般若歌 반야(般若)의 노래
有心求處元無迹
마음으로 찾으면 흔적도 없지만
不擬心時常歷歷
마음을 비워두면 언제나 역역하네.
於中坐臥及經行
앉고 눕고 다니는 그 가운데
不須擬心要辨的
무심하게 가다보면 분명히 알리라.
閑則閑閑忙則忙
한가할 땐 한가로우며 바쁠 땐 바쁘면서도
困來伸脚飯來噇
피곤하면 두 다리 뻗고 밥이 오면 먹네.
不離日用常無事
일상을 떠나지 않고 언제나 여기 있나니
一道寒光無處藏
한 줄기 서릿발 같은 빛은 감출 곳이 없네.
長靈一物在目前
신령스런 한 물건 눈앞에 있어
亦能同地亦同天
땅과도 같고 하늘과도 같나니
眼見耳聞無聲色
눈으로 보고 귀로 듣지만 소리와 형체가 없어
展去廻來常寂然
가고 옴에 언제나 고요하기만 하네.
一身圓含十方空
한 몸은 온 누리에 두루 해 있고
一念能令十世融
한 생각은 능히 영겁에 섞이네.
四聖六凡都在裏
성인과 범부는 모두 이 속에 있어
塵沙劫海不離中
오랜 옛적부터 이것을 떠나지 않았네.
甚深十二諸經律
깊고도 미묘한 이 경전이여
道儒百家諸子述
이 세상 온갖 종교의 그 모든 경전들은,
世與出世諸法門
저 거룩한 성인네들의 그 말씀들은,
盡從這裏而演出
모두 이곳으로부터 흘러 나왔네.
如彼大虛無不括
저 허공처럼 이 누리 모두 안았고
亦如日月遍塵刹
해와 달처럼 온 누리에 두루 했네.
莫問緇素與尊卑
성(聖)과 속(俗)을, 귀천(貴賤)을 더 이상 묻지 말라
摠向彼中同死活
그 모두 이 속에서 죽고 살고 하느니.
無相無名若大虛
형체 없고 이름 없어 허공 같거니
我師權號波羅蜜
그저 임시로 '바라밀'이라 일컬었네.
摩訶般若波羅蜜
마하반야바라밀이여
了了見時無一物
분명히 보고 볼 때 단 한물건도 없네.
山河大地等空華
이 산하대지는 환영과 같고
殊相劣形同水月
잘난 모습, 못난 모습 물에 비친 달그림자네.
法法無根摠歸空
이 모든 사물들은 이 '空' 속으로 돌아가나니
獨有此空終不滅
이 '공'만은 영원히 멸하지 않네.
今於何處見眞機
지금 어느 곳에서 저'눈뜬 이'를 보겠는가.
月落雲生山有衣
달 지자 구름은 피어 산의 옷 되네.
眼辦自肯人何限
척 보면 알 것이니 더 이상은 묻지 마라
耳咡如聾數難知
듣고도 듣지 못하는 이 귀머거리여.
得之不易守尤難
얻기도 쉽진 않지만 지키긴 더욱 어려우니
動靜須敎體常安
움직일 때나 조용 할 때나 그 본질은 그대로 있네.
虛空誰着一毫許
저 허공은 오직 한 티끌을 허락하여
自有氷輪萬古寒
저 하늘에 어름바퀴(달)가 만고에 차갑네.
祗因眼翳礙虛明
눈병이 나서 시력에 장애가 오면
妄見空花競崢嶸
허공꽃이 어지럽게 날리는 것을 보네.
但向眼中除幻翳
눈 속의 이 환영만을 제거하면
空本無花廓爾淸
하늘꽃 없는 저 푸름만 끝이 없으리.
客夢破猿啼歇
나그네 꿈 깨고 잔나비 울음은 그쳤나니
滿目淸風與明月
눈에는 가득한 맑은 바람 명월이네.
幾人買了還自賣
몇 사람이나 이걸 샀다가 다시 팔았는가.
無限風流從玆發
무한한 풍류는 이로부터 비롯되었네.
