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비자물가지수 반영”… 주거비 등 핵심 비용은 제외
팬데믹 기간 임금 정체, 높은 물가에 실질 소득은 제자리
온타리오주의 최저임금이 오는 10월 1일부터 시간당 17.60달러로 오르지만, ‘생색내기 인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실제 토론토 지역에서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생활임금’인 시간당 26달러와는 격차가 너무 커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타리오 주정부는 이번 40센트 인상이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연동된 2.4% 인상이며, BC주에 이어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정부의 계산 방식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기준으로 삼는 소비자물가지수는 실제 가계 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최저임금 근로자들이 체감하는 생활비 압박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온타리오 생활임금 네트워크가 주거, 식품, 교통비 등을 종합해 산출한 지난해 광역토론토 지역의 생활임금은 시간당 26달러에 달한다. 최저임금만으로는 기본적인 생활조차 영위하기 힘든 구조다.
이러한 격차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더욱 심화했다. 2023년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함께, 팬데믹 기간 동안 캐나다의 저임금 근로자 임금은 미국 등 다른 국가들과 달리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정체됐다. 이로 인해 저임금 계층의 실질 소득은 오히려 감소했으며, 이들에게 최저임금은 생계와 직결된 절박한 문제가 됐다. 최저임금 근로자는 더 이상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이 아니라, 흑인, 여성, 신규 이민자 등 사회적 약자 계층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이 현실을 겉도는 가운데, 민간 기업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640곳 이상의 온타리오주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생활임금’을 도입한 것이다. 이들 기업은 생활임금 지급이 이직률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는 ‘현명한 투자’라고 강조한다.
이는 정부의 강제적인 규제가 아니더라도, 기업 스스로 상생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