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인접예술( 음악, 영화)의 만남을 위한 엿보기 (1)
- 음악과 영화를 통해 시 창작을 구상 해 보면 어떨까 -
<悳泉> 나 병 훈
가는 비 온다
기형도
간판들이 조금씩 젖는다
나는 어딘론가 가기 위해 걷고 있는 것이 아니다
둥글고 넓은 가로수 잎들은 떨어지고
저 식물들에게 내가 그러나 해 줄 수 있는 일은 없다
언젠가 이곳에 인질극이 있었다
범인은 「휴일」이라는 노래를 틀고 큰 소리로 따라부르며
자신의 목을 긴 유리조각으로 그었다
지금은 한 여자가 그 집에 산다
그 여자는 대단히 고집 센 거위를 기른다
가는 비....는 사람들의 바지를 조금씩 적실 뿐이다
그렇다면 죽은 사람의 음성은 이제 누구의 것일까
이 상점은 어쩌다 간판을 바꾸었을까
도무지 쓸데 없는 것에 관심이 많다고
우산을 쓴 친구들은 나에게 지적한다
이 거리 끝에는 커다란 전당포가 있다,주인의 얼굴은
아무도 모른다,사람들은 시간을 빌리러 뒤뚱뒤뚱 그곳에 간다
이를테면 빗방울과 장난을 치는 저 거위는
식탁에 오를 나날 따위에 관심이 없다
나는 안다, 가는 비....는 사람을 선택하지 않으며
누구도 죽음에 쉽사리 자수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랴, 하나뿐인 입들을 막아버리는
가는 비.....오는 날, 사람들은 모두 젖은 갈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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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는 가는 비가 오락가락하는 동네를 걷고 있다. 가는 비는 상실,죽음의 은유로 읽힌다. 사회, 시대의 부조리와 연동되면서. 가는 비 자체가 대처하기 힘든 애매한 상황을 내포하고 있으며 적실 대상을 선택하지 않고 있다. 즉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조건......결국 암울한 시대의 상황, 가는 비 속에 존재하는 거리의 모든 것들은 자본주의에 순응하거나 저항하는 자들을 은유한다. 시에서 고집센 거위는 자본과 시대에 대한 내적인 저항의 의미를 담은 이미지로 도드라지고 있다. 마지막 행은 사회의 보조리와 모순을 인식하고는 있으나 실천에서는 무기력한 시적 화자의 고백을 토로한다. 기형도 시인은 이 시를 음악( 휴일 Holiday/ Bee Gees) 과 2006년 국내개봉 영화 (홀리데이)를 배경으로 하여 인접의 미를 성공적으로 거두고 있다.
1. 음악과의 인접
휴일 < Holidy>
노래: Bee Gees
Ooh you're a holiday, such a holiday
그대는 휴식 같은 사람이에요, 정말로요
Ooh you're a holiday, such a holiday
그대는 휴일같이 편안한 사람
It's something I thinks worthwhile
그만큼 소중하게 느껴지는 사람이죠
If the puppet makes you smile
가벼운 웃음을 짓는다고 해도
If not then you're throwing stones
돌을 던지며 비난하더라도
Ooh it's a funny game
정말 재미있어요
Don't believe that it's all the same
변함없을 거라고 믿으면 안 돼요
Can't think what I've just said
방금 내가 한 말도 생각나지 않잖아요
Put the soft pillos on my head
부드러운 베개 위에 눕게 해줘요
Millions of eyes can see
수많은 사람들은 알고 있지만
Yet why am I so blind
그런데 전 왜 아무것도 모르고 있죠
When the someone eles is me
제 입장이라면
It's unkind, it's unkind
불공정하게 느껴질 거예요
Ooh you're a holiday, ev'ry day such a holiday
그대는 휴일같이 편안한 사람, 매일이 휴식 같은 사람
Now it's my turn to say, and I say you're a holiday
이제 내가 말할 차례네요, 그리고 그댄 편안한 사람이라고 말할래요
It's something I thinks worthwhile
그만큼 소중하게 느껴지는 사람이죠
If the puppet makes you smile
가벼운 웃음을 짓는다고 해도
If not then you're throwing stones
돌을 던지며 비난하더라도
지강헌 사건은1988년 10월 8일부터10월 16일에 걸쳐지강헌을 선두로 한영등포교도소에 수감되었던 25명 중 12명의 미결수들이 호송 도중 호송 교도관들을 흉기로 위협하고 권총을 빼앗아 집단 탈주하여 그 중 4명이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일반 가정집에 침입하여 인질을 두고경찰과 대치하다가 지강헌 일당 중 지강헌은 저격당한 후 학교에서 나머지, 안광술, 한의철은 권총 자살을 한 사건을 일컫는다.이 사건에서는 원래 탈주범 중 한 명인 강영일이 동생 강영태한테 보내는 편지에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쓴다든지, 지강헌은 인질극이 끝나기 직전 두 명의 권총 자살자의 자살을 밝힌 뒤 자신이 좋아하는 록 그룹의 노래를 트는 등의 해프닝이 일어났다.지강헌 일당은 교도관들이 업무를 소홀히 하자 그 틈을 타 탈출한 것으로 추정되었고, 이 인질극을 바탕으로 한 영화 《홀리데이》가2006년 1월 19일에 개봉되었다.
