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난 해법 ‘동상이몽’, 여당은 ‘공공 주도’ 야당은 ‘규제 완화’
보수당 “불필요한 관료주의” 비판, 세금 감면-허가 단축 맞불
마크 카니 총리가 이끄는 연방 자유당 정부가 주택 공급 위기 해결을 위해 130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연방 정부는 14일, 연방 차원의 주택 프로그램을 총괄할 새 공기업인 ‘빌드 캐나다 홈즈(BCH, Build Canada Homes)’의 공식 출범을 발표했다. 주택 건설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선거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이번 조치를 두고, 야당인 보수당은 불필요한 관료주의라며 비판의 날을 세워 주택난 해법을 둘러싼 여야의 정면충돌이 예고된다.
새롭게 출범하는 ‘빌드 캐나다 홈즈’는 캐나다 주택 건설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는다. 주정부, 준주, 원주민 커뮤니티와 협력하여 저렴한 임대 및 지원 주택을 확대하고, 민간 개발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중산층을 위한 주택 공급을 촉진하는 것이 핵심 임무다.
초대 사장으로는 전 토론토 시의원인 아나 바일라오 씨가 임명되었다. 특히 새 기관은 공공 부지에 대한 건설을 직접 승인하고 개발 초기 단계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정부는 우선 오타와, 에드먼턴 등 전국 6개 지역에 4,000채의 모듈러 주택을 건설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시작하고, 향후 최대 4만5,000채까지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보수당은 정부의 ‘거대 공기업’ 설립 방식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피에르 폴리에브 보수당 대표는 새 기관이 관료주의적 절차만 늘릴 뿐이라며, 인프라 자금 지원을 지자체의 건축 허가 절차 단축과 연계하는 자신의 정책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주택 건설에 재투자되는 자금에 대한 자본이득세 폐지와 130만 달러 미만 주택 구매 시 연방 판매세(5%) 면제 등 구체적인 감세안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이번 발표는 캐나다 주택 시장, 특히 양대 시장인 토론토와 밴쿠버의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나왔다. 캐나다 모기지주택공사(CMHC)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전체 주택 착공 건수는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했지만, 지역별 편차는 극심했다.
캘거리, 에드먼턴 등에서는 임대 아파트 건설이 기록적인 속도로 진행된 반면, 토론토의 연간 주택 착공 건수는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밴쿠버의 건설 속도 역시 지난해보다 둔화됐다.
특히 토론토에서는 올해 상반기 신규 콘도미니엄 건설이 60%나 급감하는 등 시장 침체가 심각한 상황이다. 주택공사는 앞으로 최소 2년간 토론토의 주택 착공이 주거비 안정에 필요한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캐나다의 주택 공급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2035년까지 연간 주택 착공 건수를 현재의 거의 두 배인 48만 채까지 늘려야 한다는 것이 주택공사의 분석이다.
이처럼 막대한 물량 공급이라는 과제를 두고 공공 주도의 직접 개입과 민간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라는 서로 다른 해법이 정면으로 맞부딪히면서, 캐나다의 주거 안정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