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한 날 : 2024년 11월 1일 (금) 오후 2시30분 ~ * 읽어준 책 : 《엄마 까투리》 (권정생 글, 김세현 그림, 낮은산) 《빨간 늑대》 (마가렛 섀넌 지음, 정해왕 옮김, 베틀북) 《가시내》 (김장성 글, 이수진 그림, 사계절) * 함께 한 친구들 : 1학년 7명, 25기 신입 서정희 회원
25기 신입 서정희 회원이 책읽어주기 활동 참관을 하기로 한 날입니다. 엊그제 갑자기 결정이 되어서 돌봄터에 미리 말씀을 드리지 못했어요. 오전에 카톡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미리 공문을 보내드리면서 양해를 구했습니다.
2시25분 지하주차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서정희 씨가 일찍 와서 돌봄터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조금 빠른 시간이었지만 마치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그냥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평소에는 시간을 정확하게 맞춰서 가기 때문에 선생님들께서 항상 1학년들을 미리 챙겨서 책 읽을 준비를 딱 해놓고 기다리셨는데 오늘은 조금 어수선했어요. 게다가 오늘 몸이 안좋아서 일찍 돌아가는 서후도 있고, 오늘 새로 참여하는 고은이도 있고, 조금 늦게 들어온 연서도 있고, 조금 더 늦게 들어온 준우도 있고... 전체적으로 평소보다 조금 산만한 느낌이었습니다. 친구들은 처음 보는 서정희 씨와 품에 안겨 있는 아기가 궁금해서 계속 흘깃거리며 고개를 돌리기도 했구요.
오늘 제일 먼저 읽은 책은 《빨간 늑대》입니다. "어? 제목이 《빨간 늑대》인데, 원래 늑대는 무슨 색일까?" "회색이요~~" "근데 왜 빨간 늑대가 되었을까?" "늑대로 변장한 거 아니예요?" "혹시 싸우다가 몸에 피가 묻은 거 아니예요?" 로젤루핀 공주를 너무 사랑해서 탑에 가두어버린 임금님이 등장하자, 로아는 "임금님 입이 너무 커서 무서워요" 합니다. 이야기 중간에 늑대의 빨간 털실이 슬슬 풀어지는 장면을 바로 눈치챈 건, 관찰력 좋은 가희였어요. 마지막 장면에서 임금님에게 생쥐 모양의 잠옷을 짜서 입히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되자, 만약 친구들이 로젤루핀이라면 털실로 어떤 옷을 짜고 싶은지 물었어요. 가희는 토끼, 연서는 고양이 옷을 만들고 싶다고 해요.
두 번째 읽은 책은 《가시내》입니다. 제목을 읽고 나서 혹시 '가시내' 라는 말을 알고 있는지 물어봤어요. 대부분의 친구들은 잘 모르는데, 로아가 알고 있다고 해요. "우리 엄마가 저한테 '가시내'라고 하는데요... '가시내'는 예쁜 아이라는 뜻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가시내'라고 불러요." 로아의 말을 듣고 속으로 살짝 놀랐어요. 예전에 선산이나 고아지역 공부방에서 이 책을 읽어주면, 집에서 할머니한테 가시내라고 불린다는 친구들이 한두 명씩 있었고, 모두들 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갓 쓴 애'가 진짜로 '가시내'가 되는지 모두들 입으로 중얼거려 보기도 했어요. 가시내는 여자 아이들을 비하하는 욕이 아니라, 로아 엄마 말처럼 '예쁜 아이'라는 뜻도 있고, 이 그림책처럼 '씩씩한 아이'라는 뜻도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마무리했어요.
마지막으로 읽은 책은 《엄마 까투리》입니다. 많은 친구들이 책은 못봤지만 애니메이션 영화로 본 적이 있다고 했어요. "혹시 까투리가 뭔지 알고 있는 친구?" 하고 물었더니 로아랑 주헌이랑 고은이가 손을 번쩍 들었어요. 로아가 대표로 이야기하기를 "우리 선생님이 수컷은 꿩이라고 하고, 암컷은 까투리라고 가르쳐 주었어요" 합니다. 알고 보니 세 친구가 모두 해마루초 1학년 같은 반이었어요. 산불이 나고 불길이 다가오자 엄마 까투리가 혼자 날아오르다 돌아오고, 또 날아오르다 돌아오고 하는 장면에서 가희는 계속 눈으로 꿩병아리의 수를 세고 있었어요. 어느 장면에선가 병아리가 8마리밖에 안 보인다고 해서 다른 친구들이 같이 찾아보고, 엄마 날개 뒤에 숨은 것 같다는 한 친구의 말에 그냥 넘어가기도 했어요. 새끼들을 어쩔 줄 몰라 하는 엄마 까투리의 상황이 계속되자, 몇몇 방법들이 제시되기도 했어요. 몇 마리는 입에 물고 몇 마리는 등에 태우고 위로 날아가면 안되겠는지, 병아리들을 몽땅 엄마 입에 물고 피신할 수는 없겠는지... 다 읽고나서 어땠는지 물어보자 애니메이션에서는 다른 등장인물이 더 나온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고, 막내 병아리가 계곡에 빠졌다가 구해지는 장면이 더 나온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영상으로 먼저 접한 아이들은 책보다 만화가 더 재미있었다고 했지만, 그래도 오늘 제일 재미있었던 책은 《엄마 까투리》였다고... 준우는, 엄마가 죽은 뒤에도 새끼들이 떠나지 않고 낮에는 따로 나가 놀다가 밤이 되면 엄마가 있던 자리에 모이는 장면이 좋았다고 합니다.
비도 오고 참관도 있고 좀 어수선한 시간이었지만 먼길 다녀간 서정희 씨도 수고 많으셨고, 돌봄터에서도 앞으로 3주 동안 신입회원들이 매주 참관을 온다고 하니, 내년에도 누군가 이곳에서 활동을 이어가면 좋겠다는 기대를 살짝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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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늘 여러모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수고하셨어요^^
<가시내> 이야기에 할머니 생각나서 뭉클했어요
저도 '이눔의 가시내~'였거든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