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백령도 초중고 통합 방침에 주민 반발
장거리 통학, 학습권 침해, 지역발전 저해 등 지적
인천시교육청이 백령도의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통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백령도 주민들이 장거리 통학에 따른 학생 불편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19일 인천시 옹진군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오는 2012년까지 농어촌이나 구도심지역의 소규모 학교 24개교(초등학교 11개교, 중학교 9개교, 고등학교 4개교)를 통·폐합 또는 이전 재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백령초등학교를 비롯한 9개 초등학교와 5개 중학교는 없애 인근 학교로 흡수하고, 2개 초등학교와 4개 중학교, 2개 고등학교는 신도시로 이전하며 농어촌지역 2개 고등학교는 통합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방안은 소규모 학교의 학생 수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고 다른 학교에 비해 학생들의 학력이 낮기 때문에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학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초등학교 학부모를 비롯한 백령도 주민들과 옹진군은 장거리 통학, 지역발전 저해 등을 이유로 시교육청의 통합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
백령초등학교 학부모 이모씨는 "초등학교가 병설학교인 백령중·고등학교 자리로 옮겨가면 어린 학생들의 통학거리가 늘어나 학습권이 침해될 수밖에 없다"라며 분개하고 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현재 15명인 백령초등학교 교직원 감축이 불 보듯 뻔한데, 부족한 교사로 교육의 질이 지금보다 향상될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고 지적했다.
백령도 내 초등학교 2곳 중 1곳인 백령초교에는 현재 138명이 재학 중이다.
이 학교가 3㎞가량 떨어진 백령중·고교로 통합되면 학생들의 통학거리가 멀어지는 데다, 백령도의 대중교통수단이 공영버스 1대와 택시 8대가 전부여서 학생들은 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옹진군 역시 시교육청의 이 같은 방침을 놓고 경제논리에 입각한 '밀어붙이기식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교육정책은 백년대계의 틀에서 학생 1명의 교육권이라도 최선을 다해 보장해야 하는데 섬지역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통합 정책은 학생, 학부모는 물론 지역사회에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교육청 관계자는 "백령 초·중·고교 통합과 관련, 결정된 사안은 없으며 주민들의 민원과 반대가 우려되는 만큼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