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하고 열정적이지만 고삐 풀린 망아지 같은 20대 남자, 매너 좋고 여유로워 보이지만 속마음이 의심스러운 30대 남자. 1968년생부터 1987년생까지 거의 모든 한국 남자를 커버할 수 있는 남자 분석 가이드를 준비했다.
그가 몇 살이건 함정은 있다
20대의 남자는 고삐 풀린 망아지입니다. 어리석고 실수투성이입니다. 상대에 대해 열정을 다하기는 하지만 그 정열적인 행동은 자기 자신의 열정에 포로가 되어 있기에 나오는 것이기도 합니다. 청춘 시절 늘 저를 붙잡고 하소연을 하던 제 친구는 자신을 보아주지 않는 여자의 집 앞에서 밤새 기다리고 장미 수백 송이를 사서 익명으로 그녀의 창문 아래에 놓아두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서른이 넘은 후에는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므로 20대 남자의 로맨틱하고 정열적인 행동을 다 믿어서는 안됩니다. 그의 행동이 향하는 곳이 과연 어디인지 보아야 합니다. 자기 자신의 만족을 향한 것인지, 아니면 상대인 여자를 향한 것인지.
30대의 남자는 능구렁이입니다. 매너 좋고 예의 있고 상대를 배려하는 듯이 보이는 그 남자가 웬일인지 나에게 특별한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을 겁니다. 이런 30대 남자의 진심을 믿을 수 있을까요. 얼마 전 친한 여자 후배가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일 때문에 알게 된 남자 선배가 있는데 처음 알게 된 게 십 년쯤 전이니 그 때는 저도 20대였죠. 그 선배는 30대 중반이었고요. 호감이 가는 사람이어서 친하게 지냈는데 아무래도 저를 대하는 게 조금 다른 뜻이 있는 것 같아 보였어요. 저야 남자친구도 있고, 그 선배는 괜찮은 사람이긴 하지만 제 눈에는 남자로 보이지 않았기에 그냥 거리를 두었어요. 얼마 전 몇 년 만에 그 선배를 만나 술을 마셨거든요. 이제 세월도 많이 흘렀으니 제가 물어보았죠. 그 때 왜 그랬냐고요. 저한테 정말 관심이 있었던 거냐고. 그랬더니 그땐 정말 연애가 하고 싶어서 누구 하나 걸리면 연애를 하리라는 심정으로 이 여자 저 여자 집적거렸다는 거예요.” 그렇습니다. 30대에 접어들어 남자가 안정기에 들어서면 그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곳을 찾습니다. 이 때는 남자 자신의 열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 자신을 특별한 사람으로 보아주는 게 중요해집니다. 자신을 확인받고 싶은 욕심에 그는 끝없이 이성을 찾아다니는 거죠. 안정적인 매력 속에 숨은 욕심을 잘 살펴야 합니다.
당신을 위한 나이대별 처방전 20대건 30대건 모든 남자는 나름대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그럼 지금 내 남자 친구 혹은 미래의 내 남자 친구는 결코 믿을 수 없는 인간이란 말야? 이렇게 겁을 먹을 일은 아닙니다. 겁을 먹고 있다면 연애도 할 수 없겠지만요. 지금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나 그와 좀 더 잘 진행해보려 하는 여성이라면 그의 나이에 맞는 대처법이 궁금하겠죠.
