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대안센터, ‘임대료 임금’ 격차 전국적 문제 지적
앨버타주 상황 최악, 임금 동결 속 임대료 30% 급등
캐나다의 심각한 주거 위기가 감당 불가능한 수준의 높은 임대료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캐나다 정책대안센터(CCPA)는 최근 발표한 ‘임대료 임금’ 보고서를 통해, 전국 대부분의 도시에서 최저임금만으로는 기본적인 주거 공간조차 마련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을 데이터로 증명했다.
보고서가 정의한 ‘임대료 임금’은 주 40시간 노동 기준, 세전 소득의 30% 이하로 주거비를 감당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당 임금을 뜻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전국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밴쿠버와 토론토에서 1베드룸 아파트를 구하려면 시급이 각각 38달러에 육박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8만 달러에 가까운 금액이다. 이는 해당 지역 최저임금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으로, 평범한 저임금 노동자에게는 감당 불가능한 액수다.
이러한 격차는 대도시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센터가 조사한 캐나다 62개 도시 중, 최저임금을 받으며 1베드룸 아파트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퀘벡주 6곳을 포함해 단 8곳에 불과했다. 캐나다 전역에서 최저임금과 적정 주거비 사이의 괴리가 보편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지역별 상황은 지난 몇 년간 명암이 엇갈렸다. BC주는 최저임금을 꾸준히 인상해 임대료 상승률을 앞질렀지만, 여전히 캐나다에서 주거비 부담이 가장 큰 지역으로 남았다. 최저임금 노동자가 2베드룸 아파트 임대료를 내려면 3주 치 급여를 고스란히 바쳐야 하는 실정이다.
상황이 가장 악화된 곳은 앨버타주다. 2018년 당시 캐나다 최고 수준이었던 최저임금이 동결되는 동안 임대료는 무려 30%나 폭등하며 세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퀘벡과 온타리오 역시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임대료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주거 안정성이 뒷걸음질 쳤다.
특히 새로 집을 구하는 세입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평균보다 훨씬 크다. 문제는 새로 이사할 집을 찾는 세입자에게 부과되는 ‘이사 페널티’다. 비어있는 주택에 새로 계약할 때의 시장 임대료가, 이미 살고 있는 세입자들이 내는 평균 임대료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임대료 격차는 세입자들이 더 나은 주거 환경이나 직장을 찾아 이주하는 것을 가로막아, 결국 캐나다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2025년과 2026년에는 주거 여건이 다소 개선될 여지도 있다. 이민자 수 감소와 인구 증가세 둔화로 주요 도시의 공실률이 소폭 오르고 있고, 수년간 추진해 온 신규 임대주택 건설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토론토와 밴쿠버의 콘도 시장 투기 열풍이 잦아들면서, 많은 콘도 유닛이 임대 시장으로 유입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주거 안정을 위한 핵심 과제임을 재확인하면서도, 시급을 30~40달러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구체적인 해법으로는 임대료 통제와 같은 규제 정책과 함께 ▲비영리 단체가 저렴한 임대주택을 매입해 기업형 투자자로부터 보호하는 인수 자금 지원 ▲‘빌딩 캐나다 홈즈’와 같은 새로운 공공주택 건설 등 비시장 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