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사는 아파트와 내 사무실은 530 세대가 사는 주상복합 건물의 같은 층에 있으니 잠이 안오는 밤이면 곧 잘 내 사무실로 혼자 가서 일을 하던가 무얼 꿈지럭거리든가 한다 어느날인가 밤 10시 반 쯤에 내 사무실에서 들으니 밖에서 "참쌀 떡 !" 하고 외치는 소리가 연달아 들린다. 찹쌀 떡 ? 배가 고프지도 않지만 나는 반사적으로 집히는 대로 돈 만원을 들고 평촌역 광장으로 뛰어 나왔다
그런데 그 사이에 어디로 가버렸는지 찹쌀 떡 파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이 사람 저사람에게 물어서야 알게 되었는데 그가 외치면서 참빨떡을 팔며 돌아다니는데 이제 지나갔으니 언제 다시 올른지 모른다는 것이다 나는 그냥 들어가려다가 편의점에 들러서 찹쌀떡이 있냐고 물으니 찹쌀 떡은 없고 대신에 찹쌀떡 초코파이는 있다고 하기에 하나 사서 먹어 보니 달기만 하고 내가 기대했던 맛이 아니었다. 무언가 양이 차지 않았다
그 뒤 언젠가 밤에 그 근처를 산책 하다가 찹쌀떡을 파는 다른 사람을 만났다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마이크에서 "찹쌀떡 !" 을 자동적으로 외치는 신장비의 세일즈맨이었다 한 팩에 5,000 원을 주고 사서 편의점의 테이불에 앉아 음료수와 함께 먹어 보니 물컹거리고 앙꼬맛도 맛이 없었다
나는 옛날 눈나리는 겨울날, 집 밖 거리를 뛰어가며 찹쌀 떡을 외치는 고학학생이 팔던 찹쌀떡의 맛을 회상해 보았다 절대로 이런 맛이 아니었다고 생각되기도 했다가 이런 맛 비슷했던것 같기도 하고 ..... 나는 일어서서 집에 가지고 가야 아무도 먹지 않을 찹쌀떡을 팩채로 편의점 쓰레기통에 쳐넣으며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세월이 달라진 거야 ! ....."
차라리 사서 먹어 보지 않았더라면 눈나리는 겨울날 밤에 사서 먹던 찹쌀 떡은 지금도 먹고 싶은 추억의 맛으로 내 마음에 남아 있을텐데 공연히 ....... 이제 혹시 메밀묵장사가 우리짚 앞에서 메밀묵을 팔더라도 절대로 사 먹어 보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해 본다
첫댓글 세월도 달라지고 우리 입 맛도 달라지고...그러나 추억의 그 맛은 그대로 살아있으니 어쩐담?
나이가 드니 이제 먹고 싶은 음식이 별로 없고 하루 세끼 밥 정도 축내는 처지가 되었으니... 내 생각엔 아마 그 찹쌀떡 맛도 입맛이 변한 탓도 무시 못할 것 같네.
"찹쌀떡이나 메밀묵!" 하는 외침을 들어본지 얼마나 됬는지? 그 시절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입에 대는 음식의 질이나 양이 지금에 비하면 얼마나 열악했었는지 생각해보면 호영이가 최근 맛본 찹쌀떡의 맛이 기대치에 못미치는 이유를 깨닫게 되지..젊었을 때의 연인을 늙으막에 만나면 실망이 크고 마음이 상하는 이치와 비슷한 것 같군. 그래서 추억은 추억으로 끝나야 하는 것이 아니겠소.
오랫만에 추억의 소리를 들어보네,추억은 추억이지 어찌 현실이 될수 있겠는가. 뫼물묵도 다시한번 시도해 보게나 알수 있는가 근처 까지라도 갈수 있으려는지.현일이 말처럼 음식은 더 좋아젔지만 우리의 맛의 향수는 옛날의 더 좋지 않은 음식의 맛에대한 향수가 아닐까.
옛날 추억을 느끼려다가 실패한 모양이군. 그래도 어딘가엔 그 옛날의 맛이 있을 터. 입맛이 어머니를, 고향을, 조국을 생각키운다잖는가?
'찹쌀떡' 그 한마디에 옛날의 정취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 보려고 즉시 달려나가는 필자의 순수함에 한없는 매력을 느끼네. 그리고 떡에 실망하는 그 표정을 연상하고는 씁쓸히 웃어본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