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교수로서 느낀 진료실만의 세상이 아닌 새로운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소중한 배움이었습니다.”
최근 열린 서울대병원과 의협 공동주관 의료경영고위과정(AHP) 1기 수료식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대의대 동대문병원 신경외과 박동빈 교수(61,고려의대 72년졸)는 지난 20주간의 교육과정에서 느낀 학문적 희열을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정년에 대비해 은퇴 후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 배워야 한다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AHP 과정을 가입했다”며 “이번에 최우수상을 받은 것도 잘했다기보다 ‘어떤 일이 있어도 개근상을 타겠다’는 집사람과의 약속을 지킨 일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고려의대 동기인 부인 박광선 원장(신림동 박산부인과의원)의 교육과정 권유와 더불어 300여만원의 관련경비를 전액 부담하는 내조가 크게 작용해 이번 과정 수료가 가능했다는게 박 교수의 설명.
박 교수는 “다른 대학의 최고위과정 등은 학문적이라기보다 인관관계에 치중해 있는데 반해 AHP는 의료경영 식견을 높이기 위한 하드트레이닝 이었다”고 전제하고 “환자를 고객으로 생각하는 경영전략이 앞으로 모든 의료시스템에 모터가 될 것이라 것을 인지하게 됐다”며 이번 과정의 특징과 핵심전략을 술회했다.
그는 이번 교육 중 하권익 서울의대 명예교수의 삼성서울병원 원장시절을 토대로 직원관리를 걸출하면서 재밌는 입담으로 구성한 부분과 강촌 워크숍에서 있었던 유명호텔 관리자의 친절고객 강의 그리고 마지막 수업인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정기택 교수의 20주 강의요약 등을 최상의 강의로 손꼽았다.
박 교수는 “나이와 직분을 떠나 출석률로 엄격히 수료자를 규제한 내부규정은 객관적이고 교육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평하고 “다만, 경영중심의 강의가 주를 이뤄 보험과 연금문제 등 의료현장에서 부딪치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현장감 있는 이론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첫 번째 교육과정에서 느낀 장·단점을 가감없이 지적했다.
특히 “매일 진료실과 수술실에서 환자만 보는 임상교수 대다수는 진료에만 시각이 한정돼 새로운 의료환경에 뛰어들고 싶지 않다고 느낀다”며 “이번 과정에서도 개원의가 주를 이루고 봉직의와 대학교수는 일부에 지나지 않아 다른 분야 배움에 대한 교수들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박동빈 교수는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갈등’이라는 단어 한마디로 100분간의 수업을 하면서 학문이 얼마나 깊고 심오한지 알게 됐다”고 전하고 “1학기 강의를 1일 수업으로 요약한 과정이 강사와 수강생 모두에게 벅차기는 했으나 새로운 세상을 알게 해준 소중한 기회였다”며 제1기 AHP 수료생으로서의 자부심을 피력했다.
90년대 동대문병원 의무부장을 역임하면서 당시 경영위기 타개에 고민한 바 있는 박동빈 교수는 건장한 젊은이 못지않은 체격을 유지한채 이번 배움을 계기로 새로운 진료영역 강의를 찾아다니며 체험하는 만학의 학구열을 통해 미래 경영자로서의 포부를 실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