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오의 나라처럼 사람을 귀히 여기지 않는 시대입니다. 생산성에 기여하지 않는
이를 배제하고, 무관심하게 대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교회마저 작은 자를 무시하고 큰 자 중심으로 운영하니 더 이상 말해
뭐 합니까? 하나님은 목자로서 길 잃은 한 마리 양을 찾기 위해 아흔아홉 마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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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목자에게 맡겨두고 찾아 나서는 분입니다. 요즘 중 고 삐리들은 고작 해야
컴퓨터나 모바일을 하고 놀지만, 저 어릴 적에는 이것저것 놀 거리가 많았는데 그
중에 '오징어 놀이'는 여러모로 성경적인 놀이였습니다. 우선 나이나 남녀의 제한이
없는 것은 물론, 최소 정족수 2명 이상이면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닙니까? 주님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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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세 사람이 모인 곳이면 어디든 함께 하시겠다고(마 18:19) 하셨으니 모르긴 해도
그때 우리가 노는 곳에 울 주님께서 함게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가위바위보로 편을
가르고 공수를 나누면 수비보다는 공격이 더 신이 납니다. 오징어 몸통 부분에
있는 관문을 가까스로 통과한 사람은 그때부터 외발에서 두 발로 다닐 수가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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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데 체격이 조금 왜소하더라도 두 발로 다니니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저는 중학생
때까지는 별명이 가시(160cm, 45k)이었습니다. 삐쩍 말라서 힘도 못 쓰고, 그렇다고
빠르지도 못했습니다. 만약에 지금 오징어 놀이를 한다면 공수에서 단단히 힘을 썼을
텐데 아쉽습니다.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여간 비호처럼 날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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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들을 섬멸하다가 마지막으로 적진에 입성하여 만세를 부르면 놀이에서 죽었던
친구들이 모두 살아나고 우리는 다시 원으로 돌아가 공격 팀이 되는데, 만세를 부르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작전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제가 알기는 채무 상환이 어려운 개인
채무자를 상대로 빚을 탕감해주는 '위크 아웃'이 2004년부터 시행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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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는데 사실 조건이 까다롭고 복잡합니다. '오징어 놀이'에선 만세만 부르면 한눈팔다
죽었든지, 외발로 겁 없이 덤비다 죽었든지, 묻지도 따지지 않고 모두 다 회생한다는 것이
아닙니까? 드디어 문프가 대선 공약이었던 저소득 층 빚 탕감 정책의 수혜자 명단을 발표
했어요. 수혜자가 159만이라고 하는데 부채의 원금 기준으로 하면 6조 2000억 원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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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니다. 정부가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중위소득의 60% 이하로 대략
1인 가구 기준, 월 소득 99만 원 이하면 전액 빚 탕감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중위소득 60%를 웃돌아도 채무자의 재기를 돕는 차원에서 빚 원금의 90%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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깎아주기로 했고, 또한 신용 회복 위원회에 '취약 채무자 특별 감면 제도를 도입해
소액의 빚으로 고통받는 저소득층 지원을 상시화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취약 채무자 특별
감면 제도는 빚 원금이 1,500만 원 이하인 기초 수급자나 고령자, 장기 소액 연체자 등
취약 계층이 3년간 금융기관 채무를 성실히 갚으면 남은 빚을 탕감해 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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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책의 성공 관건은 신청자가 얼마나 많을 것이냐에 달려있습니다. 국민행복기금
역시 2013년 출범 당시엔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았지만 연제 차의 빚을 30-60%씩
깎아주는 방식이 시장 원리에 어긋난다는 우려와 함께 연체자의 재기를 돕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교차했습니다. 장기연체자의 특성상 본인이 수혜 대상인지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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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가 많아 정작 신청 인원이 많지 않았던 데다가 빚을 깎아줘도 나머지 빚을 갚을 형편이
안 돼 이 제도를 이용하지 않는 미약 정자도 상당했기 때문에 그간 행복기금에서 채무조정을
받은 사람은 전체 대상자 280만 명 중 20%인 58만 2000명에 불과했습니다. 이번에도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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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습니다. 장기연체자의 경우 연체 기간 15년 이 되면 소멸 시효가
되어 굳이 신청하지 않더라도 빚을 완전 탕감 받을 자격을 갖추게 됩니다. 기존 연체자가
빚 탕감을 신청할 경우 소득 심사를 통과해도 추심만 중단되고 3년 뒤 채권이 소각 되는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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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에 따라선 차라리 채권의 소멸시효 도래를 기다리는 게 나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연병, 세금도 남아돈다는데 이왕 해주는 거면 전액 탕감을 해줄 것이지 1500만 원 미만
자만 혜택을 주는 건 뭐랍니까?
2019.3.10.sun. 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