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이사야43:1)
올 여름은 유난히 무덥게 느껴집니다.
평상시 땀을 그리 많이 흘리지 않는 내가 줄줄 땀이 흘러내리는 걸 보니 다른 사람들은 오죽하겠나 싶습니다.
하지만 이 무더위를 마다하지 않고 이번 여름 수련회도 학생들 스스로 소록도 봉사 길을 선택하고 우리 통일동산교회는
일정보다 하루 먼저 출발해서 하루 늦게 돌아오는 4박 5일의 긴 여정을 위해서 신동혁 전도사님 외 20명의 참가자들이
화요일 밤 10시를 조금 지나서 목사님의 기도와 배웅을 받고 차량 3대로 전남 고흥에 있는 소록도를 향해 야간운전이라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파이팅~ 을 외치며 출발했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작년에는 엄청난 비가 와서 힘들었는데 올해는 빗길에 대한 부담은 덜 수 있었기에 부지런히 밤길을
달려 고흥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5시쯤이었습니다.
그리고 한적한 곳에 잠시 차를 세워 놓고 휴식을 취하고 첫날 일정을 위해 든든하게 아침식사를 한 후에 집결지인 북성교
회로 갔습니다.
일행보다 일찍 도착한 우리들은 개운하게 피곤함을 씻어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어서나름대로 꽃단장을 할 수 있었
습니다.
아침 10시쯤 되니 일행들이 한 팀 두 팀씩 모이기 시작해서 10시 30분쯤 자오나눔선교회를운영하시는 양 미동 목사님으
로부터 일정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들은 후에 북성교회 성도들과 함께 수요 기도회 예배를 드렸습니다.
영적인 양식을 받았으니 이제는 배꼽시계를 만족시키기 위해 점심은 맛있는 카레밥을 공급 받았습니다.
맛나게 식사를 한 후에 황 상봉 강도사님을 조장으로 한 10조가 선착순으로 점심 설겆이를 자원해서 하는 것으로 소록도
봉사와 섬김을 시작하였습니다.
정리되지 않은 주방 틈에서 땡 볕과 사투를 벌이면서 기름진 카레 밥 식기들을 세척하기엔넘넘 힘든 모양인지 우왕좌왕
하며 학생들이 투덜거렸지만 우리가 할 일이기에 마냥 아이들의 투정을 받아 줄 수 없어서 매도 첫 번에 맞는 것이 낫다
고 다음부터는 10조가 솔선수범하면 이 후로는 설겆이는 없을 것이니까 조금만 참고 열심히 하자고 학생들을 독려했고
학생들은 잘 따라 주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10조 12명은 팀웍을 이루며 하루 일정의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그 후로 10조는 완벽하게 조에서 이탈되지 않고 한 마음 한 뜻으로 주최 측의 요구에 따라 최선을 다해 땀을 흘리며 하루
하루 보람을 느끼며 소록도 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땡볕에 나가서 변변한 도구도 없이 꽃 심기와 꽃 잔디 심기를 하면서 이렇게까지 많은 인원이 우왕좌왕 하면서 밖에 있어
야 하나 싶어서 짜증스러웠지만, 이 또한 감수해야 할 몫이라면 어른 된 내 자신이 '학생들을 위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하자'를 되새김질 하면서 수동적인 자세보다는 능동적으로 일을 찾아가면서 학생들과 함께 땀을 흘리던 중 추교영 학생이
밤 가시를 밟아서 수 십군데 가시가 박혀서 고생을 했지만 그래도 참을 만 하다니 고마울 뿐입니다.
무엇보다 고마운 건 친구다라 강남 간다고 교회도 다니지 않으면서 함께 참석해서 주었던 처음부터 끝까지 성실한 모습
에서 큰 힘과 위로를 주었던 이 지호 학생에게 큰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우리 10조가 봉사를 하면서 잊을 수 없었던 것은 소록도 주민을 방문하면서 어르신들과 함께 했던 시간일 것입니다.
