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아네마아 가문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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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1] : 18화 후 중간 점검 격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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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에서 아호는 도전과 복수를 끝마치고 새로운 전쟁을 치루던 중, 독립 파벌의 세가 너무나 커진 걸 발견했습니다.
일단 어떻게든 파벌의 세를 줄이기 위해 아호는 우플란드의 족장 닐스 트리그베손과 자신의 딸 리일리를 결혼시켰습니다.
그러나 이미 11명의 족장들이 모인 상태에서 한 명이 빠진다고 크게 상황이 나아지진 않았고, 끝내 바네마네의 족장 타우트빌라로부터 서신이 날아왔습니다. 독립 요구를 들어준다면 평화롭게 떠나고, 그렇지 않으면 전장에서 칼로 싸워서라도 쟁취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이었죠.
아호는 결코 순순히 독립을 허용할 생각이 없었고, 그렇게 내전은 시작되었습니다.
크게 보자면 근왕파는 아호를 필두로 다우가바 강 이북 모든 지역이 뭉쳤고, 그 외에도 혼인을 통해 동맹을 맺은 우플란드의 닐스와 게스트리칼란디아의 족장 발데마르, 성지를 다스리는 카키살미와 헤움노 족장령, 그리고 동프랑크과의 최전방에 위치한 키시니아와 라나의 족장령까지였습니다.
역설적이게도, 리보니아를 다스리던 베세 2세는 여전히 왕위를 노렸기에 왕국이 쪼개지는 걸 바라지 않았고 그 때문에 아호 편에 들어갔습니다.
반면 반역을 일으킨 자들은 바네마네의 족장 타우트빌라의 지휘 아래 모였으며, 그들의 세력도 근왕파 세력과 비등한 전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특히 스웨덴과 덴마크 지역의 영주들이 거의 대부분 넘어간게 뼈아픈 문제였습니다.
시작 판도만 보자면 혼전이 될 게 분명했죠. 특히 핀란드와의 전쟁을 치루던 중이었기에 근왕파 전력이 모두 전장에서 이탈한 상태였다는 게 더욱 문제였습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아호는 동맹 스코틀랜드의 왕 이바르 2세를 끌어들여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 했습니다. 아호의 전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먼저 핀란드와의 전쟁을 보류하고, 근왕파나 반군이나 머릿수가 서로 비슷해 전투로는 쉽게 이길 수 없으니 최대한 많은 곳을 공성한 뒤 시간을 버는 것이었죠.
따라서 핀란드에 보냈던 군사를 셋으로 쪼개, 하나는 우플란드와 핀란드 사이에 있는 아흐베난마로, 하나는 독립파 수괴 타우트빌라의 궁정이 있는 바네마네로, 나머지 하나는 바네마네 남쪽 그로비냐로 보냈습니다. 때마침 스코틀랜드의 군사가 아흐베난마로 집결하며 아호는 그래도 최악은 면했다는 생각을 했죠.
반군들이 우플란드를 공성하는 동안 아흐베난마와 바네마네의 공성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스코틀랜드의 군사가 본국으로부터 소식을 받더니 크게 동요하고서는 아예 전쟁에서 이탈해버렸습니다. 클레멘스란 이름을 언급한 것 빼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나 아호를 더욱 당황스럽게 했죠. 이 때를 놓치지 않고 반군은 총 전력을 모아 아흐베난마를 공성하던 2000여 명의 병사들을 공격했고, 그렇게 아흐베난마 공성은 처참한 실패로 끝났습니다. 그나마 바네마네 공성에 성공했다는 게 다행일 따름이었습니다.
급해진 아호는 잠시 보류했던 핀란드와의 전쟁을 아예 멈추고 평화를 지었습니다.
절박한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호는 "박탈당한 자" 아호를 구올라닷의 여대족장 니야베스의 딸 쇼인나와 약혼시켜 동맹을 맺고 참전시켰습니다.
점점 반군은 아호의 군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고, 그렇게 아호는 내전의 구렁텅이 속으로 영영 빠지는가 했습니다. 그들이 랑스킵을 잘 쓰지 못한다는 점을 깨닫기 전까진 말이죠.
반군의 상당 부분이 바이킹 출신 영주들이었기에 반군 측에선 꾸준히 랑스킵을 써서 강을 따라 이동한 뒤 아호의 군대를 잡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타우트빌라는 이를 무시했습니다. 그가 랑스킵에 익숙지 않은 라트갈레 출신인데다, 상륙보단 추격이 아호의 군대를 잡는데 더 나을거란 판단이었죠.
