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얘가 왜 글을 안 올리나 하셨을 수도 있겠는데
역시나 예상에 맞게 올려(?)드립니다.
어제는 추석이었지요?
추석 이야기를 조금 해보렵니다. ^^
우즈벡에는 추석 비스므리한 명절이 없습니다.
이즈음엔 기념일 말고는 명절이 없죠. (9월 1일 독립기념일 / 10월 1일 스승의 날...)
그래서 우즈벡 달력엔 아무 색깔, 및 글자도 적혀있지 않는 그냥 그런 평범한 날이었습니다.
저 또한 토요일엔 수업이 연달아 있었던터라 딱히 뭔가를 느낄만한 그런 여유가 없었구요.
수업을 4시간 반을 하고 오니 이거 맥이 빠지는지라
(역시나 밥은 챙겨먹고^^;) 침대에 누웠다가 잠시 눈을 감나 싶었더니
눈을 떠보니 컴컴하더군요. 세상에...
이대로 계속 자면 바로 일요일이 되어버릴 것도 같고
오늘은 말 그대로 추석 전날인데 "이게 뭔가~"싶어서 어그적거리며 일어났더랍니다.
그러나...
딱히 할 것은 없고
추석 분위기를 내볼래야, 아직 뭔가 몇십퍼센트 부족한 듯한 저로서는 무리가 있었죠.
그래서 인터넷을 잠깐 켜봤더니
에? 때마침 인터넷 요금을 다 써버린 게 아니겠습니까?
어찌나 이렇게 때를 잘 맞춰주던지...
^^ 그렇게 조용한 추석 전 저녁을 보내고
정재언니에게 연락을 해서 거기 가서 또 수다를 떨었답니다.
일요일에 잘 일어나자는^^ 이유로 말이죠.
사실 요즘 일요일에 정말 거의 제대로 일어나본 적이 없어서...^^;;
그렇게 정재언니네서 잠을 자고(낮에 그렇~게 자고도 또 잠이 오더랍니다. 하하하)
그다음날 아침, 교회로 향했죠.
살짝 지각을 하긴 했지만 아주 양호하게 교회 입성!
열심히 예배를 드리고나서 맛난 점심을 먹었더랬죠.
그러고서는 점심식사 후 교회에서의 송편빚기가 있었는지라
저도 참여하게 되었는데,
송편 속에 들어가는 깨를 본 순간,
정말 어이없도록 "울컥"하는 마음이 들더군요.
왜 하필이면 송편 속을 보고 그랬는지...--;
그렇게 깨를 보며 잠깐 감상에 빠져있다가
저의 본분!을 깨닫고는 열심히 송편을 빚어대기 시작했답니다.
예쁘게 빚었냐구요?
저는 훗날, 제 딸의 모습에 대해 ... ^^;; 뭐라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답니다.
이거, 엄마 될 사람이 송편을 이렇게 못생기게 빚어서야 원... ㅋ
사실, 제가 빚는 송편은 속이 많이 들어가서 맛은 제일 있을텐데
딱히 모양이 예쁘지 않은 것이 단점이 되어버리더군요.
하하하...
그렇게 열심히 빚고, 송편도 맛보고
그렇게 코이카 유숙소로 와서, 맛난 장조림을 해주신다는 선배님을 도와 일을 조금 하다가
너무 피곤한 나머지(요즘 저희가 수업에 적응중이라^^:;;)
집에 와서 쉬었더랍니다.
그렇게 추석은 조용히~ 흘러갔지요.
25년만에 이렇게 조용한 추석은 정말 처음일거다...는 생각도 들고
여기에서가 아니면 언제 이렇게 조용한 추석을 맞이해볼 것인가...라는 생각도 해보았답니다.
한국에서는 큰딸인지라^^ 항상 음식준비며 손님맞을 준비에 분주했었거든요.
그렇게 분주하다가, 이렇게 평범하게 보내다보니 뭔가 더욱 큰 차이를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뭐^^;; 사실, 일요일이 추석인지 토요일이 추석인지
우리 학생이 알려줘서 정확히 알게 되었다는 괴담(?)도 존재하구요.
저희 우즈벡은
(우즈벡이 세계 최다 목화생산국이라는 사실,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요즘들어 지방마다 속속들이 목화방학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우즈벡 전국이 그러했다고 하나
요즘은 지방에서만이 이런 목화방학(학생들이 목화 따는 것에 동원됨)이 있다고 하는군요.
물론 공부할 학생은 공부를 해도 된다고 해서
딱히 대학생까지 아주 많이 동원되는 건 아니라고는 합니다만
역시나 세계적인 수출국(?)답게,
지금 벌써 몇몇 지방 단원(선배단원 포함)들은 목화방학을 이용하여 여러가지 것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우리 동기도 예외는 아니라
정식오라버니가 곧 다음 2~3주 내로 타슈켄트에 올라올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남석언니와 희정언니는 아무래도 각 임지에서 시간을 보낼 것 같다고 합니다.
희정언니가 있는 사마르칸드도 큰 도시인지라, 그곳 학생들에게도 목화방학은 딱히 의미가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계속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물론, 타슈켄트에 있는 저와 정재언니야... ^^;;;; 당연히 목화방학과는 거리가 멀게 살고 있구요.
우즈벡에서는 다음주 일요일 9월 25일에 한국어능력시험을 보게 됩니다.
그것을 위하여 요즘 저도 아이들을 나름대로 닦달하고 있지요.
90분동안 내리 시험을 보게 하는 등...(이거, 아이들 생각보다 많이 힘들어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아이들모의시험의 결과로 인해 참 한숨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백이라는 것은 나름의 가능성이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메꿔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들, 추석 어찌 보내셨는지요?
제 이야기, 추석 보낸 이야기, 동기들 이야기 쓰느라 또 이거 길어졌습니다.
다들 어찌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꼬릿말로라도 소식 전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한 줄의 소식이
여러분을 보고싶어하는 또 다른 동기들에게 커다란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맞죠? 그렇죠?)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앗차차!
몽골은 벌써! 첫눈 내렸대요. 영하의 날씨에 접어들었다는군요.
우즈벡과는 가장 가까운 나라인데, 여긴 아직도 한낮엔 뜨거뜨거 하고 다니는데...
새삼 거리의 격차를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
모두들!
先 건강! 後 봉사!
첫댓글 목화방학 때 내가 수업있다고 누가 그러던? 우리도 논다. 목화따러 안가는 학생들이 많이 있긴 하지만..
('' )헉, 나는 선배단원을 통해 입수한 정보였는데! 그렇군--; 놀러와...ㅠ.ㅠ
우린 추석 전날 비맞아가며 축구했어서 그랬는지, 정작 추석날은 자면서 보낸 단원들이 많다는 후문이..^^ㅋㅋㅋ (나도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