 구조는 단순하다. 1만 5천 석 이하 소규모 구장을 가진 삼성, KIA, 한화의 관중동원력은 보잘것없다.
수원을 연고로 한 현대는 성적과 무관하게 언제나 바닥 수준이다. 엄밀하게는 성적이 나쁜 시즌에 관중이 소폭 증가한다. 결국 대형 구장을 보유한 4개 구단이 전체 흥행을 좌지우지한다.
LG는 비교적 성적에 관계없이 경기당 1만 명대 관중을 끌어들였다. 원정 구단 팬을 유치할 수 있는 조건과 서울의 인기 구단이라는 이미지 덕이 크다.
두산은 LG의 80% 수준이지만 성적에 따른 변동폭은 조금 더 크다. 롯데는 가장 큰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오랫동안 이어진 부진으로 실적은 기대치에 늘 미치지 못했다.
SK는 3만 명 수용규모의 문학구장을 갖고 있지만 지난해까지 시즌 관중 50만 명을 넘긴 적이 없다.
이런 점에서 올해 관중 유치 실적은 희망적이다. 늘어난 관중의 78%는 SK, LG, 롯데 세 구단의 몫이다.
전년 대비 98%의 증가율로 65만 6,426명을 동원한 SK는 ‘스포테인먼트’의 슬로건 아래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편 결실을 맺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LG가 전년 대비 25%, 7위에 머문 롯데가 72%의 증가율을 보인 점도 인상적이다.
성적과 관중 유치의 상관관계가 올해는 약했다. 야구장에 관중을 모으려면 성적 외에 필요한 무엇이 있다는 증거다.
낡고 작은 홈구장을 가진 구단들의 관중 유치 기여도는 올해도 낮았다. 프로야구 흥행을 위해서는 구장 환경의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
4. 투고타저와 홈런 실종2007년 MVP는 두산의 다니엘 리오스다. 신인왕은 팀 후배 임태훈이다. 두 선수의 공통점이 있다. 포지션이 모두 투수다. 올해도 투수들의 해였다.
KBO가 시즌 전 투고타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내놓은 대안은 마운드 높이를 낮추고 반발력이 큰 공을 사용하며 스트라이크존을 좁히는 것이었다.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다. 리그 방어율은 지난해 3.58에서 올해 3.91로 높아졌다. 그러나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홈런 타자 가뭄은 여전했다. 홈런은 지난해 660개에서 43개 늘어났을 뿐이다. 30홈런 이상을 친 타자는 삼성 심정수(31개) 한 명뿐이다. 20홈런 이상을 친 타자도 7명에 그쳤다.
2000년에는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18명이었다. 7명 가운데 2명은 외국인선수이고 심정수와 양준혁(29개)은 프로 1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이다.
젊은 홈런 타자는 롯데 이대호와 한화 김태균, 이범호뿐이다. 재능 있는 야수들은 나타나고 있지만 대개 힘보다는 스피드와 정교한 타격이 돋보인다.
유망주들이 투수를 선호하는 아마추어 야구의 흐름과 젊은 야수들이 기회를 얻기 어려운 2군 시스템도 홈런 실종을 부추기고 있다.
외국인선수 쪽도 마찬가지다. 삼성, 두산, SK, KIA는 시즌 전부 또는 대부분을 투수 2명으로 외국인선수 쿼터를 운용했다. 타자 2명을 기용한 구단은 없다.
마해영(FA)은 “감독들의 지나친 작전 야구가 홈런 타자를 사라지게 한다”고 말한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타자들에게 큰 스윙을 버리라고 했다. 그 결과 삼성의 팀 홈런 순위는 지난해 6위, 올해 4위였다.
5. 불펜 강세와 선발투수 부재타이중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최대 난적인 일본전 선발투수는 시즌 방어율 4.06의 전병호였다. 프로야구의 투고타저 현상과 일본전 선발 전병호는 좀체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김경문 감독과 선동열 투수코치는 전병호를 단순히 가장 먼저 등판하는 투수로 생각했을 뿐이다. 하지만 정말 선발투수가 없었다.
올해 규정이닝을 넘기고 방어율 3점대 이하를 기록한 투수는 14명이다. 많은 숫자다. 그러나 이 가운데 6명이 외국인선수였다.
이렇게 보면 최근 투고타저의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야수보다 투수를 선호하는 구단들의 외국인선수 영입 취향이다.
지난해 류현진은 신인왕과 MVP상을 한 손에 거머쥐며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례적인 경우다.
