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께서 ‘사람’이란 생명체를 만들었을 때
신께서 ‘계절’이란 자연을 만들었을 때
이와 동시에 신께선 ‘사람의 능력으로 계절을 다루는 자’ 들을 만들었다.
이들은 춘(春), 하(夏), 추(秋), 동(冬) 네 계절을 다루고,
계절의 균형을 맞추는 자들.
머나먼 옛날부터 계절을 다룬 그들의 후손들이 네 개의 계절을 가진
‘한국’ 이란 나라에서 태어난다.
-봄의 기운을 가진 아이-
아직은 아침의 해가 차가운 2월 4일 입춘.
“으~! 역시 병원 밥은 맛없어...”
흰 환자복을 입은 여자의 불평이 이어지고, 그 옆에서 한 남자가 쩔쩔매고 있다.
딱 봐도 산처럼 부른 배. 움직이기 힘들기도 하건만 뭇 건강한 여성같이 팔팔 뛰어다닌다.
“쳇, 얘는 언제 나온데?! 불편하다-”
볼록한 배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으며 말은 쌀쌀맞아도 배를 보는 눈이 따스하다.
밥을 다 먹었다는 듯, 식판을 옆으로 치우니 조용히 그것을 들고 나가는 남자.
생글생글 웃으며 귤을 까는 여자. 귤을 한입 베어 물었을 때
“아읏-.... 뭐야... 발길질이야...?..”
잠깐의 고통인줄 알고 다시금 귤을 먹는 여자.
배가 아픈 것이 아주 잠깐이었기에 별일 없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귤의 신맛을 느끼며 하나 더 먹으려 할 때
“아악...!! ... 뭐야..!! 아프잖아..!!!!”
겉으론 강해보이는 척 하지만 속은 여렸던지 금방 눈물을 흘리며 고통을 호소한다.
이어, 밥을 치우러 나갔던 남자가 웃는 얼굴로 한 손엔 오렌지 주스를 들고 들어오다가
여자의 신음에 놀라 주스를 떨어뜨렸다.
‘쨍그랑..!’
날카로운 유리소리와 함께 여자의 비명도 고조되었다.
“꺄아악!! 배가.....배가....너무..아파.........흑-”
여자는 흐느꼈고, 남자는 황급히 침대 옆 빨간 버튼을 눌렀다.
버튼을 누른지 채 5분이 안되어 흰 가운을 입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뛰어왔고,
여자는 침대위에 누운 채 분만실로 들어갔다.
“꺄아악..!!!!!”
고통스런 비명이 들렸다.
얼굴에 땀이 비 오듯 흐르고,
분만실에 들어 간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응애~! 응애~! 응애~!”
“축하합니다. 아기가 장군감인데요....허허-”
탄생의 기쁨을 알리는 울음소리.
한 생명이 탄생했다.
제일 먼저 아기를 안으며 웃음 짓는 남자.
아기가 태어남과 동시에 따스함이 느껴진다.
남자의 품에 안긴 아기는 두근두근 살아있다는 증표인 심장소리에
점차 조용해지고, 아기는 남자의 품에서 여자의 품으로 옮겨졌다.
여자는 아이의 따스함을 느끼며 잠이 들었다.
“하루야, 하루야 이리와... 옳지....! 조금만 더!”
아이가 태어난 지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조금씩 차차 걸음마를 배워가는 시기.
다리에 조금씩 힘이 들어가고, 아슬아슬하게 한발씩 내딛는 하루.
우여곡절 끝에 하루는 자신의 앞에서 자신을 부르던 엄마의 품에 안겼다.
매우 기뻐하는 엄마와 아빠.
엄마는 하루를 꼭 껴안았다.
엄마는 하루를 자신의 앞에 세우고 하루와 눈을 맞추었다.
따뜻하던 품에서 순간 싸- 한 기운이 느껴진 하루는
엄마의 눈을 보았고, 얼마 안가 싱긋 웃었다.
“호호- 하루야- 사랑해~!”
매우 즐거운 듯, 함박웃음을 짓고 하루를 다시금 껴안는 엄마.
그렇게 하루의 첫 걸음마는 성공적으로 시작되었다.
“다녀왔습니다..!”
“어서오렴..!”
초등학교 5학년이 된 하루.
또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쑥쑥 잘 크고 밝게 자랐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하루가 유독 동물을 매우 좋아한다는 사실.
아니, 바꿔 말하면 동물들이 하루를 매우 좋아한다고나 할까?
하루의 방엔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하루는 동물을 많이 기르고 싶었지만,
하루의 아빠가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강아지 한 마리 키우는 것도 어렵사리 부탁하여 키울 수 있었다..
“머핀, 나 없을 동안 잘 있었어?”
능숙하게 머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말하는 하루.
멀리서 보면 마치 머핀과 대화하는 것 같이 보인다.
“흐음.. 그럼 내일 한번 대려와, 내가 치료해 줄께..”
.... 대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니라 대화를 ‘하는 것’ 이다.
오직 하루에게만 들리는 동물들의 목소리.
그래서 동물들은 하루를 잘 따르는 지도 모른다.
“하루야! 늦게 일어나면 지각이다..!!”
“......일어났어요..”
중학교 3학년이 된 하루.
거울을 보며 부스스한 머리를 손으로 정리하고,
말끔하게 씻고, 교복을 입었다.
능숙하게 교복단추를 잠그고, 마지막으로 타이까지 맨 하루는
거울을 보고 싱긋 웃고 나간다.
“야야- 밥 먹어야지..!!”
“오늘은 일찍 가야해요..!!”
“그러려면 일찍 일어나든가...에효- 여보 아침 밥 먹어요!”
“저 나이 땐 다 저래, 자자 아침이나 먹자고.!”
