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저 이번에 제대로 된 유튜브 방송국 하나 만들면 어떨까요?
1.
항암으로 육체적으로 바닥을 경험하고 있을 때
가장 힘든 것은
시간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하루 24시간이 너무 길었습니다.
특히 밤에 잠들지 못하고 날 밝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2.
낮 시간에도 인터넷을 통해서 이런 저런 것들을 써핑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불안과 공포는 더 가중되고 마음은 더 우울해져
하루를 보내는 시간은 점점 더 길어져만 갔었습니다.
하나님이 내게 새롭게 주신 소명
내 백성을 위로하라
comfort my people
어떻게 저들을 위로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하면 저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
저들의 부정적인 긴 하루를 줄여줘야겠다.
그러기 위하여 긍정적이고 감동적인 시간을 마련해 주어야겠다.
그래서 시작한게
날마다 기막힌 새벽이고
CMP 집회였습니다.
3.
CMP 집회는 6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적잖은 예산을 투입하였고
기쁨으로 돕고 섬기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서울에서 하는 집회에 부산에서도 참석하는 암환우들이 있었고
부산에서 하는 집회에 서울에서 참석하는 가족들이 있었습니다.
저들이 기뻐하고
감격하고
위로받고
힘을 얻는 좋은 집회가 되었습니다.
4.
날마다 기막힌 새벽은
오늘까지 267회 방송을 내 보냈습니다.
암 환우들만 보는 방송은 아니지만
많은 암 환우들이 이 방송을 듣습니다.
구독자는 10만을 넘었고
매일 방송되는 설교는 평균 6-7만 명이 청취합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거기서 힘을 얻고
그 힘으로 고통과 불안과 우울을 조금씩 몰아내며 사시는 분들이 꽤 됩니다.
4.
얼마 전 메일 하나를 받았습니다.
cmp 집회 때 사진을 함께 보내오셨는데
거의 앞에 앉아 계셨던 분으로 정확히 기억이 나는 사진이었습니다.
그 메일을 읽고 갑자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소개해도 괜찮을 것 같아
아니 좋을 것 같아 잠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5.
목사님 안녕하세요^^ 저는 김00이라고 합니다.
CMP집회에 두 번 참석했었구요. 제가 아파서는 아니고 아버지가 아프셨어요.
우연히 목사님의 집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도 암 환자분들을 위한 예배라는 것을 알고, 아빠에게 이야기해서 엄마와 함께 셋이 달려갔었습니다.
제가 참석했었 을때가 3차와 4차인데요. 엄청난 은혜가 있었어요.
아빠는 췌장암이셨는데요. 2017년 9월에 수술받으셨어요. 췌장암 3기셨는데, 여러 가지 증상들로 많이 힘들어하셨죠.
그 이후로 급성심근경색을 겪으셨고, 척추 세군데가 골절이 되어서 제대로 앉을수도, 누울수도 없는 몸 상태 이셨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사님의 CMP집회는 진통제 투혼을 발휘해가시면서 꼭 참석하셨어요.
목사님의 날기새를 들으시면서도 아멘 아멘 하시면서 말씀을 받으셨어요.
특히 목사님의 CT검사결과를 들으실 때에는 "아멘~!"하시면서 "목사님! 벌떡 일어나세요! 네? 저는 죽어도 괜찮지만 목사님은 벌떡 일어나셔야합니다!" 화면을 보시며 큰 소리로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5차 집회 날짜와 장소가 부산인것을 듣고, 차를 타고 갈까 기차를 타고 갈까, 차가 좋겠다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는데요. 12월에 넘어지시면서 고관절이 부러지셨고, 그 이후로 집에 좀 계시다가 결국 병원으로 가셨어요. 그래서 부산집회는 못갔습니다. 저희 집은 포천인데요. 가장 멀리서 참석한 사람이 되고 싶었었는데 많이 아쉬웠어요.^^
목사님, 아빠는 2월 6일에 하나님 품에 안기셨어요. 천국가서 주님 만나면 "주님 저 너무 힘들어서 왔어요"라고 말씀하시며 품에 안기신다 하셨는데 정말 그러셨을것 같아요.
아빠가 천국가시기 전날에, 아빠병원에 앉아있는데, 주님은 저에게 "내가 너의 친밀한 아빠가 되어줄게"라고 선명하게 말씀해주셨어요. 뜬금없는 주님의 고백에 오늘 왜 이런 말씀을 하시지? 생각이 들었지만 아멘으로 받았지요.
저는 아주 어릴 때부터 가정천국이 첫 번째 기도제목이었는데요. 다 말할 수 없는 우리 가족의 아픔들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주님은 아빠의 시간을 사용하셔서 서로가 서로를 용서하도록 하셨고 실제로 서로의 마음에서 놓임을 받는 시간도 갖게 하셨어요. 결국 모든 불순물을 다 태우시고 주님이 주신 사랑만 남은 가정천국을 이루어주셨어요. 너무 감사하지요 정말...
