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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이 서울특별시배구협회 회장대리로서 제주도 전국체전에 10.28(화)부터 참가하고 있다. DK24 산악회가 용돈을 따라서 내려갔다. 여비는 각자 부담. 회비는 제주도에서 체류기간 불구하고 1인당 10만 원. 노승환 부부는 Mrs 승환이 갑자기 아파서 불참. 참가자는 총 25명.
부부(11): 정병호, 윤용돈, 한만훈, 김용무, 정진산, 문
경, 최경준, 한종훈, 김원호, 이성일, 최승철
싱글(3): 서시용, 신동기, 석진욱
10.29(수) 제주행, 아이브리조트
종훈 부부와 함께 14시 김포 발 대한항공으로 제주도에 왔다. 김포와 제주공항 양쪽 다 바글바글. 용돈에 따르면 전국체전이 열리면 선수단과 임원들 합쳐서 근 20만 명이 움직인다고. 16시경 도착하는 동기를 공항에서 기다렸다가 마중나온 병호 카니발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서귀포 <아이브(I’ve) 리조트>로 갔다. 핀란드산 나무로 지은 붉은색 도는 콘도 단지로 작년에 문을 열었다는데 실외 수영장도 있고 모든 게 수준급이다. 40평짜리 콘도 두 채를 4박5일 동안 용돈이 깍아서 240만 원에 빌렸다. 백운대 높이에 자리잡고 있다는데 서귀포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18시30분쯤 도착해서 짐 내려놓고 먼저 온 사람들과 함께 전세버스 타고 저녁 회식하러 출발했다. 전세버스는 4박5일 간 80만원에 빌렸다. 기름값은 별도.
병호는 10.28(화) 23시 넘어 카니발 타고 가는 일행 4명을 모두 픽업하고 서울에서 내려와 완도에서 김동배를 만난 뒤에 카페리 타고 오늘 11시 제주항으로 왔다. 병호가 14시쯤 서귀포 <동홍생활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대표 명지대와 경기도 대표 성균관대 배구경기에 가서 명지대에 불리한 판정이 나오면 “심판아, 비디오 판독해라~!”라고 경기장이 떠나가라 소리 지르며 일당백의 기세로 열렬히 응원하였지만 졌단다. 본부석 옆자리에 앉았던 다른 사람들이 저 사람 누구냐고 묻길래 용돈이 큰 소리로 내 친구라고 했더니 참 대단하네요~라며 감탄하더라고. 용돈은 배구인들 투표로 내년부터 서울특별시 배구협회 회장이다.
우리 21명은 서귀포 <아!싸횟집>에서 용돈 덕분에 푸짐하게 회를 즐겼다. <한라산>소주 하얀 게 21도, 파란 게 18.5도. 둘 다 괜찮았다. 막걸리도 좋았고. 마지막에 우리 상에 나온 생선지리에 식초를 타면 더 맛있다고 해서 듬뿍 부었더니 역해서 한 모금도 못 먹었다. 진욱은 감기 걸려서 술을 못 마셨고, 동기는 어제부터 속이 좋지 않아서 음식을 조금 밖에 먹지 못했다. 얼마 나왔는지 나중에 물어보니 생각보다 너무 비싸다. 고급 횟집은 아닌데. 제주도에서 경유는 1450원 내외로 서울보다 2백 원 정도 싸던데. 담배와 술 값 빼고는 모든 물가가 강남 수준이다.
숙소로 돌아와서 여고생들도 남자 숙소에 모여 종례 음주를 하는데 청주 발 제주행 마지막 비행기타고 성일 부부가 도착했다. 공항에서 택시로 왔는데 4만 원. 충주 집 수리 공사를 하는 도중인데도 그냥 왔단다. 부상자들도 빠짐없이 왔고. DK24가 참 대단하네. 현재 인원 23명. 경준이 설거지했고 자정쯤 취침했다.