8동에 사시는 안유수 할아버님과 이순식 할머님과의 만남은 우리 학생들 마음 가운데 오래오래 기억될 것으로 믿습니다.
첫날 방문을 하였을 때는 안 유수 할아버님은 계시지 않아서 주최 측에서 준비해 준 카레 밥과 옥수수와 끈끈이와 바퀴벌
레 퇴치제와 뿌리는 약을 그냥 두고 왔습니다.
그리고 둘째 날 함께 하는 점심 식사 시간에는 이미 다른 곳에서 보내 준 자장면을 드시고 계셔서 인사만 드리고 우리가
집안 청소를 도와 드리고 싶은데 어떻게 할까요? 물었더니 오후 1시 이후에 와서 해 달라고 하셔서 그렇게 하겠노라고
말씀을 드리고 집을 나왔습니다.
그런데 할아버님 집안 청소를 놓고 학생들과 마찰을 생겼습니다.
자오나눔 일정에는 소록도 견학과 바닷가 해수욕장을 가기로 되어 있었기에 아이들 입장에서는 가벼운 마음으로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은 게 어쩌면 당연한 것 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할아버님과의 약속을 어기고 학생들 자신을 위한 시간을 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다시 한 번 상황을 설명하면서 소록도 봉사 일정을 끝내고 나면 교회에서 수고한 너희들을 위해서 지리산 계곡에서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별도로 하루 준비 해 주셨으니까, 잠시 우리 자신을 위한시간은 미루는 게 어떻겠냐며 다시 학생들의 의
견을 물었더니 아쉽지만 나 자신보다는 그 분들의 필요를 위한 봉사와 섬김 쪽으로 의견을 선택 해 주어서 무척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학생들과 집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어떻게 이런 집 안에서 사실 수가 있었을까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어제 두고 갔던 뿌리는 약으로 집안 곳곳을 찾아가며 벌레가 죽도록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거실에 가득한 빈상자랑, 음료수 캔과 빈병들, 빈 우유팩 등을 밖으로 꺼내서 분리 수거를하고 집안 곳곳에 있는 거미줄
과 먼지를 털어내고 땀에 찌든 이브자리를 세탁기에 돌리고,쌓여있던 먼지들을 수건을 빨아서 닦아냈습니다.
황 상봉 강도사님은 열심히 냄새나는 화장실을 수세미로 닦고 또 닦고를 반복하면서 묵은 때를 벗겨내는 동안 학생들은
팀을 나누어 방과 거실을 청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나는 주방에 쌓여있던 곰팡이 난 그릇들을 씻어서 마른 행주를 쳐서 찬장에 넣었습니다.
문제는 냉장고 청소였습니다.
즉석 식품에 의존하시는 할아버님이신지라 냉장고 안에는 갖가지 음식 재료들이 썩어 부패한 상태였기에 그 악취 때문
에 학생들이 가까이 오는 것조차 부담을 느끼는 모양입니다.
일단은 음식물 쓰레기봉투에 못 먹는 음식들은 분리해서 버리고 최소한의 먹을거리만 남겨 두고는 냉장고 속을 비워가며 대청소를 하였습니다. 불필요한 용기들도 쌓여지면 짐이라 되도록 분리 수거해서 버렸습니다.
우리가 청소를 하는 중에 할아버님께서 미안하셨는지 음료수를 사 가지고 오셔서 우리들에 게 넘겨주시고 자리를 비켜
주셨습니다.
그래도 우리들을 배려해 주시는 할아버님의 마음을 감사하면서 잠시 휴식을 하면서 사다 주신 음료수를 마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서너 번의 물걸레질을 하면서 쌓여졌던 쓰레기로 답답했던 집안을 깨끗하게 리모델링하는 기분으로 다시
물건들을 제자리를 찾아 놓아가며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서 널어놓는 것으로 집안 청소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런 중에도 학생들 마음속에는 바닷가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던지 시계를 쳐다봅니다.
