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닷바람과 비릿한 바다내음. 색다른 낭만이 깃든 포구에는 아름다운 풍광뿐만 아니라 향토색 짙은 별미가 넘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바닷바람에 꽁꽁 언 여행객의 몸과 마음을 달래줄 포구 별미를 만나보자.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입맛 돋우는 젓갈
충남 논산의 강경포구에서는 입맛을 돋우는 다양한 젓갈을 맛볼 수 있다. ‘젓갈의 고향’으로 불리는 이곳에는 30여곳의 젓갈가게가 성업 중이다. 첫손 꼽히는 것은 새우젓이다. 특히 살이 단단하고 뽀얀 속살을 자랑하는 ‘육젓(6월에 잡은 새우로 담근 젓갈)’을 최고로 친다. 이외에도 낙지젓·조개젓·가리비젓 등이 방문객을 유혹한다. 한번에 여러 젓갈을 맛보고 싶다면 식당에서 파는 젓갈정식을 추천한다.
동해안 별미 도루묵
이맘때 동해안의 별미로 도루묵을 빼놓을 수 없다. 강원 강릉을 비롯해 고성·속초·양양 등 동해안 일대 포구에서는 10~12월까지 도루묵이 제철이다. 값비싼 생선은 아니지만 중장년층에게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노릇한 도루묵 구이는 뜨거울 때 먹어야 제맛인데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알의 식감이 매력적이다. 얼큰하게 끓인 찌개는 밥과 함께 먹어도 되고 술안주로도 좋다.
쫀득한 맛의 과메기
쫀득한 맛이 일품인 과메기는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경북 포항 구룡포항, 영덕 강구항에서 즐길 수 있다. 과거에는 청어로 만들었지만 청어가 잡히지 않는 요즘은 꽁치를 쓴다. 차가운 날씨에 야외에서 말리는 ‘냉훈법(冷燻法)’으로 만드는데, 꽁치를 걸어두는 살창(나무로 만든 창)의 소나무 향이 풍미를 더한다. 첫맛은 살짝 비릴 수 있지만 씹을수록 고소해 마니아층이 두껍다.
참치보다 맛있는 방어
‘제철에 먹으면 참치보다 더 맛있다’는 방어. 싱싱한 방어를 맛보려면 제주 서남단의 모슬포항으로 가야 한다.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데 11월29일~12월2일에는 방어축제가 열려 맨손 잡기 등 각종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방어는 클수록 맛있다. 무게 5㎏ 이상인 것을 ‘대방어’로 부르며 특품으로 친다. 두툼하게 썬 방어회는 식감이 좋고 고소한 맛이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