10.30(목) 한라산 등정, 동배가 보낸 전복과 제주에서 산 흑돼지로 BBQ,
용돈이 물 뿌리기 전에 일어나서 병호가 해준 북어국물 떡국을 든든하게 먹었다. 용돈이 가보니 여고생들은 남자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미술 그리고 있다”고. 진산이 이불도 잘 개고 방 청소도 잘 한다. 경기장에 가야 하는 용돈, 감기로 힘들어하는 진욱, 그리고 체력에 자신이 없는 여고생 두 명을 남겨놓고 19명이 6시30분에 버스로 숙소 출발. 사방이 컴컴하다. 7시에 성판악 도착하니 날이 밝았다. 흡연하다 걸리면 과태료 10만 원이라고 현수막이 걸려있다. 전에는 5만 원이었지. 최근에 국립공원에서 쓰레기통도 모두 치웠다고.
간단히 체조하고 곧바로 등반 시작. 입구 관리소에 <진달래대피소>를 12시30분까지 지나야 정상등반이 가능하다고 크게 써 붙여져 있다. 이 시각이 지나면 등반 불허. 정상에서는 비가 예상되니 우의를 준비하라는 방송이 나온다. 한라산에서는 언제 비가 올지 모른다고 해서 우산을 챙겨왔다. 올라가는 길이 온통 현무암 천지 너덜길이다. 걷기 짜증난다. 경기에서 이겼는지 졌는지 한라산을 오르는 유니폼을 입은 체전 참가학생들이 우리를 추월한다. 속보로 오르는 늙고 젊은 사람들도 많고. 평일에도 이 정도인데 휴일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걷기도 힘들겠다.
혹시 추울까 해서 초겨울 옷을 입고 왔는데 땀이 많이 난다. 오르다 쉬는데 옆에 앉아있던 제주도 아줌마들이 먼저 떠나며 자기들끼리 “흔적흔적” 가잔다. 뜻은? 빨리빨리. 제주도 사람들은 한라산 오르지 않는다던데. 길 옆 나무에 앉아있는 새까만 까마귀들이 윤기가 자르르 흐르며 솔개만큼이나 크다. 서울 까마귀와 종자가 다른가. 국립공원에 먹이가 풍부해서 잘 먹어서 그런가. 혼자 외진 데를 지나다가 여러 마리 만나면 겁나겠다.
10시 좀 지나서 진달래대피소에 도착. 대피소에서 파는 커피는 5백 원, 컵라면은 1천5백 원. 계단에 반팔 유니폼 입은 고등학생들이 떼거리로 주저앉아서 도시락을 들고 있다. 기온 섭씨 12도. 우리는 준비해 온 컵라면으로 이른 점심을 들고 커피도 타서 마신 다음에 10시50분에 출발했다. 땀 많이 흘리고, 오르다가 많이 쉬었다. 현무암 너덜길이 정말 지겨워 질 때쯤 정상까지 연결되는 널판지 계단길이 나타났다. 대한민국 최고봉 한라산은 해발 1950m. 12시30분쯤 도착한 백록담은 사진과 다르다. 분화구에 남아있는 초라한 크기의 작은 물구덩이.
백두산 천지는 아주 컸었는데~! 드넓은 호수에 검은빛 나는 물이 꽉 차있었고 물안개도 끼어있어서 괴기한 기운이 흘렀었다. 1년 내에 백두산과 한라산을 오르면 사납고 모진 운수 세 가지 액땜을 할 수 있단다. 작년 6월 중순에 천지에 올랐고, 올 10월 말에 백록담. 1년이 조금 넘었네. 아쉽다. 병호가 백록담에서 바람이 오늘처럼 불지 않기는 처음이란다. 빗발도 드문드문하고. 약간 춥다.