그러나 우리가 정리정돈이 끝날 쯤엔 바닷가에서 돌아온 친구들이 서 있는 틈에서 땀으로 젖어 있는 몸을 샤워하기에도
바뿐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넌즈시 한마디 했습니다.
부모님이 계셔서 너희들이 좋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음에 감사하라고 ......
또 한 가정 방문은 이 순식 할머님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거리감을 두셔서 가져간 물품을 드리고 아이들과 함께 찬송가를 불러 드렸습니다.
“예수 사랑하심은 성경에서 배웠네 우리들은 약하나 예수 권세 많도다”
우리가 일어서려고 하는데 하나 더 부르자고 하시면서 '주 안에 있는 나에게' 찬송을 먼저 부르셔서 우리도 함께 큰 소리
로 찬송을 부르신 후에 마음에 문을 여셨는지 지금까지 지내 오셨던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들려 주셨습니다.
한센 병으로 고달픈 삶을 살아오셨던 할머니의 삶이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말씀 중에 간간히 눈물 흘리시는 그 모습이 아련합니다.
할머님의 남아 있는 삶을 하나님께서 위로하시길 위해 기도해 드리고 '할머니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돌아와 남은 일정을 보내고 다시 둘째 날 찾아 갔을 때에는반갑게 맞아 주셨고, 이미 배부된 자장면은 나중에 드시겠다고 하면서 흔쾌히 우리 친구들과 함께 냉면을 끓여서 맛나게 드셨고, 우리 10조의 홍일점 정수아가 설겆이를 하는 동안
남자 친구들은 어제 하지 못했던 방과 거실을 청소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엔 삼계탕을 전해 드리는 것으로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 하였습니다.
마지막 일정을 끝내기 전에 어른들을 찾아가 인사를 드리기로 했는데 안 유수 할아버님도, 이 순식 할머님도 집에 안 계
셔서 가져갔던 과일과 음료수랑 과자를 문을 열어 거실에 놓 고 돌아오는 길에 이 순식 할머님께서 외출하셨다가 급하게
우리가 떠날 것을 아시고 돌아 오셔서 우리는 다시 발길을 옮겨 할머님 댁으로 가서 어제 저녁에 배웠던 수화찬양 '찬양
하라 내영혼아'를 불러 드리고 난 후에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찾아뵙겠습니다.
인사를 한 후에 기도부탁을 드렸습니다.
'우리 통일동산 교회 건축을 위해서 잊지 말고 기도 해 주세요.'
아쉬움에 눈물 글썽이시는 할머님을 뒤로 하고 우리 10조는 소록도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교회로 발길을 돌렸습
니다.
그 어느 해 보다 무더웠던 2012년 여름!!!
자원하는 마음으로 소록도 봉사와 섬김이 있는 곳을 선택한 코람데오 학생들
수련회를 통해 아름다운 마음을 갖고 건강한 몸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열심히 땀 흘리며 보냈던 2박3일의 소록도
였기에 마음 한구석이 뿌듯하고 가슴 벅찼던 하루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들의 섬김과 봉사가 많이 어설프기도 했지만 오늘을 통해 훗날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누군가를 향하여 나의
것을 조금이라도 나눌 마음이 생길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2012년 여름 소록도를 찾아가
땀흘려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
첫댓글 소록도에서 10조(황 상봉 강도사님, 최준하 선생님, 김용욱, 남상수, 이지호, 최종택, 추교영, 오세준, 추교원, 정수아, 박민우)를 중심으로 한 봉사와 섬김을 중심으로 한 보고서로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찬양팀으로 수고한 학생들 수고했습니다. (권혁진의 후기를 기대해 봅니다.) ^^*
무더운 날씨 가운데
먼 거리를 달려 많이 많이 수고한
우리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코람데오 학생들 한 사람 한사람이 모두가 자랑스럽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