책 몇 권 든 가방을 가지고 재빠르게 나가는 하루를 보며 혀를 차는 엄마다.
밖으로 나와 아파트의 지하로 내려가는 하루.
어두운 지하실에서 단 하나의 불빛에 의존하여 자신의 자전거를 어렵게 찾은 하루는
빠른 손놀림으로 자물쇠를 풀고 학교로 향했다.
빠르게 페달을 밟고 가는 하루.
가다가 손목에 차여진 시계를 봤다.
8시 15분
하루의 학교 등교시간 8시 20분.
하루의 집에서 학교까지 등교시 걸리는 시간 5분.
이론상으론 지각을 안 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등굣길 중간엔 신호등이 있었다.
우연일까? 하루가 신호등 근처에 갔을 때 신호등은 초록색으로 바뀌었고,
덕분에 이리저리 사람들을 피해가며 빠른 속도로 학교에 갔다.
이제 학교까진 불과 1분도 채 안되는 거리.
나무막대기를 들고 손을 탁탁 치면서 지각생들을 잡아내는 선생님이 보이고,
하루는 전속력으로 달렸다.
그때, 교문으로 직진하여 들어가려고 하는 하루의 눈에 띈 것은
교문 앞으로 유유히 지나가는 고양이 한 마리.
“야옹아..! 피해..!!”
자전거를 멈추기엔 늦었다 싶어 몸짓이 빠른 고양이에게 피하라고 말을 했지만,
근처 자동차 소리에 하루의 말을 못 들었는지, 여유롭게 교문을 지나가고 있었다.
조금만 더 달리면 자전거에 치일 것 같은 고양이.
급박한 상황에 선생님은 눈을 가리고, 하루와 같이 늦을 뻔한 학생들은
그저 멍- 하니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고양이에게 가까이 갈수록 더 크게 말하는 하루,
고양이가 피할 기미를 안보이자 하루는 자신의 자전거를 옆으로 돌려버렸다.
“으악..!!!!”
짧은 비명. 둔탁한 소리.
설마 하는 마음에 살짝 눈을 뜬 선생님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여전히 여유롭게 걸어가는 고양이 그리고 고양이에게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하루.
빠른 속도로 달려오다 방향을 갑자기 꺾은 반동으로 자전거에서 튕겨나간 하루는
척 보기에도 심각할 정도로 머리에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다.
한순간 이였다. 모두들 조금씩 하루의 근처로 몰려들었다.
아직 정신이 남아 있던지, 자기 쪽으로 걸어오는 고양이를 보면서 말하는 하루.
“...다행.....이..다.....”
고양이가 들릴 정도의 작은 소리로 말한 하루는 눈을 감았다.
고양이는 이 많은 사람들을 피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앞에 쓰러진 하루의 피를
살짝 살짝 핥았다.
선생님이 달려오고,
“너희들! 빨리 안 들어가?!!”
선생님의 호통에 학생들, 투덜거리면서 들어가고,
하루의 상태를 살피던 선생님은 쓰러진 하루를 업고 병원으로 갔다.
병원으로 가는 내내 쫓아오는 고양이.
선생님은 고양이를 쫓으려고 했지만, 현재 하루의 상태가 심각하기 때문에
그저 병원으로만 향했다.
병원에 들어서자 재빠르게 간호사들이 와서 하루를 침대에 눕히고,
머리를 심하게 부딪쳤던지, 하루는 수술실로 들어갔다.
머리를 7바늘이나 꿰맨 하루.
하얀 붕대가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하루가 다쳤다는 소식에 달려온 엄마는 하루가 무사하단 사실을 듣고
긴장이 풀렸던지 주저앉았고, 조금 후에 온 아빠가 엄마를 부축했다.
다음날 아침.
“으음....”
작은 신음과 함께 하루가 눈을 떴다.
하루가 깨어나자, 아빠는 의사선생님을 부르러 갔고,
엄마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하루의 얼굴을 쓰다듬어 줬다.
“..하...하루야.......흑-”
하루가 깨어난 것을 보고 이내 울음을 터트리는 엄마.
“.....울지..마세요....”
“흑..- 그래......그래...”
“..저.. 여긴 어디에요?”
“......병원이란다..”
“아. 그래요..?...그런데.. 당신은 누구신가요..?”
매우 어색하게 자신의 엄마에게 말하는 하루.
그 짧은 충격으로 지금까지의 일을 모두 잊어버린 것이다.
믿기지 않은 듯, 흔들리는 눈동자로 하루를 보는 엄마.
의사선생님을 부르러 갔던 아빠도 하루의 발언에 굳어버렸다.
황급히 하루를 살피는 의사선생님.
“후- 기억상실증 입니다. 떨어질 당시, 머리에 충격이 예상외로 많이 갔나보군요..”
의사선생님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하루와 하루의 부모님을 바라보았다.
그때부터였다.
하루에게 웃음이 사라진 것이..
하루에게 더 이상 동물들이 다가오지 않은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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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중, 맘먹고 드디어 소설을 올렸습니다..짝짝..<<
휴우- 이번소설도 부디 완결나길 바라며....<<
이쯤이면 모두 방학 했겠죠..?!
하하- 방학 잘 보내세요..!
카페 게시글
로맨스판타지소설
[퓨전판타지]
-Four Seasons-__계절을 관장하는 자들 [01]
Ð별하나★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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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04 16:19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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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왠지... 너무 재밌을것 같아요!! >_ <..그런데 하루..남자 맞죠?ㅜ_ ㅜ..장군감에다 자전거타고 학교가니까 맞겟죠..?
네ㅇㅅㅇ ! 하루는 남자랍니다..후후 꼬릿말 감사합니다..>ㅁ<//
와~~~~~~ 재미 있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