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편지: 온전한 헌신
사랑하는 벗에게.
보내 준 책에 대해 자네로부터 아무런 소식이 없어 무척 궁금하네. 지금쯤이면 틀림없이 받았을 텐데. 나이가 너무 들었다고 하지만 말고 한번 열심히 연습해 보게. 늦더라도 아주 안 하는 것보다 낫지 않은가.
솔직히 나는 주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분의 임재를 연습하지 않으면서도 만족을 누릴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네.
내가 더 우선으로 여기는 것은 가능한 한 자주 그분과 함께 영혼 가장 깊숙한 곳으로 물러나 앉아 있는 것이라네. 그분과 함께 거기 거할 때 나는 아무 것도 두렵지 않다네. 하지만 일단 그분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벗어나기만 하면 나는 금방 괴로와진다네.
하나님의 임재 연습에 시간을 보내는 것은 결코 우리의 몸을 약하게 만들지 않는다네. 겉으로만 깨끗하고 괜찮아 보일 뿐인 이 세상의 쾌락을 떠나면, 반대로 우리에겐 위로가 찾아 온다네.
사실 하나님 아닌 다른 것에서 위로받게 해 달라고 구할 목적으로 그분을 찾는 이들에게는 위로를 허락하지 않으신다네. 그분의 임재 속에서 때를 따라 자신을 드리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역스럽게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네. 그게 될 말인가. 하나님은 거룩한 자유 속에서 드려지는 섬김을 원하시는데 말일세.
신실하게 수고를 쏟으시는 분은 오히려 그분일세. 그분은 우리 영혼이 그분을 떠날 때마다 근심이나 불안 없이 고요하게 우리 영혼을 일깨우사 그분께로 이끄신다네.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만을 신뢰하는 태도 하나뿐이라네. 그 밖에 다른 관심사들은 모두 다 버리도록 하게. 거기에는 목표의 수단으로 삼고자 취해졌던 모든 특심한 헌신들도 다 포함된다네.
하나님만이 우리의 목적이네. 만일 우리가 부지런히 그분의 임재를 연습하기만 한다면 전에 사용하던 그런 수단들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걸세. 우리는 그저 그분의 거룩하신 임재 속에 남아 있음으로써 계속하여 그 분과 사랑을 나눌 수 있다네.
그분을 경배하고 찬양하게. 그분께 감사를 드리는 데는 수없이 많은 방법들이 있다네. 우리 안에 계신 성령께서 우리로 하여금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실 것이네.
하나님이 자네와 그 곳 모든 식구들에게 함께 계시길 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