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부모는 아이를 깨워 학교에 보내며 "오늘 학교 가기 싫어?"라고 묻는다. 그러나 어떤 아이들은 "급식 먹으러 가야지"라며 신나게 뛰어나간다. 공부보다 학교에서 먹는 따뜻한 한 끼가 하루의 행복이 되는 아이들. 그 밥을 만드는 손길이 눈물겹도록 고된 노동의 결과라면, 그 밥상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가장 절박한 투쟁이 아닐까.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은 매일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인다. 거칠어진 손, 쉴 틈 없는 노동, 무거운 솥과 펄펄 끓는 열기 속에서 한 끼의 따뜻함을 만들어낸다. 아이들은 그 한 끼 속에서 엄마의 손길을 느끼기도 한다. 맛있는 반찬이 나오면 "엄마가 좋아하는 반찬이 나왔다"며 공책을 찢어 반찬을 싸서 집으로 가져간다. 가족과 함께 나누고 싶은 그 마음, 학교에서 받은 따뜻한 식사를 소중하게 여기는 아이들의 마음을 보면, 급식실 노동자들의 정성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 손길은 점점 지쳐간다. 인력이 부족하고, 저임금 속에서도 묵묵히 버텨왔지만,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다. 단지 ‘일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건 싸움이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정인용 본부장의 단식투쟁은 투정이 아니다. 굶어야만 이 현실이 주목받을 수 있다는 처절한 외침이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을 차려주던 손들이, 이제는 스스로 밥을 끊으며 정부를 향해 외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눈물겹다. 노동자는 일해서 먹고 살아야 한다. 하지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방학이 오면 임금이 끊기고, 법적 보호조차 받지 못하며, 언제든 내몰릴 수 있는 불안정한 노동 속에서, 이제는 스스로 단식을 하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불안정한 삶 속에서 아이들을 돌봐야 했다.
윤석열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비정규직 노동자의 존재를 외면해 왔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을 지원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저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구조를 방치하며, 그들의 삶을 더욱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정부는 더 이상 이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이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정부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박한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마라. 교육공무직 법제화를 즉각 시행하고, 교육복지 인력체계를 확립하라.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는 일이 불안정한 노동 속에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라. 노동자를 지키는 일이 곧 아이들을 지키는 일이다.
국가공무직지부 경찰청지회는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의 투쟁을 강력히 지지하며,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노동의 존엄과 사회적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노력에 연대하며,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고, 안정적인 노동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