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10월26일 밤 7시38분,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김계원 청와대 비서실장과 결탁하여 박대통령과 차지철을 살해하고, 경호원 7명을 살해하였다. 김계원 청와대 비서실장은 육군참모총장을 마친 사람이었다. 그날 밤 방중에 열린 비상국무회에서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이 계엄사령관이 되었다. 계엄사령관은 박대통령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가졌다. 입법, 사법, 행정 모두를 한 손에 거머쥐고, 손 볼 사람이 있으면 군사재판에 회부하여 속결을 할 수 있는 공포의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대통령과 차지철이 없는 청와대는 김계원의 것이며, 김재규과 정승화가 결탁하면 중앙정보부와 군을 다 함께 장악할 수 있었다. 당시 군에는 김재규 및 정승화가 심어놓은 군벌이 수도권 요직을 다 차지했었다.
이 무시무시한 시기에 47세에 불과한 전두환은 40세에 불과한 후배 중령들을 데리고 김재규의 내란 기도에 동조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가는 정승화를 체포-연행-조사해야 한다는 결심을 하고 그 결심을 12월12일에 감행했다. “나는 최규하 대통령에게 가서 연행에 대한 재가를 받을 테니 너희들은 7시가 되면 자동적으로 정승화 총장을 연행하라”. 이것이 12.12사건이었다.
이번 정호영이라는 법조인이 ‘이명박특검’으로 명명된 사건에 대해 조사해 달라고 위임을 받았다. 당선자 신분에 있는 이명박과 철권을 휘두르는 서슬 퍼런 정승화, 이 두 사람 중에 누가 더 무서운 존재였을까? 아마도 100사람이면 100사람 모두가 정승화가 더 무서운 존재였다고 생각할 것이다. 당선자로서의 이명박은 명령권이 없는 사람이지만, 당시의 정승화는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군인들이 총을 가지고 명령을 집행했으니까.
이번에 정호영은 어떻게 했는가? 그가 무슨 판단을 하던 그것은 그의 전문분야이고 그의 권한 내의 일이다. 그러나 그는 객관적이지 못했고 당선인에 굴종하는 듯한 모습을 2가지나 보였다.
하나는 엄격하게 조사를 해야 할 대상자를 식당 중에 최고의 식당인 삼청각이라는 곳에 초청하여 식사대접을 하면서 형식적으로 조사를 했다는 것이다. 이는 국민의 눈에 조사행위로 비쳐진 것이 아니라 아부행위로 비쳐졌다.
다른 하나는 감정과 선입견을 보인 것이다. “BBK 사건은 검은 머리 외국인에게 대한민국이 우롱당한 사건이다”. “김경준씨는 동정의 여지가 없는 사람이다” 이 표현들은 특검팀이 얼마나 경박한 사람들이고, 얼마나 편파적이고, 감정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을 스스로 고백한 저속한 표현들이다.
특검이면 특검답게 인격이 있어야 한다. 이 두 개의 말은 특검의 격에 어울리기는커녕 일반인의 격에도 어울리지 않는 저속한 말들이다. “검은머리 외국인”, 이 표현은 김경준 씨와 그 가족들에게는 죽기 전에는 잊지 못 할 깊은 상처를 후벼 판 비수이며, 수백만 해외 동포들을 “negro” 정도로 경멸한 말이다.
이명박과 김경준 사이에서 객관적 입장을 굳게 견지해야 할 특검이 이명박에는 최고급 음식점에서 식사를 대접한 반면, 김경준에게는 “검은머리 외국인” “동정의 여지가 없는 사람”이라는 감정적 표현을 날렸다. 객관적이라는 말은 “남 보기 좋아야 한다”는 말이다. 정호영 특검이 보인 행동과 표현은 결코 남 보기에 좋지 않은 편파성을 주렁주렁 보여주었다. 최소한의 외향적인 객관성조차 보여 주지 못할 정도로 이성을 잃은 사람들이 내린 판단이라면 그 가치는 쓰레기 수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호영 특검이 보인 저질적 행동, 그들이 내뱉은 감정적 언어폭력은 대한민국의 모든 법조인들의 얼굴에 화롯불을 끼얹은 행위다. 필자는 대한민국 법조인들이 정호영특검을 용서할 수 없을 것으로 믿는다, 법조인들이 정호영특검을 감싸면 대한민국 법조인 모두가 명예를 잃게 될 것이다.
입만 살아있는 사람들, 툭하면 전두환을 욕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정호영과 전두환을 비교 좀 해보라 권하고 싶다. 전두환은 밀림의 왕자, 사자 떼를 대상으로 하여 목숨을 걸고 법의 위엄을 세웠고, 법조인 출신인 정호영과 그가 이끈 90 명 정도의 법조인들은 무섭지도 않은 고양이에게 법을 헌신짝처럼 바쳤다. 전두환과 정호영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전두환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여기에서 비교를 한 것은 인간 대 인간을 비교한 것이 아니라 47세의 군인은 칼을 가진 권세에 도전하여 법을 지켰고, 61세의 법관출신 정호영과 그가 이끄는 90명 정도의 법조인들은 칼이 없는 예정자에 굴종하여 법을 구겨버렸다는 것을 비교한 것이다.
2008.2.23.
첫댓글 아직도 이 나라에는 법을 제대로 지키고 법대로 조사하고 법대로 처리할수 있는 양심있는 법조인이 없다는 말인가요? 그러면 우리나라에는 언제쯤 대통령도 법을 어기면 조사하여 처리할수 있는 나라가 된다는 말입니까?참으로 한심합니다.
전대통께서는 불의를 보지 못하실뿐 아니라, 투철한 애국심으로 그당시 미친놈들을 소탕 하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