방어율 3.00 이하 투수들 가운데 20대 선수는 류현진, 장원삼, 윤석민밖에 없다. 여기에 윤석민은 불펜 투수로 시즌 개막을 준비했던 선수다.
1990~1999년에 시즌 10승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179명이었다. 이 가운데 30살 이상 투수는 34명으로 전체의 19%였다.
반면 2000~2007년에 이 비율은 47%로 치솟았다. ‘젊은 에이스’가 점점 희귀해지고 있다.
이는 프로야구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과정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젊은 힘만으로 프로에서 성공을 거두기 어렵고 베테랑 선수들의 선수 수명은 더 길어지고 있다.
하지만 투고타저 흐름 속에서 젊은 에이스를 찾기 어려운 것은 이율배반이다. 내년에 삼성 배영수가 돌아온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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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스는 2007년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로 뽑혔지만 내년에는 일본에서 뛸 가능성이 높다.
사진 이휘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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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외국인선수, 일본과 한국올해 MVP 투표에서 리오스는 78% 득표율로 최고의 선수로 뽑히는 영광을 누렸다. 1998년 홈런 신기록(42개)을 세운 타이론 우즈가 김용수와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했던 점에 비하면 놀랍기까지 하다.
리오스는 2007년 한국프로야구의 에이스였다. 그렇다면 2008년은 어떻게 될까. 두산은 파격적으로 다년계약까지 제시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일본 진출 가능성이 더 높다.
일본야구에 정통한 한 인사는 “리오스는 일본에서도 연봉 100만 달러(약 9억 2천500만 원)이상에 계약 기간 2년을 제시 받을 수 있다”며 “계약금과 옵션을 포함하면 총액은 300만 달러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KIA에서 뛴 세스 그레이싱어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에게서 2년 5억 엔(추정액)을 제시 받았다.
일각에서는 실제 액수는 그 두 배는 될 것이라고 추정한다. 일본에서 ‘한국산 가이진(外人)’에 대한 신뢰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국프로야구가 일본프로야구 외국인선수의 테스트 무대가 되고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외국인선수는 국내선수와 달리 1년 계약이 원칙이다.
시즌 뒤 다음 해 계약체결 교섭권(보류권)을 갖지만 순전히 국내용이다. KBO 관계자는 “외국인선수가 해외 구단과 계약하겠다면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구단이 선수에 대해 갖는 가장 큰 권리는 보류권이다. 국내선수들에 대해서는 FA 자격을 얻기 전까지 보류권을 행사한다. 그러나 외국인선수의 보류권은 사실상 1년이다. 이중기준이다.
1년 계약이 아닌 다년 계약이 가능해지면 얘기는 달라진다. 외국 구단에 이적료를 받고 선수를 팔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 선수 시장은 점점 국제화되고 있다. 현행 외국인선수제도는 한 번쯤 원점에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7. 미국으로부터, 일본으로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야수 최희섭은 올해 KIA에 입단했다. 서재응도 시즌 뒤 KIA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은 이승학, 삼성은 채태인을 끌어들였다.
롯데에는 송승준, 최향남, 안병학 등 마이너리그에서 뛰다 돌아온 선수가 세 명이나 있다. 김선우(FA)와 류제국(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은 내년 또는 내후년에 국내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아마추어 선수들 사이에서도 한때 붐이었던 미국 진출은 시들하다. 과거 박찬호, 서재응, 김병현처럼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하는 사례는 드물다.
미네소타 트윈스의 김태민 스카우트는 “한국 유망주들이 원하는 계약금을 줄 수 있는 미국 구단은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선수들이 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일본 쪽으로는 유출 현상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LG의 간판 타자로 활약하던 이병규는 올해 주니치 드래건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FA 자격을 얻은 김동주도 일본 진출을 선언했다. 김동주의 일본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임창용이 전격적으로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입단했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일본프로야구의 한국선수들에 대한 평가는 크게 높아졌다. 일본에 3-4로 지긴 했지만 타이중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은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했다.
이 경기 시청률은 일본시리즈보다 더 높았다. “2008년 시즌 뒤에는 한국선수 여럿이 일본팀에 입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벌써부터 물밑 작업을 벌이는 에이전트들도 있다. 일본프로야구는 선수들의 미국 진출로 심각한 선수난을 겪고 있다. 일본으로서는 한국이 좋은 선수 공급처다. 여기에 이승엽과 이병규의 사례처럼 TV 중계권을 팔 수 있는 장점도 있다.