12시50분에 관음사 쪽으로 하산 시작. 제주시쪽 경관이 참 좋다. 이런 맛에 오는 거지. 비가 제법 내려서 우산을 폈다. 두 시간이면 내려온다고 생각했는데 네 시간 넘게 걸렸다. 경준은 장거리 산행에 힘들어하는 부인을 돌보다가 “오늘 나도 힘드니까 이따가 용돈을 긁어서 스트레스를 풀어야겠다”고. 선두가 내려온 게 16시50분. 낙오자 없이 후미까지 하산 완료한 게 18시. 주위가 어둡다. 10시간 넘게 산행. 성판악에서 관음사까지 18.3km. 허리에 찬 만보계로 3만8천보 초과. 병호야, 덕분에 한라산 올랐다.
숙소에 19시에 도착. 19시30분부터 BBQ예정. 시간절약을 위해서 남자들은 두 개있는 화장실에 한번에 두 명씩 들어가서 후다닥 샤워했다. 숙소에 붙어있는 야외 BBQ식당에서 비닐 벽 넘어 밖에서 굵어지는 빗줄기를 즐기면서 용돈이 미리 사놓은 흑돼지 5근, 소주 1박스, 맥주, 막걸리, 콜라에다가 동배가 20만 원 주고 사서 병호 편으로 보낸 완도산 전복을 아주 맛나게 들었다. 동배야, 정말 고맙다! 종훈과 용돈이 전복과 흑돼지를 맛나게 잘 구었다. 여고생들 모두 참 즐거워한다. 회식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와서 남자들만 종례 음주. 이어서 4~5명은 가다서다. 지난 여행 때와 마찬가지로 시용은 딴 돈에다 자기 돈을 보태서 계속 술값 보시를 했다.
10.31(금) 만장굴, 삼성혈해물탕, 고영석
일어나서 보니 시용은 코고는
사람들 때문에 잠을 설치다가 깨어서 땀이 밴 자기 등산복을 빨래해서 건조대에 널어 놓았다. 참
부지런해요 용돈이 차린 아침을 먹었는데도, 여고생들 숙소에서는
불빛이 안 새어 나온다. 용돈이 들어가서 기상~!하고 소리쳐서
모두들 후다닥 기상했다고. 어제 너무 고단했겠지. 여고생들은
진산이 차려준 아침을 들었다. 밤새 비가 내렸고 오늘 종일 온다고.
9시30분 숙소 출발.
1982년 신혼여행 때 갔었던 만장굴을 다시 보고, 유명하다는 제주시 <삼성혈해물탕>에 13시10분 도착. 손님이 바글바글. 내리는 빗줄기를 쳐다보며 기다렸다. 13시30분에 겨우 자리가 났다.
서울에서 3만 원이면 먹는 해물탕이 5만원이고
공기밥은 별도. 소주가 4천 원으로 압구정동 포차 가격이다. 식사 후 3명이 떠나서 남은 인원
20명.
제주동문시장에 가서 갈치, 고등어, 방어, 낙지젓갈 등을 푸짐하게 사서 숙소에 오니 17시. 빗소리 들으면서 마시기 시작. 18시에 고영석이 왔다. 제주시에서 살고 있고, 딸만 둘인데 서울에 있단다. 제주도민 60만 명. 유동인구 20만 명. 제주도 상주인구가 80만 명이라고. 외국인은 No Visa로 입국할 수 있고 30일 체류 가능. 요즘은 일본인보다 중국인이 많이 온단다. 카자크스탄에도 제주도 다녀온 사람들이 많다고. 지나가다 제주시에서 일본 총영사관을 보았는데, 중국 영사관도 있단다. 미국 영사관은 없고. 영석은 막걸리 두세 잔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밤 늦게 갔다. 서울에 오면 연락 한 번 해라. 빗소리를 들으면서 계속 마셨다. 제주공항에 19시에 도착한 최승철 부부가 21시쯤 왔다. 현원 22명. 종례 마치고 네 명은 가다서다.
