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무렵
박재삼
입춘을 지나
우수(雨水) 무렵으로 오면
아직 분명히 나무는 벗은 채
찬바람에 노다지로 몸을 내놓은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나 어딘가 회초리를 맞아도
옛날 서당 훈장의 그것 같아
사랑의 물끼가 실려 있고,
멀리서 보면
아지랑이가 낀 듯하고,
조금은 이지럼증도 섞여 들더니
드디어 울음을 터뜨릴
기운까지 얻고 있는
한마디로
눈부신 경이(驚異)가 묻어 있구나.
카페 게시글
추천시, 산문
우수 무렵 / 박재삼
함종대
추천 0
조회 15
25.02.24 11:17
댓글 2
다음검색
첫댓글 좋습니다
사물을 그냥그냥 보지 않고 여물게 봐내는 시인의 정감이 부럽습니다.
그리하여 좋은 맛으로 치환해내는 그 열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