먼저 20대의 남자는 구속당하기를 싫어합니다. 그에게 아직 인생이란 미지의 땅이며 자신이 탐험하고 개척해 나가야 할 세계입니다. 이성도 그 세계 속의 한 부분이죠. 그에게는 책임감이란 먼 이야기입니다. 책임감은 언젠가는 짊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지금은 생각하고 싶지 않은 어깨의 무거운 짐입니다. 그러므로 20대의 남자에게 지나친 구속은 금물입니다. “어젯밤에 이 닦고 발 씻고 잤어?” 이런 이야기에 감동할 남자는 없습니다. 대신 그의 머릿속에는 아기를 업고 “일찍 집에 안 들어오고 뭐 해? 어디서 또 퍼 마셨어?” 하며 잔소리를 늘어놓는 여자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럼 그는 슬며시 연락을 끊을 겁니다. 생활 습관에 대한 사소한 잔소리뿐 아니라 지나치게 관계를 앞서 나가 두 사람이 함께할 미래의 비전에 대해 계속 말하는 것은 20대 남자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일입니다. 그러니 남자 친구가 20대라면 그에게 적당히 여유를 주세요. 보기에 못마땅한 것이 있어도 눈을 감아 주세요. 남자 친구들끼리 술을 진탕 마시는 일도 가끔은 못 본 척하세요.
그러면 30대의 남자는 다른 방법을 써야 할까요. 그가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고 이제 안정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다르게 대해야 합니다. 남자가 미래를 생각하기 시작하면 좀 더 현실적인 타입의 여성을 바라게 됩니다. 이럴 때는 보다 현명하고 보다 생활의 지혜를 갖고 있는 여자가 좋게 보이죠. 게다가 그는 이제 어머니의 손을 떠났기에 누군가가 자신을 돌보아주기를 바랍니다. 이런 남자라면 작고 사소한 일들을 잘 챙겨주고 자신에게 적절히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해주는 여자를 좋아합니다. 넥타이를 골라주고 타이 음식을 세련되게 먹는 법을 알려주는 여자, 거기에 그녀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20대라면 이 30대 남자는 헤어나지 못하게 될 겁니다. 그럼 이제 당신의 남자를 잡을 준비가 되셨나요?
재미로 보는 20대 vs 30대 남자 비교 체험 극과 극
20's
화장품 알코올 없는 애프터 셰이브 밤을 쓰고 에센스는 빼먹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 마스크 팩을 해야 하며 아이크림도 발라야 한다.
데이트 약속 종일 인스턴트 매신저를 켜놓고 서로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있으니 특별히 약속을 잡아야할 이유가 없다
목욕 피트니스 센터에 들고 가는 파우치에 넣어둔 샤워젤이 다 떨어졌네 얼른 사러 가야지
좋아하는 텔레비전 드라마 <아메리카 아이돌> 할 시간인데 오늘 녹화 예약하는걸 깜빡했네
가장 즐겨 하는 옷차림 얼진이나 세븐진? 청바지가 너무 많아서 잘 모르겠다. 하나만 집어내면 거기 맞춰 신는 스니커즈는 알려주겠다.
원나잇 스텐드를 바랄때 채팅 사이트에서 한가녀에게 자겠냐고 묻는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 아버지
다음데이트 코스 <웃찾사> 공개방송은 갔는데 <개콘>은 아직 못 갔군. 방청권을 얻고야 말리라.
가장 최근에 산 전자 제품 5세대 아이팟. 동영상 파일을 열심히 변환하거나 다운로드하고 있다.
30's
화장품 그냥 세트로 되어 있는 스킨과 로션. 내 돈으로 직접 사본 적은 없다.
데이트 약속 퇴근 시간이 다 되어서 전화를 건다. “오늘 퇴근하고 할 일 있어요? 잠깐 얼굴이나 볼까요?”
목욕 목욕탕에 뭘 가지고 가? 거기 가면 비누 있잖아.
좋아하는 텔레비전 드라마 <해신>도 끝나고 <불멸의 이순신>도 끝났군.
가장 즐겨 하는 옷차림 치노 바지와 옥스퍼드 셔츠 (사실 그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면 면바지에 남방이다).
원나잇 스텐드를 바랄때 술을 먹고 여자를 취하게 한 다음 부축하여 여관으로.
가장 존경하는 인물 링컨, 에디슨, 이순신, 빌 게이츠.
다음데이트 코스 며칠 전에 갔던 (또 그 며칠 전에도 갔던) 그 술집.
가장 최근에 산 전자 제품 위성 DMB 폰. 별다른 조작을 하지 않아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