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락 가락 하면서 더위도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데 아파트 단지를
"칼 가세유" 라고 찹쌀떡 장수 처럼 외치는 소리가 축축하게 들린다.
몇년째 사 계절 관계 없이 아마 매주 한번 정도 우리 아파트 단지를
돌며 외치는 " 칼 가세유 " 소리를 들으면 옛날처럼 대장간에서 나온
쓰다 보면 무디어지던 칼들은 찾아 볼래야 찾기 힘들게 거의 사라지고
면도날 처럼 날이 선 첨단 공작기계에서
제조된 주방 칼들이 넘쳐 나는 세상에 아직도 칼 갈아 쓰는 집들이 있을까
생각이 들고, 그 "칼 가세유" 소리가 가슴 한켠이 아리게 들리기가 자주 이다.
목소리로 보아 서는 그렇게 나이가 많은 이도 아닌듯 하니 더 그렇다.
바뀐 세상에도 끈질기게 세월을 쳇바퀴 돌듯 버티고 있는 것이 발품이라도 벌어지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오죽하면 흐르지 않는 물처럼 저렇게 메달려 있을건가 애처롭게
들릴때가 많다. 다른 길이 없어서? 아니면 그냥 마음 편한데로 습관적으로
내려놓지 못하고 메달려 가는 일상?
이런 생각 하다보니 칼 갈이 처럼 기계적인 일상에 젖어 있는 나의 세월은 다르게
흘러 가는가 묵직하게 가슴에 내려 앉는다. 사람 살아 가는 데 어느 정도 일상의
습관은 있는 것이고 그런 습관이 쌓이면 내공이 되어 흔히 얘기하는 성공의 길로 가는
루틴이라고 들도 하지만 , 그냥 마음 편히 살자고 시간의 관성에 편승해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바쁜척 지나가면 쌓이는 건 내공이 아니라 텅빈 허공 만 남는 것 아닌가.
눈 뜨고 일어 나면 신문 뒤적이고 , 뉴스 보고 , 좋다고 하니 매일 같은 정도의 거리를
비슷한 시간에 걷고 , 쉴 사이 없이 머리는 굴리는 것 같은데 매일 그렇고 그런
생각의 소용돌이 . 시간은 흐르고 세상은 촌각으로 바뀌는데 움직이는 바위처럼
굳어져 가는 일상.
점점 무디어 가는 심상의 칼. "칼 가세유".
첫댓글 재미있게 읽었네...울 아파트에 왔던 그 사람이 아마도 같은 칼 가세요 아닌지 싶네..다 필요한 사람들이 있을 걸..그사람들도
전국망이 조직화 되어있을 수도?세상은 요지경속이라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