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김숙영 작가 커피畵 개인전 관람
2023년 11월 23일 목요일
음력 癸卯年 시월 열하룻날
여느날에 비해 조금 일찍 잠에서 깼다.
새벽 4시반이다. 어제 아침나절에 한시간 가량,
오전 11시반에서 오후 1시 조금 지난 시간까지
간만에 장작을 패고 쌓느라 피곤하여 일찌감치
잠에 들었다. 뿐만아니라 오후에는 아내와 함께
문화생활을 즐기려고 미탄에 다녀오느라 운전을
한 것도 피로에 한 몫을 했던 것 같다.
일어나자마자 바깥에 먼저 나가는 것이 습관이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제 아침처럼 영하의 기온
이었으면 눈이 내렸겠지만 기온이 영상 5도라서
눈 대신에 비가 내리는 것이겠지? 날씨의 변화는
그 누구도 잘 모른다. 기상청의 예보도 이따금씩
빗나가기도 하니까 말이다. 예보상으로는 5~6시
사이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그 전에 시작되었다.
산골살이를 하다보면 문화생활을 즐긴다는 것이
말처럼 그렇게 쉽지않다. 도시처럼 마음 먹으면
영화, 연극, 전시, 고궁, 박물관을 비롯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 다양하지만 이 산골에서는
극히 드물다. 그런 면에서는 약간의 불편도 있다.
그렇긴 하지만 찾아보면 문화생활을 즐길 거리도
숨은 볼거리가 있다는 것에 나름 위안을 삼는다.
어제 처럼 말이다. 집에서 약 한시간의 미탄에서
김숙영 작가님께서 커피畵 개인전을 하신다기에
아내와 함께 드라이브 삼아 초겨울 정취도 느껴
볼겸 다녀왔다. 김숙영 작가님 작품은 언제봐도
감동과 감탄을 자아낸다는 말로 표현하고 싶다.
전시장 한 귀퉁이에 붙어있는 작가의 노토 중에
적어놓으신 글이 인상적이어서 일부를 옮겨본다.
"잘 늙어가고 싶다.
가슴이 기억하고 손이 기억할 수 있도록
매일매일 단순화 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주 단순하게 표현하려고 했고 그 단순한
작업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복잡함을 훌훌
털어버리고 휴식의 시간이 되길 바래본다.
정형화 시키지 않고 지극히 단순화 시키는
작업을 통해 느리게느리게 비워내며
어쩌면 나도 느림의 미학을 이미지화 시키는
건 아닐까?
단순화 시키는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비우고
다시 채우고 다시 비우고 다시 채우고...
재 탄생하는 번뇌의 그림을 그리며
나는 오늘도 '思蓮에 빠지다' "
김숙영 작가는 평창 미탄에 귀농귀촌을 하여
평창 미탄의 자연을 벗삼아 '느림의 미학'이라는
삶의 좌표를 실천하면서 자발적 농부로 살아가는
멋진 화가님이다. 같은 평창에서 산다는 것으로
알고 지내며 소통한 것이 꽤 오랜 인연이 되었다.
처음 작가님의 커피畵를 접한 것은 3년전 이맘때
그러니까 2020년 10월, 강릉 커피박물관에서
동인전을 하여 아내와 함께 관람을 했을 때이다.
그땐 뵙지못했다. 그러다 지난 1월 오대산 월정사
부근에서 있었던 전시회에서 처음 만나뵈었다.
그리고 어제 두 번째 만남이었다.
작가님의 자세한 그림 설명을 들으며 감상하는
것은 너무나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작품에
대한 설명까지 들으며 감상하는 특혜를 받았다.
작품의 소재, 작품의 특성, 작품의 의도는 물론
커피畵 기법까지 아주 상세하고 신중하게 하신
설명은 그림에 문외한인 우리 부부에게는 너무
값지고 소중한 선물을 받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같은 평창에 사는 이웃이라며 인자하신 모습의
부군도 소개를 하여 이다음 다시 만남의 시간을
갖자고 약속을 했다. 흐뭇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전시장을 나왔다. 두 분의 배웅을 받으며...
♧김숙영 작가 커피畵 개인전♧
'思蓮에 빠지다'
2023년 11월 21일 ~ 12월 10일
연화마을 미탄면 웰컴센터(월요일 휴관)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창2리 (서시래 연화마을)
♧카페지기 박종선 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첫댓글 문화 생활도
멋지게 하신 하루
오늘도 즐겁고 행복 하시기를 기원 합니다
산골에 이런 마을이 있고
그 마을에 이런 좋은 공간이 있으며
그곳에서 하는 전시회가 너무 좋더군요.^^
멋지십니다
감사합니다.^^
그러셨겠습니다.
내 고장에 이런분이 라는
자부심도 생기고...
나름 유익한 시간을
보내심에 박수를 보냅니다...^^
옆지기님과
함께하는 그 마음
언제 까지나...오래오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도시와는 달리
이런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드물지요.
그래서 반갑더군요.
이런 곳이 있으면
아내와 함께
다니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커피화는 커피를
사용해서 그린
그림인가요?
생소한 소재가
뭔가 새로운 감성을
느끼게 하는군요.
음양 조절과 붓의
터치가 자연스럽고
빈티지하면서
커피향이 구수히
느껴집니다.
새로운 소재의
작품 감상,,,
덕분에 감사합니다.
커피화 기법은
일반적인 미술과는
많은 차이가 있고
꽤 힘든 작업이더군요.
우리나라에 커피畵를
그리는 분들이 꽤 있긴 하지만
많이 보급된 것은 아니랍니다.
워낙 까다로운 작업이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도
좋아보이기는 하지만
직접 감사하면
너무 신기하고 오묘합니다.
아마 서울에도 있을겁니다.
기회가 되시면
한번 감상을 해보세요.
날씨가 추워지는 군요.
건강 잘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