8. 시스템화롯데는 올해 숙원사업이던 김해 상동연습구장을 완공했다. 롯데가 ‘유망주들의 무덤’으로 불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허술한 선수 관리였다.
롯데에서 현대로 이적한 한 선수는 “이적 뒤 가장 놀란 게 원당구장 숙소”라고 말한 적이 있다.
두산은 2005년 12월 경기도 이천에 베어스필드를 완공했다. 한화는 올해 3월 “200억 원을 투자해 대전 대덕구에 전용 연습구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프로야구는 시스템 산업이다. 10년 전에 비해 주전선수들이 고령화된 점에서 보듯 좋은 선수를 뽑는 것보다 기르고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SK와 준우승팀 두산이 그렇다.
두 팀 감독이 모두 “조직 관리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그동안 한국프로야구는 해외전지훈련 실시, 2군 리그 창설, 스카우트 인력 확충, 데이터 전산화 및 체계적인 전력분석, 선진 트레이닝 기법 도입 등의 과정을 거치며 발전해 왔다.
아마추어 강자 대만이 프로에서는 한국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도 시스템의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개 중소기업이 구단의 모기업인 대만프로야구에는 아직 2군 리그가 없다.
9. 현대 유니콘스KBO 신상우 총재는 올해에만 두 차례 “현대 유니콘스 매각 문제가 곧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 모두 식언으로 끝났다. 인수 기업을 찾지 못한다면 내년 프로야구는 7개 구단으로 운영해야 한다.
현대에 100억 원 이상의 지급 보증을 선 KBO는 더 이상 도와줄 여력이 없다. 7개 구단 체제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선수들은 일자리를 잃는다.
현대 선수들만이 아니다. 이미 각 구단은 내년 보류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현대 선수들이 시장에 나오면 그만큼의 선수들이 방출돼야 한다. 구단직원들도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KBO는 지급 보증 금액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한 팀은 반드시 쉬어야 하는 일정 때문에 전체 경기수는 물론 구단당 경기수도 준다. 결과적으로 프로야구 전체의 채산성은 더욱 떨어진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나진균 사무총장은 자업자득이라고 말했다. 2000년 이른바 ‘선수협 사태’ 이후 KBO와 8개 구단은 “프로야구는 적자 사업”이라는 논리를 확대재생산해 왔다.
프로야구단이 열악한 수익구조에 허덕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프로야구 참여를 유도할 만한 논리를 개발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현대는 지난 10월 5일 수원구장에서 이미 고별 경기를 치렀다.
믿거나 말거나
2008년에 대한 황당한 예언■한국야구위원회(KBO) 신상우 총재는 “7개 구단으로는 운영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킨다. 그래서 국군체육부대 상무가 1군 경기에 합류한다.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 상무 김정택 감독은 “내년엔 이대호가 입단한다”며 돌풍을 예고한다.
■7개 구단 경기일정에서는 선발 로테이션을 짜는 게 복잡하다. 그래서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김영덕 전 빙그레 이글스 감독이 일흔두 살의 나이로 일선에 복귀한다.
■두산은 다니엘 리오스를 결국 놓친다. 하지만 누군가가 또 나타난다.
■SK의 ‘스포테인먼트 시즌 2’가 이어진다. 이번엔 김성근 감독이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그라운드를 돈다.
■SK는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이번에도 1,2차전에서 진다.
■마침내 대구시가 야구장 문제를 해결한다. 대구월드컵경기장을 프로축구 대구 FC와 공동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LA 다저스가 1958년부터 1961년까지 LA 콜리시움을 사용한 이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종합경기장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다. 단,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2011년에는 사용금지다.
■3할1푼3리로 시즌을 마친 SK 이진영이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전격적으로 입단한다. 라쿠텐 노무라 가쓰야 감독은 “오 사다하루 감독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에는 무조건 이진영이 선발 우익수”라고 공언한다.
■시즌 뒤 KIA의 이대진이 은퇴한다. 성적은 5승8패 방어율 3.68. 이대진은 “부상 없는 한 해였다는 데 만족한다”는 은퇴 소감을 밝힌다. 은퇴 뒤 코치 연수 대신 트레이닝스쿨 입학을 택한다.
■LG가 드디어 외국인선수 농사에 성공한다. 새 외국인선수는 홈런 34개를 날리며 종전 팀 외국인 타자 최다홈런기록(17개)을 두 배로 늘린다. 그의 이름은 클리프 브룸바다.
