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위한 찬가 - 시심과 여성시대를 말한다
이케다 SGI 회장(이하 SGI 회장) : 위대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위대한 어머니의 존재가
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추억은 끝이 없지요.
와이더 박사(이하 박사) : 어머니는 열의가 넘치는 분이었습니다.
"열의 없이 성취된 위업은 하나도 없다"는 에머슨의 잠언을 몸소 실천한 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인가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이 일은 나도 할 수 있어!" 하며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어머니는 무슨 일이든지 제 감정을 금방 알아차리셨기에,
어머니에게 안기면 언제나 기분이 좋았습니다.
SGI 회장 : 제가 '위대하고 존귀한 어머니의 교향악'이라는 제목으로 지은 장편시 중
다음의 한 구절은 박사와 어머니의 아름다운 유대를 떠올리게 합니다.
"어머니는 태양이다. 무엇보다도 밝다. 어머니는 대지다. 한없이 풍요롭다.
어머니는 행복의 깃발이다. 언제나 명랑하게 고개를 들고 가슴을 편다."
"어머니를 괴롭히지 마라! 어머니를 지켜라! 어머니를 찬탄하라!
어머니를 절대로 멸시하지 마라! 어머니에게 온갖 진심과 애정을 바쳐야 한다.
그래야 인간이다."
박사 : 참으로 훌륭한 심상으로 가득한 시입니다. 그중에서도 '어머니는 태양'이라는
표현은 마음을 북돋는 매우 기쁜 말입니다. 왜냐하면 서양에서는 여성을 흔히 '달'에
비유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아름다운 달을 좋아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의존'이라는
이미지가 함께하기 때문에, 이케다 회장이 여성을 '태양'에 비유하시니 무척 기쁩니다.
어머니는 자녀에게 빛을 비추고 따뜻함을 전하는 '태양'과 같은 존재입니다.
SGI 회장 : 밤낮으로 아이를 키우는 일에 분투하고, 가족과 지역 그리고 사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행동하는 세계의 많은 어머니에게, 박사의 이야기는 한없는 격려가 될
것입니다.
박사 : 저도 어머니에게 일하는 자세를 배웠습니다. 어머니의 지론은 '이 세상에서
어떤 일을 하든 또 어떤 직장을 다니든, 열의를 다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SGI 회장 : 현대에 가장 필요한 지헤입니다. 이는 창가교육 사상과도 깊이 통합니다.
'무엇을 위해' 배우는가. 자기만이 아닌 인류의 행복을 위해, 평화를 위해 공헌하는
사람으로서 존귀한 사명을 완수하기 바란다는 어머니의 마음과 저의 마음은 똑같습니다.
저는 2002년 10월, 학생들의 요청으로 소카여자단기대학에서 특별수업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자기자신을 만들어야 합니다. 자기 안에 행복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자기가 행복해지면, 한 가족도 한 집안도 우인도 구할 수 있습니다."
라고 격려했습니다. 박사는 '행복을 끌어당기는 힘'이라는 묘한 힘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계십니다.
SGI 회장 : 와이더 박사는 교양대학으로 유명한 명문 콜게이트대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계십니다. 대학이 있는 매디슨군 해밀턴은, 시정(詩情)이 풍부한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지요. 용기를 북돋는 촉매제가 가득한 자연 속에 대학이 있다는 사실이 대단합니다.
저도, 학생들이 자연을 벗삼아 신선한 감성과 지성을 연마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여겨왔습니다. 소카학원(創價學園)은 학생들이 생명의 인연을 실감하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박사 : 소카학원이 개최하는 '서머 세미나'와 같은 귀중한 체험은, 자연이 지닌
다양성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2006년 6월, 도쿄에 있는
소카학원을 방문해 훌륭한 학습환경에 크게 감명했습니다. 저는 학원생 여러분과
상상력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상상력은 역경을 플러스 방향으로 전환하는 힘이 된다'
는 사실 등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학원생의 열의와 상상력에 대한 통찰을 보고,
현대에 사는 '젊은 에머슨'을 보는 듯 했습니다.
SGI 회장 :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에머슨은 서재에 조개껍데기와 화석 등
자연과 생명의 흔적을 보여주는 물건들을 두었다고 들었습니다.
박사 : 예. 어린이들이 매력적으로 여길 만한 희귀한 물건으로 가득했습니다.
에머슨은 산책을 하며 자녀들에게, 우인인 소로 등 다른 사람들이 발견한 계절의 현상
이나 희귀한 식물을 보여주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에머슨도 이런 야외소풍을
즐겼으며 자녀들도 매우 좋아했습니다. 이케다 회장도 가족과 함께한 화초와
식물에 얽힌 추억이 있습니까?
SGI 회장 : 우리 가족에게는 '벚나무'에 대한 추억이 있습니다.
창가학회 회장으로 취임한 후에는 고된 업무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도 자연에
눈을 돌려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나름대로 소중히 해왔습니다.
어느 해 봄, 장남이 흩날리는 벚꽃을 바라보며 '꽃눈이 내린다'라고 시를 읊었습니다.
저는 그 시를 받아 '아버지의 어깨에도'라고 말을 이었고, 아내는 '어머니의 머리에도'
라고 시를 끝맺었습니다. 가족이 함께 지은 추억의 시입니다.
박사 : 가족이 함께 읊은 시를 듣고 감동했습니다. 시가(詩歌)는 그야말로
가장 강력한 '선(善)'의 에너지이며, 공동으로 창작한 시는 더욱 그렇습니다.
부모는 자신과 자녀가 원하는 만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시간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닙니다.
SGI 회장 : 맞습니다. '자녀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고 자주 말합니다.