참 신기하게도요.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날에 아빠와 대화를 나누는데..아빠의 사명이 다했다는 마음이 들면서..더 살아계시길 원하는 건 제 욕심이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 생각을 하면서 저도 놀랐는데요. 정말 이렇게 사랑하면서 살면 너무 좋겠다 싶을정도로 행복했었거든요. 근데 그게 저의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빠의 통증은 여전했으니까요. 저의 원함보다는 아빠가 얼마나 고통스러운까에 집중하게 되었어요.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와 혼자 방안에 있는데 참을 수 없는 마음에 감동이 있어서 화장대 앞에 앉아서 혼자 울며 기도했어요. 그리고 다음날 새벽 일찍 눈이 떠졌는데 엄마에게 전화가 왔어요. 아빠가 돌아가셨다고요.
지금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서 말할 수 없는 그리움이 울컥하고 올라옵니다. 말그대로 너무너무 그리워요. 슬프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제야 선명하게 보이는 아빠의 마음들이 있어요. 그치만 천국에서 주님이 예비하신 면류관을 쓰고 계실 아빠를 떠올리면 그 기쁨이 슬픔을 덮어내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정말이지..저도 주님이 정하신 때에 천국을 가면 아빠가 먼저 나와서 "아빠가 기다리고 있었지!"라고 말씀해 주실 것 같아요.
목사님, 그냥... CMP 집회와 날기새 말씀을 통해서 너무 많음 힘을 얻었고 은혜를 받고 있어요. 그리고 목사님께서 같은 아픔을 가지시고 선포하시는 말씀에 아빠가 너무나 큰 위로와 힘을 얻으셨어요. 그래서요. 이 땅에서 맞았던 아빠와의 마지막을 목사님께 간증하고 싶었어요. 그 고통의 시간들이 천국과 같이 변했었다고요..
목사님, 목사님의 건강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리고 마음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그리고 아픈 분들…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데..제 기도를 보탭니다.
6.
이 메일을 읽으면서
하나님이 나에게 참 기가 막힌 일을 맡겨 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참 복을 많이 받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기막힌 일을 나에게 맡겨 주신 하나님이 너무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엉뚱한 생각을 여러분들과 나누면서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7.
그 엉뚱한 생각이란
정식으로 방송국을 하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제까지는 그냥 혼자 집에서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서 올리는 날마다 기막힌 새벽 하나만을 올리지만 우리 암 친구들이 하루 종일이라도 보면서 은혜 받고 위로 받고 힘을 얻는 컨텐츠들을 전문적으로 제작하여 올리는 전문방송국을 하나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공간도 마련하고
장비도 제대로 갖추고
소명감 있고 실력 있는 직원들도 모집해서
본격적으로
전문적으로
차별성있는
방송국을 만들어
우리 암 환우들(꼭 암 환우들만이 아니더라도)에게 큰 힘이 되는 좋은 컨텐츠들을 많이 개발하여 올려 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
그러다보면
날기새 뿐만 아니라
날기새 만큼
날기새를 능가하는 좋은 프로그램도 나올 수 있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제가 언젠가 더 이상 날기새를 진행할 수 없게 될 때에도 우리 암 친구들이 여전히 은혜 받고
힘을 얻는 지속가능한 방송국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9.
그렇게 하려면
방송국을 운영하고
컨텐츠를 개발하는 비용이 필요할 터인데
날마다 기막힌 새벽을 날마다 보시는 여러분들에게
한 달에 몇 천원 혹은 만 원씩이라도 구독료(?)를 달라고 하면 어떨까요?
그렇다고 해서 꼭 구독료를 내야만 날기새를 보실 수 있게 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냥 좋은 뜻에 동의해서 협력해 주시는 분들의 후원만으로도 충분히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제 머리 속에는 이런 것도 만들어보고 싶고
저런 것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마구 떠 오릅니다.
그리고
통증으로
우울함으로
불안함으로
지루하고 긴 하루를 지내는
우리 암 환우들이 우리 방송국의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새 힘을 얻고
그 힘으로 힘든 투병생활을 잘 이겨나가는 근사한 그림이 그려집니다.
10.
평생 그런 그림을 그리며 살았습니다.
나이 오십에 교회개척
나이 육십에 교회분립
나이 칠십에 또 병이 도졌습니다.
저는 이 병이 도질 때가 제일 신나고 행복합니다.
여러분 저 이번에 제대로 된 유튜브 방송국 하나 만들면 어떨까요?
첫댓글 멋지십니다^^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