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한자] 反動(반동)
反動의 역풍은 스스로 초래하는경우가 많아
세상이 바뀌었음을 실감나게 하는 말 중의 하나가 反動이다.
예전 같으면 공산주의자들이 잘 쓰는 말이라 해서 좀처럼 쓰기 힘든 말이었는데,요즘에는 사회 저명인사들이 쓰는 주요 일간지의 칼럼에도 反動이란 말이 곧잘 사용된다.
사이버공간에서도 역시 이와 마찬가지이다.
反動이란 본래 力學上(역학상)의 용어이다.
'작용과 反作用(반작용)'이라 할 때의 反作用이 곧 反動이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反動이라 하면 요즘 자주 거론되는 '守舊反動'(수구반동) '극우반동'(極右反動)의 경우처럼 정치적인 어떤 경향성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이 反動이라는 말은 프랑스혁명 과정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한 것이며,주로 進步(진보) 성향에 대한 반작용을 의미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프랑스혁명 후에는 특정세력을 지칭하여 反動派(반동파)라고 부르기도 하였으며,'정치적 반동론'이라는 책이 간행되기도 하였다.
이때의 反動이란 말은 혁명세력에 의해 거세당한 구지배계급이 구체제의 부활을 꾀하는 움직임을 가리킨다.
일종의 반혁명적 사회분위기 내지 경향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공산혁명을 추구하는 집단에서 볼 때는 가장 적대적이고 반역사적인 부류가 이른바 '反動分子'(반동분자)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들이야말로 혁명의 성과를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할 수 있는 반혁명세력이기 때문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혁명은 대개 과격파들이 주도해서 대세를 장악한 후 서서히 온건한 실용주의자들로 집권세력이 대체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를테면 혁신파의 몰락과 온건파의 부상으로 대변되는 세력재편이 곧 反動인 것이다.
현 정부 들어 改革(개혁)이라는 이름 하에 혁명적이라고 할 만큼 많은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되었다.
그런데 최근 反動이라는 말이 자주 거론되고 있는 것을 보면,改革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도 전에 우리 사회가 反動의 시기로 진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反動의 反이 그렇듯이,反은 '돌이키다'는 뜻이다.
예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反인 것이다.
反正(반정) 反始(반시)의 反도 그러하다.
反에는 '뒤집다'는 뜻도 있다. 如反掌(여반장)의 反이 그예이다.
이 밖에 反逆(반역) 背反(배반)의 경우처럼 '배반하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체제의 모순이 혁명을 부르지만,그 혁명 또한 시간이 지나면 反動의 역풍을 맞기 마련이다. 또한 그 反動의 역풍은 스스로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김성진·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첫댓글 반동도 있어야 반성하지 않을까요? 개혁도 좋지만 대책없는 개혁은 실패를 자초 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