'부모가 매일 열심히 일하고 지역을 위해, 사람들을 위해 행동하는 모습은
반드시 자녀의 마음을 비추고 그 생명을 빛낸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SGI 회장 : 인도 비폭력 운동의 영웅인 마하트마 간디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든 가정은 하나의 대학이며 부모는 그 대학의 교수다."
평화를 위해, 교육을 위해 활기차게 활약하는 와이더 박사도, 총명한 부모님과
새긴 추억이 많겠지요? 부친은 언제나 긍정적이며 매우 밝은 분이었다고 들었습니다.
박사 : 아버지는 남들을 격려하는 일을 무엇보다 좋아하셨습니다. 특히 고등학교나
대학을 막 졸업한 청년들을 격려하는 일을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저도 아버지에게
격려 받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있습니다. 첼로 배우기를 막 시작했을 무렵,
학교 연주회에서 첼로 독주를 했습니다. 아버지는 출장 중인데도 격려 전보를
보내주셨습니다. 겨우 아홉살인 딸을 위한 전보였습니다! 저는 놀랐지만 무척 자랑
스러웠습니다. 그때 받은 전보를 지금까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SGI 회장 : 부친은 사람의 마음을 잘 아는 위대한 인간교육자이셨군요.
그러한 자상한 배려와 마음이, 자녀들과 '마음의 유대' '신뢰감'을 더욱 강하게
하는 것이겠지요.
박사 :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가정이 본디 지닌 훌륭한 가능성을 발휘하려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서로 존중하고 신뢰감을 쌓고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합니다.
SGI 회장 : 에머슨의 어머니와 자녀들의 유대가 떠오릅니다. 에머슨의 아버지는
불행히도 젊은 나이에 별세했습니다. 어머니 루스는 어려운 생활을 잘 꾸려나가며
에머슨의 형과 남동생을 포함한 자녀 세명을 하버드대학교에 입학시켰습니다.
에머슨의 형 윌리엄이 하버드대학교에 입학한 뒤 기숙사 시설이 허술하다고
한탄하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어머니는 "사소한 일에 구애받지 말고 큰 뜻을
지녀라!" "엄마는 네가 도덕적으로 진보하고 덕행이 향상하기를 무엇보다 강하게
기원하고 있다"라고 격려하는 답장을 보냈습니다.
박사 : 에머슨의 가정은 물질적으로는 가난했지만 지성과 정신면에서는 풍요로웠
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의 경향은 결코 좋은 징후가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돈이 많은 것'을 성공의 증명이라고 여기며, 점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한 사회의 모습은 소비에는 적합할지 모르겠지만,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일로는 이어지지 않습니다.
SGI 회장 : 중요한 말씀입니다. 불전(佛典)에는 '자타 함께 기뻐하는 일'
'자타 함께 지혜와 자비를 지니는 일'을 '진실한 환희'라고 설합니다.
진실한 행복은 사람들을 위해, 사회를 위해 공헌하고 기쁨을 공유하는 삶의 자세에
있습니다. 그러한 창조적인 삶의 자세가 인간성을 회복하는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을 다한 '격려'가, 상대에게 살아가는 희망을 주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을 줍니다.
박사 : 제게는 올해(2010년) 열다섯살이 되는 외동딸이 있습니다. 저는 딸의
창조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장 신경 썼습니다. 부모로서 자녀의 마음을
존중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여겼습니다. 누구나 '다른 사람이 존중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부모와 가족을 비롯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SGI 회장 : 정말 중요한 말씀이군요. 자칫하면 자녀에게 '장래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등 꿈과 이상을 지나치게 기대하다 보면, 다른 자녀들과 비교하며
일희일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녀들이 인격의 토대를 육성하려면, 와이더 박사가
실천하신 것처럼 부모와 자녀가 서로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요.
박사 : 딸이, 중요한 일이나 열심히 하고 있는 일을 엄마에게 말해줄 때 부모로서
자식 키우는 보람을 느낍니다. 그 순간, 딸이 인간으로서 다부지게 성장하고
자기다움을 발휘하며, 자기 세계를 즐기고 있음을 느낍니다. 사람은 마음이 흡족해지면,
자신의 내면에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알며,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훌륭한 일에 도전하는
용기를 얻습니다. 딸이 무엇인가로 고민할 때,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도 마찬가지로
마음이 든든하기 때문에 엄마로서 소중히 하고 있습니다.
SGI 회장 : 저도, 많은 어머니와 가정은 자녀에게 '안심할 수 있는 항구' '행복한 등대'
였으면 한다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어린 시절뿐 아니라 중학생, 고등학생 그리고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기쁜 일이나 여러 시련과 과제에 부딪힐 때에
되돌아갈 수 있는 '마음의 항구'는 가정이어야 합니다.
박사 : 저는 자녀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친다'는 태도가 되지 않도록 늘 조심합니다.
저는 자녀들이 '엄마도 감정을 지니고 사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또 자녀가, 부모의 기분을 헤아릴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녀는 '엄마를 기쁘게 해드렸다'고 느끼는 순간
가장 기뻐합니다. 자녀는 어떻게 하면 부모가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SGI 회장 : 불전에는 '백조가 나타나자 백마는 백조를 보고 큰 소리로 울었다.
그 백마의 모습을 보고 왕도 건강을 되찾았다'는 비유가 있습니다. 이 비유를
알기 쉽게 설명하면, 백조는 '자녀'이고 백마는 '부모', 왕은 '사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가정에는, 부모의 기쁨이 퍼집니다.
그 아름다운 가정의 유대가 지역에 퍼지면 사회 전체도 밝은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그야말로 어린이는 사회의 '보물'이고 '희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