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를 보성에 내려주고 강진 성전으로 갔다.
경포대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야영장 앞의 시비를 사진 찍는데
카메라 가방을 멘 어른들이 손에 스틱과 아이젠을 들고 내려오고 있다.
동백나무 숲으로 들어서니 바닥에 눈이 얼어있다.
천황봉쪽으로 바로 쉬지 않고 올라도 한시간 반이 다 걸렸다.
구름다리가 빨갛게 내려다보이는데 길은 막혀있다.
건너 국사봉 위의 바람개비 뒤로 무등산이 가깝다.
영암벌판은 붉은 황토를 띄엄띄엄 보이고
영산강 뒤로 목포시내도 하얗다.
바람이 찬 정상에 혼자 서 있다가 내려온다.
가파른 길의 바위 그늘엔 길이 미끄럽지만 도리포의 아이젠은 꺼내지 않는다.
촛대바위 구정봉 보이는 데크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과일을 깐다.
바람재에서 구정봉 향로봉만 바라보고 경포대로 내려간다.
점심을 준비 않아 배고파 올 걸 무서워한다.
무등에서 잃은 힘이 겁이 난다.
경포대 안내판을 보고 계곡으로 내려가 각자를 찾아보는데 사진의 글씨는 보이지 않고
다른 사람의 글씨가 씐 바위 새개를 보고 나온다.
성전면사무소 앞쯤에 가 점심을 먹으려는데 지갑이 없다.
스마트폰에 카드가 있지만 포기하고 보성에 가 바보에게 카드를 달라하기로 한다.
강진 온 김에 월남사지라도 들러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