타우트빌라의 판단이 아예 틀린 것은 아니었지만, 그로 인해 반군은 강을 따라 엄청난 거리를 우회해야만 근왕파 군대와 마주칠 수 있었고, 당연히 근왕파는 잡히지 않기 위해 계속 옮겨 다녔습니다. 반군이 강을 사이에 두고 하류의 다리로 향하면 근왕파는 강 상류로, 반대로 상류의 다리로 반군이 움직이면 근왕파는 하류로 이동하며 반군을 끊임없이 도발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결국 아호의 군대와 타우트빌라의 군대는 다우가바 강을 사이에 두고 끝나지 않는 대치에 돌입했습니다. 이미 반군의 실질적 수도인 바네마네를 점령한 상태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유리해지는 건 아호 측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아호의 전략은 최대한 시간을 끌어 무조건 평화를 맺은 뒤, 하나씩 직위를 박탈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다시 침착함을 되찾자, 아호는 왜 스코틀랜드가 전쟁에서 이탈했는지 살펴봤습니다. 그들의 군대가 언급했던 클레멘스라는 단어로부터 유추해보건데, 아마 교황과 어떤 문제가 있었던게 분명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교황이 잉글랜드 왕국에 대한 십자군을 선포했고, 하필 그 주 대상이 아사트루 신앙을 믿던 스코틀랜드였던 거죠. 그에게 있어 굉장히 놀라운 점은 이 "성전"에 참가할 법도 한 천주교 왕국들은 어느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는 거죠. 오직 이 전쟁을 통해 한탕 얻으려는 잔챙이 공작들과 백작들만 교황을 따랐을 뿐이었죠.
역시 "성전"이란 건 좋은 허울일 뿐입니다.
지리한 대치 끝에, 아호는 타우트빌라에게 무조건 평화를 제안하는 서신을 보냈습니다. 어차피 이 전쟁은 근왕파가 이기게 될 것이 분명하니 피를 덜 흘리고 평화를 맺는 게 더 낫지 않겠냐는 내용이었죠. 관대하게 그들의 직위도 보존한 채로 자신의 궁정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언급도 했고요.
타우트빌라는 이제 전쟁은 지친다며 평화를 수락했습니다. 아마 무조건 평화가 아호의 용서를 받은 것과 같지 않을까란 생각을 한 거겠죠. 당연하겠지만 우리의 주인공 아호가 그럴 리 없습니다. 기만 빼면 시체인 그가 굳이 손해보면서 무조건 평화를 제안할 이유가 없죠.
내전이 끝나자마자 스코틀랜드의 왕 이바르 2세는 십자군에 아호를 소집했습니다. 반군을 잡다가 이탈한 것 때문에 괘씸하긴 했지만, 동맹 중 가장 강력한 인물이었기에 아호도 일단 수락했습니다. 단, 군대는 보내지 않을 겁니다. 준 만큼 받을 뿐입니다.
한편, 반역에 동참했던 족장들은 며칠 뒤 하나씩 아호의 궁정에서 온 조서를 받았습니다. 반역의 죄를 묻기 위해 그들을 투옥시킨다는 짤막한 글이었죠. 몇몇은 순순히 받아들여 투옥된 뒤 직위를 박탈당하고 쫓겨났습니다.
그러나 타우트빌라를 비롯해 몇몇은 아직도 아호를 섬기려는 의지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그들은 다시 한 번 봉기를 일으켰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랐습니다. "마침" 스코틀랜드를 돕기 위해 아호의 군대는 몇몇 족장령들을 지나게 됐고, "어쩌다 보니" 그때쯤 조서가 반역자들에게 도착했거든요.
무슨 말씀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반역자들은 다시 왕명을 거역한 죄로 잡혔고 그들은 감옥에 갇혀 작위를 박탈당한 뒤 쫓겨났습니다. 박탈당한 작위들은 다시 새로운 이들에게 주어지면서 권력 구도 또한 다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 타우트빌라는 아호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따로 받게 되었습니다. 아마 타우트빌라에겐 잊지 못할 추억이 되겠죠. 그렇게 에스토니아를 두쪽 낸 내전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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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래도 나름 괜찮게 마무리 된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