■한화 류현진은 3년 연속 200이닝을 넘어선다. 그리고 시즌 뒤 트레이너 연수 중인 이대진과 깊은 대화를 나눈다.
■김진우가 KIA에 돌아와 마음을 잡는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은 좀체 잡지 못한다.
■삼성 신명철은 마침내 사이클링히트에 안타 하나만을 남겨둔 채 9회초 마지막 타석에 선다.
■지난해까지 KIA 김상훈의 투수 리드는 투 스트라이크 뒤에는 무조건 변화구였다. 2008년에는 가끔 직구도 요구한다.
■롯데는 구단 사무실에 자체 도서실을 만든다. 대출 순위 1위는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다.
■LG 신인 이형종은 데뷔전에서 역전 홈런을 맞는다. 그러나 울지 않는다.
■LG 김재박 감독은 4,5위가 결정되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9회말 2사 만루 위기에서 상대 타자의 타구가 2루수 쪽으로 떠오르자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그라운드로 뛰어나간다.
■KIA 이현곤이 베이징올림픽 본선에서도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는다. 그러나 이번에도 대주자다.
■삼성 양준혁이 시즌 도중 전격적으로 결혼발표를 한다. 단, 결혼식은 3,000안타를 친 뒤에.
■FA계약 뒤 부진에 빠진 LG 조인성이 야수로는 처음으로 5일 로테이션을 지킨다.
■삼성 전병호가 메이저리그 강속구 투수의 팔꿈치 인대를 이식 받아 시속 150km의 직구를 던진다. 한 달 뒤 인대의 원래 임자가 릭 앤키엘로 밝혀진다.
■한화 김태균은 이번엔 뒤로 넘어진다.
■두산 최준석은 다시 체중 감량에 도전한다. 2008년에는 벨트가 보이지 않게 되는 때가 6월로 늦춰진다. 지난해는 5월이었다.
THE BEST of 2007■아쉬운 세리머니
양준혁(38)은 6월 9일 잠실 두산전에서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2,000안타를 달성했다. 1루에서 두 손을 번쩍 들었지만 더 이상의 세리머니는 없었다.
뒤늦게 아쉬움을 느낀 양준혁은 11월 21일 방영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릎팍도사’에 나와 “내년에 장종훈(39)의 통산 홈런기록(340)을 깬 뒤에는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 스텝을 밟겠다”고 말했다.
요즘 개인훈련을 하고 있는 양준혁은 짬짬이 노래방을 찾아 ‘까투리타령’을 대체할 애창곡을 찾고 있다.
■이일천하
KIA 손지환(29)은 6월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진기록을 세웠다. 6-2로 앞선 7회초 무사 1,2루에서 주자 2명과 타자주자를 모두 잡는 삼중살 수비를 펼쳤다.
다음 날인 6월 14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방망이가 폭발했다. 올시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5타수 4안타를 쳤는데 4회 1점과 5회 3점 연타석 홈런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상승세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6월 15일과 16일 잠실 LG전에서 무안타에 그치더니 7월 한 달 동안 안타를 4개밖에 때리지 못했다.
■9회 진정한 영웅
두산 다니엘 리오스(35)는 10월 3일 잠실 현대전에서 9회 1사까지 단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현대 벤치는 이닝이 진행될수록 술렁거렸다.
현대 한 선수는 “5회까지 ‘설마’하던 분위기가 6회부터는 ‘제발’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강귀태(28)는 9회 1사후 타석에 들어서기 전 동료들에게 안마까지 받았다. 좌전안타를 친 강귀태는 경기가 끝난 뒤 구단 버스 안에서 동료들에게 ‘퍼펙트 맨’으로 불렸다.
■누가 가장 빠른 걸까
두산 이종욱(27)과 고영민(23), 민병헌(20)은 올시즌 113개의 도루를 합작했다. 이들에게 “누가 가장 빠르냐”고 물었다. 결과는? 이종욱, “병헌이가 가장 빠르죠.” 고영민, “종욱이 형이 가장 빨라요.” 민병헌, “영민이 형이 가장 빨라요.”
첫댓글 LG 관한 예언은 애초에 틀렸네 그냥 ㅡㅡ;;타자용병은 있지도 않은데
■LG 김재박 감독은 4,5위가 결정되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9회말 2사 만루 위기에서 상대 타자의 타구가 2루수 쪽으로 떠오르자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그라운드로 뛰어나간다.
글러브를끼고 그라운드에 달려간 김재박은 선수시절 빠른발을 이용해 공을잡아낸다
근데 공이 글러브를 맞고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