-함허득통-
*금강경 오가해
<함허득통선사의 금강경오가해 서설>
여기 한 물건이 있으니
(유어일물차 有一物於此)
이름과 모양 끊어졌지만
(절명상 絶名相)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고
(관고금 貫古今)
한 티끌에 있으면서도
(처일진 處一塵)
우주에 두루한다
(위육합 圍六合)
안으로 온갖 묘함을 머금고
(내함중묘 內含衆妙)
밖으로 뭇 중생에 응하며
(외응군기 外應群機)
세상<천지인>의 주인이 되어
(주어삼재 主於 三才)
온갖 법도의 으뜸이 되니
(왕어만법 王於萬法)
넓고 커서 비길 것 없고
(탕탕호기무비 蕩蕩乎其無比)
드높아 짝할 이 없다
(외외호기무륜 巍巍乎其無倫 )
신비롭지 아니한가
(불왈신호 不曰神乎)
아래를 굽어보고 위를 쳐다보는 사이 밝고 밝으며
(소소어부앙지간 昭昭於俯仰之間)
보고 들음에 잘 드러나지 아니하니
(은은어시청지제 隱隱於視聽之際)
심오하지 아니한가
(불왈현호 不曰玄乎)
천지가 생기기 전부터 있었고
(선천지이무기시 先天地而無其始)
천지가 사라진 뒤에도 있으리니
(후천지이무기종 後天地而無其終)
비었다 할까? 존재한다고 할까?
(공야? 유야? 空耶 有耶)
나는 그 까닭을 모르겠다
(오미지이소이 吾未知而所以)
우리 석가세존께서
(아가문 我迦文)
이것 하나를 깨달으시고는
(득저일착자 得這一着子)
중생이 똑같이 이것을 타고 났으나 깨닫지 못함을 널리 보시고
(보관중생동품이미 普觀衆生同稟而迷)
괴이하다고 탄식하시고는
(탄왈기재 歎曰奇哉)
생사의 바다 가운데 나아가
(향생사해중 向生死海中)
바닥없는 배를 타고
(가무저선 駕無底船)
구멍없는 피리를 부시니
(취무공적 吹無孔笛)
묘한 소리가 땅을 움직이고
(묘음동지 妙音動地)
법의 바다가 온누리에 찼다
(법해만천 法海漫天)
이에 귀먹고 어리석은 것들이 다 깨어나고
(어시 농애진성 於是 聾碍盡醒)
마르고 시든 것들이 모두 윤택하게 되고
(고고실윤 枯槁悉潤)
세상의 모든 생명들이
(대지함생 大地含生)
모두 본모습을 찾았다
(각득기소 各得其所)
이 반야경은
(금반야경자 今般若經者)
부처님의 말씀이요
(묘음지소류 妙音之所流)
진리의 바다가 시작되는 것이다
(법해지소자자야 法海之所自者也)
금강의 굳세고 예리한 날로
(이금강지견리 以金剛之堅利)
‘나'니 '사람'이니 하는 빽빽한 번뇌의 숲을 베고
(잔아인지조림 잔我人之稠林)
지혜의 해로 거듭되는 어둠을 비추어
(조혜일어중혼 照慧日於重昏)
나와 세계에 대한 집착에서도 벗어나고
(我空 法空)
나와 세계가 없다는 생각도 흩어서 (具空)
(개혹무어상공 開惑霧於三空)
모든 것이 실재하지 않는다는 단견과
영원히 존재한다는 상견의
두 구덩이에서 벗어나게 하여
(사지출단상갱 使之出斷常坑)
진실의 세계에 오르게 하며
(등진실제 登眞實際)
모든 수행의 꽃을 피워
(부만행화 敷萬行花)
성불의 열매를 맺게 하시니
(성일승과 成一乘果)
말씀의 예리한 칼날로 중생들의 번뇌를 끊고
지혜의 태양이 드러나게 함과 같고
(언언이인당양 言言利刃當陽)
구절들은 물뿌린 듯 붙지 아니한다
(구구수려불착 句句水麗不着)
[함허스님의 시]
밝은 구슬 푸른 옥
감추어서 드러내지 아니하고
큰 지혜는 어리석음과 같아서
얼핏 보면 바보라
도가 내 몸에 있으면
스스로 드러나게 마련인데
무엇 때문에 구구하게
사람들이 알아보도록 꾀할 것인가?
자네 살림살이 없구나 하고
말씀 마시게
일마다 응하여 척척 쓰거니와
모자람이 없다네
明珠碧玉隱不露
大智如愚看似癡
道存乎己自發外
何用區區逆人知
莫謂渠無活計在
應用頭頭皆具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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