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낙동강 페놀사태를 아시나요?
50세이상 되시는 분은 아마 잘 아실겁니다. 그때 경험했던 끔찍한
악몽이 아직도 뇌리에 생생합니다.
지금으로부터 28년전인 1991년 3월 14일 밤10시.경북 구미에
위치한 '두산전자'라는 업체에서
사용하던 페놀 원액이,저장탱크의
노후로 파손되어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두산전자는 회로
기판을 제조하는 회사인데, 페놀은
이 기판을 세척하는 용도로 사용
했다고 합니다. 흘러나온 양은
대략 30톤 정도였는데, 밤새 낙동강을 흘러서 부산까지 도달할
때까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사건은 아침부터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도달한 대구쪽
시민들이 냄새를 감지했고, 이윽고,
밀양,함안,부산등으로 확산되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취수장에서의
대응이었습니다. 3월은 갈수기라
강물의 유량이 적었고, 그래서 강물의 오염도가 높아 냄새가 나는것으로 오해했던 것입니다.당연히 취수장 관리자는
추가로 염소를 투입했고, 이제는
더이상 걷잡을 수 없이 악취가 심화되는 사태로 번졌습니다.
왜냐하면, 페놀과 염소가 결합해
클로로페놀이 생성되었고, 클로로페놀은 아주 심한 악취를
내는 물질입니다. 바로 살충제의
원료로 사용되는 그 물질입니다.
정부에서는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수돗물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수돗물을 공급했을까요. 전국에 있는 식수차
를 총동원해 수원지와 다른 강물을
퍼날랐습니다. 당연히 물공급은
태부족이었죠. 그당시 제 기억
으로는 3일정도 이런 고통을 겪었
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상상도
안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문제를 일으킨 두산전자는 회사가
아예 없어졌고, 두산 그룹오너가
물러나고, 사장은 구속되고, 환경부장관이 경질되었고, 관련
공무원 수십명이 구속되었죠.
재미있는 사실 하나.
그 당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던
두산의 OB맥주가 2위의 크라운 맥주에 1위자리를 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OB맥주는 결국 외국
계 회사에 매각되는 슬픈 운명을
맞이 했고요.
전화위복이 된것도 있습니다.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각성하는
전기가 마련되어, 환경보전법이
세분화되고,새로운 관련법이
만들어졌고,유역별 환경관리청이
신설되었습니다.
그리고, 생수시장이라는 전혀
생소한 시장이 생겨 오늘날 거대한
제품군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매일 식수로 사용하는 낙동강을 어떻게 대하고 있습니까.
돈이 든다고,귀찮다고 함부로
오염시키고 있지는 않는지요.
낙동강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부산 시민은, 한강을 식수로 사용
하는 서울 시민과 과연 동등한
대접을 받고 있을까요.
한강상류는 그야말로 철저한 관리
와 설치제한이 시행되고 있지만,
낙동강은 염색공단,위천공단등
무려 5개의 공단을 거쳐 시민
들에게 공급되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낙똥강이라고 비아냥
대고 있으니.....
그리고 또 하나.
정말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지만
만일 북한이나 테러단체가 사회
혼란을 야기할 목적으로, 낙동강에
냄새도 안나는 독극물을 푼다면?
낙동강은 우리의 젖줄이자 생명줄
입니다. 매일 업무차 낙동강변을
달리면서 많은 반성을 합니다.
앞으로는 이 강을 내생명 만큼이나 사랑해야 겠다는 사실을.
첫댓글 페놀사태를 아는 50대 이상 준 1인...
다시는 없어야 하지만 그런 중요한 사건만 기억하기에는 환경이 너무 나빠지고 있으니...
작은 것부터 실천도 중요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