이 인질극은 1988년 교도소 이감중 서울 남가좌동에서 여자를 인질로 삼아 인질극을 벌이다 자살한 지강헌 사건을 배경으로 했다, 자살 직전Bee Gees의 휴일 <holiday>이란 노래를 틀어달라고 한 뒤 따라 불렀으며 有錢無罪 無錢有罪를 외쳤던 것이다.
2.영화와의 인접
지강헌 인질극을 바탕으로 제작한 <홀리데이> / 2006년 1월 개봉
1988년 10월... 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행사를 끝마치고 세계 4위라는 감흥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던 그 때... 징역 7년, 보호감호 10년형을 받아 복역중인 지강혁과 죄수들이 호송차를 전복 탈출하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권총 1정과 실탄을 빼앗아 무장탈주에 성공한 강혁과 일당들은 원정강도와 가정집을 돌며 인질극을 벌이는 등 서울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하지만 인질로 잡힌 사람들은 매스컴에서 말하는 흉악범이라는 이야기와 달리 인간적이고 예의바른 강혁 일당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탈주 9일째 되던 날, 북가좌동의 가정집에 숨어있던 강혁 일당은 자신들을 끈질기게 쫓던 경찰관 안석에게 발각되고 경찰과 최후의 대치극을 펼치게 된다. 강혁의 마지막 소원인 비지스의 'Holiday'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지강혁은 자신들을 둘러 싸고 있는 경찰과 매스컴을 향해 외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돈이 있으면 죄가 없고 돈이 없으면 죄가 된다..." 강혁의 외침은 TV 등 매스컴을 통해 전국으로 울려 퍼지고, 강혁은 일당들과 함께 최후의 선택을 하게 되는데...
영화에서 shot들이 scene들을 이루고 scene들이 모여 시퀸스(sequence)를 이루듯 시에서도 행동들이 결합 해 장면을 이루고 장면들이 결합에 상황을 이루면 영상이미지가 구현된다. 이 시에서 1) 거리의 서정적 정황 – 2) 과거 인질극 상황 –3)거리의 일상적 상황 –4) 거리의 詩的상황 과같이 행동/장면 이미지들의 연쇄가 구축되고 있음 / 시대적 배경은 1980년대 후반의 사회, 정치적 정서와 연동, 후기 자본주의의ㅡ징후 속에서 상실되어가는 이념적 비젼을 이미지화하면서 이러한 상실에 저항하지 못한 채 순응해 가는 민초들의 삶을 음울한 靜動으로 형상화 하고 있음. 자본에 무기력한 일상과 비젼 상실의 정치적 무의식을 이미지화 하고 있다.
화면구성 과 시상의 포착은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
<거리의 서정적 상황>
1) 간판글이 조금씩 젖고 있다
2) 나는 걷고 있다
3) 둥글고 넒은 가로수 잎들이 떨어지고 있다
<과거 인질극 상황>
4) 범인이 <휴일>이라는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자신의 목을 긴 우리조각으로 긋다
5) 한 여자(인질로 잡힌)가 그 집에 산다/ 고집 센 거위를 기른다
<거리의 일상적 상황>
6) 가는 비가 사람들의 바지를 조금씩 적신다
7) 쓸데 없는 것에 관심이 많다고 친구들이 나에게 지적한다
8) 사람들이 시간을 빌리러 뒤뚱뛰뚱 전당포로 간다
9) 거위가 빗방울과 장난늘 치다
<거리의 시적 상황>
10) 가는 비가 하나뿐인 입들을 막아버리다
11) 사람들이 젖은 길을 걸어가다
자살하기전 지강헌 마지막 모습/ Bee Gees의 Holiday를 따라 부르면서 권총으로,,,,,< 시에서는 유리조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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