11.1(토) 사려니숲길, 돈내코, 쇠소깍, 17시 제주출발 귀가
승철 부부는 병호 인도로 우리가 갔던 성판악 - 관음사 코스로 한라산에 오르고자 시용이 운전하는 카니발로 6시30분에 숙소를 출발했다. 비 그치고 해가 났다. 경이 설거지했고. 시용이 7시30분에 돌아와서 잠시 쉬었다가 오전에 비행기 타야 하는 동기와 경을 태우고 제주공항으로 가는 600번 공항버스 정류장이 있는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을 향해서 8시에 숙소 출발 남은 사람 20명.
전세버스로 이동해서 17명이 <사려니(=holy) 숲길>을 거닐다가 <돈내코(=멧돼지+냇물+코는 入口라는 제주 사투리)>로 가서 <원앙폭포>를 내려다 보면서 점심으로 숙소에서 준비해온 멸치주먹밥과 컵라면을 먹었는데 진짜 꿀맛이다. 시용이 운전하는 카니발로 부부 두 쌍이 월트컵경기장으로 출발. 남은 사람 16명. <쇠소깍(=牛+沼+깍은 河口라는 제주 방언)>을 갔는데 볼만했다. 구름 한 점 없이 햇볕이 좋았고 반팔차림 사람들이 부러울 만큼 더웠다.
쇠소깍에서 용돈이 모는 카니발로 월드컵경기장을 향해 경준과 우리 부부 두 쌍이 출발, 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택시가 와서 2만원에 가겠다고 한다. 버스요금이 1인당 5천 원이니까 그럴까~하는 마음이 생기려는데 용돈이 쫓아버렸다. 제주도 택시들이 못 되어먹어서 가다가 중간에 꼭 5천 원쯤 더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손님한테 내리라고 하는 관행이 있어 기분 잡치니까 가능하면 타지 말란다. 그리고 이제 12명 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내려오면서 준비한 10kg짜리 쌀을 다 먹고 당장 먹을 쌀이 없어서 더 사야 한다고.
버스를 타고 제주공항에 도착하니 15시. 17시에 김포행 비행기 탑승. 잠실까지 공항버스로. 집에 오니 20시. 집사람이 이번 여행이 너무 즐거웠다며, 여고생들끼리 다음 토요일 과천에서 만나서 Mrs 만훈의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종로5가에 가서 놀기로 했단다.
11.2(일) 서울은 아침에 비가 약하게 내렸다가 그치고 조금 쌀쌀하다
제주도에 있는 12명 중 7명이 오늘 비행기로, 마지막 남은 5명이 11.3(월)에 병호가 모는 카니발로 돌아온다. 어제 집에 오는 택시에서 기사가 자기는 55세인데 가족 데리고 미국 남부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10년 살다가 세 달 전에 혼자 귀국, 한 달 전부터 노느니 염불이라고 택시운전을 시작했단다. 술 같이 마실 친구가 없어서 너무 삭막했다며 이제는 자기 인생을 즐기겠다고. 나이 들수록 친구 좋은 줄 알겠다.
용돈아, 고맙다! 병호야, 수고 많았다! DK24, 다음 여행 부부동반으로 또 같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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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파곤할텐데 여행기를 빨리도 썼구나. 수고 많았다. 여행을 위해 힘쓴 대장, 홍보부장, 채소반장, 완도 동배, 반찬 준비의 부인들, 설거지와 청소 등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모든 친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원호 ..
탐라여행기 ..글로만봐도..눈에 삼삼하구나..멋지다..ㅎ
용돈이 수고 많았고 ..병호는 완도에서 차 카페리혔구나..서울서 완도로 완도에서 배로건너 ..
병호 산악대장 알아줘야..그 헌신..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도 한곡..ㅎ
한라산 소주 ..하얀병..옛날 울집 꼬멩이들이 생수인줄 알고..ㅋ~
모두들 수고했다..부럽구나..^^
고영석이 전화번호 좀 알려주시게..
원호야! 제주도 여행기를 잘 써 주어서 그 때의 기분이 지금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구나..
항상 고마워...
만훈이 ..
영석이 전화번호 등재혔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