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만에 해 보는
토요일 오전 지하철 전도였는지 모른다
그동안 일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또 인터콥 비전스쿨 모임에 가야 한다는 이유로..
지하철에서 전도하기에 가장 좋은 황금 시간대에
(...휴일이다 보니 지하철에서 나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다)
전도를 하지 못하다가 더는 억지로 신앙생활을 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반란(?)을 일으켰다
내일 비전스쿨 꼭 참석하세요
이제 몇 번 남지 않았으니 잘 마무리 하셔서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에 쓰임 받으세요
어제부터 온 메시지에 나는 무반응으로 대응했는데
이러는 것이 오히려 상대방에게 실례가 되는 것 같아
결국 이런 문자로 내 마음을 전해 드렸다
비전 스쿨은 제가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이유를 모를 정도로
마음이 불편하다고..
저는 오히려 그 시간에 지하철에서 전도하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전에 말씀대로 그곳에서 선포되는 메시지는 제가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내가 복음을 전할지라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 내가 부득불 할 일임이라
만일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을 것이로다"(고전 9:16)
주님을 만난 교통 사고 후...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 참조
앞으로 목발을 짚고 걸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은 후
평생 장애자로 살 것을 생각하니 정말이지 눈앞이 캄캄했다
그토록 세상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잘 나가던 내가 한순간의 사고로
장애자가 되어 평생 목발을 짚고 살아야 한다 하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기 때문이었다
그런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지하철로 들어가라
열차가 출발하기 위해 문이 닫히는 순간
안에 있는 사람들은 듣기 싫어도 네가 하는 말을 듣게 된다
18년 전 내 귀로 똑똑히 들렸던 주님의 음성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오는 동아줄 같이 여겨졌고
평생 목발을 짚고 사느니 일단 해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지하철 전도였다
6개월만 네 몸을 빌리자
그러면 목발 없이 똑바로 걷게 해 주겠다
오래도 아니었다
기간까지 정해 주시면서 6개월만 몸을 빌리자고
그러면 똑바로 걷게 해 주겠다는데 어느 누가 하지 않겠느냐 말이다
그리고 지하철 특성상 대부분이 오늘 한 번 보면
죽을 때까지 못 볼 사람들이었기에 잠깐 쪽팔리고 말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전도는 내 일신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주님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한 안타까운 주님의 마음이라 여기면서 지금까지 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름대로 내가 있는 자리에서 선교라는 것을 하고 있는데
굳이 해외까지 나가서 해야 한다는 것에 필요성을 못 느꼈고
일선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분들의 동기 부여 강의는
내 신앙 패러다임에 있어 변화되는 것이 전혀 없었기에 돌아오는 길은 허탈감뿐이었다
누가 보면 교만과 고집일지는 모르나
암튼 오늘 내린 내 결정에 대해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알기 위해
일부로 비전 스쿨이 시작되는 시간에 맞추어 지하철 전도를 시작했다
마침 오늘따라 그 시간에 있던 손님 예약이 모두 취소되면서
오늘 내린 내 선택이 어떠했는지를 확실히 알게 되는 계기까지 마련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지하철 전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 제가 여러분들에게 나누어 드리려고 하는 것에는
제가 교통사고로 죽음에서 예수님을 만나 45일 만에 살아난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읽어보시면 예수님이 살아 계셔서 지금도 역사하신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되실 겁니다
...
예상대로 나를 처음 본다는 듯한 눈빛으로 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그 어느 때보다 내가 전한 메시지는 그들의 심령에 꽂히는 것이 영으로 느껴졌다
물론 대부분이 전도지 받기를 외면하고 내가 당신에게 가까이 오는 것조차 경계하는 분위기였지만
그래도 오늘 전도를 통해 지하철에서
예전 같은 교회에서 신앙 생활하던 반가운 얼굴을 만나 교제를 나눌 수 있었고
실의에 빠진 노인분을 만나 그분께 예수님을 전하며 십자가의 희망을 들려 드릴 수 있는 일도 있었다
오늘 그 시간에 전도를 나갔지 않았더라면
결코 만나지 못했을 수많은 영혼
이렇게 지하철 전도는 주님께서 내 몸을 강권적으로 쓰시는 때가 있는데
"내가 내 자의로 이것을 행하면 상을 얻으려니와 내가 자의로 아니한다 할지라도
나는 사명을 받았노라"(고전 9:17)
권면이라는 이유로 자꾸 내게 주어진 사역을 막으면 나는 반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기 입맛에 안 맞는 음식을 몸에 좋은 거라고 자꾸 먹으라 하면
그 음식에 대해서는 반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물론 그 음식이 몸에 좋다는 것은 충분히 안다
시대의 징조에 따라 때에 맞는 복음을 전하며
주님 오실 날을 예비하기 위해 주님의 지상 명령을 최우선으로 내건 단체
"예수께서 나아와 말씀하여 이르시되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 28:18~20)
특히 이슬람 선교에 대해서는 최전방에서 사역하는 곳이었기에
이곳 덕분에(?) 주님 오실 날이 더 빨리 이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나에게는 그저 남의 일처럼 여겨지면서
내 사역지는 당장 내 눈앞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누구의 영인지 모르겠으나
지금껏 나를 선한 길로 인도하신 주님
당분간은 내 마음이 가는 곳에서
신앙 생활하는 것이 내 영을 위해서라도 또 그쪽을 위해서라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내가 어리석은 자가 되었으나 너희가 억지로 시킨 것이니 나는 너희에게 칭찬을 받아야 마땅하도다
내가 아무 것도 아니나 지극히 크다는 사도들보다 조금도 부족하지 아니하니라"(고후 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