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권위의 US여자오픈에서 5위를 차지한 송아리(17)의 활약은 정말 눈부셨다. 올해 들어서는 미셸 위(14)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프로들을 위협하는 아마추어 ‘넘버 원’은 단연 송아리였다.
그런데 미국 언론들이 요즘 들어 송아리에 대해서는 기사를 다루는 일이 뜸해졌다. 왜 그렇게 됐는지 그 배경을 좀 짚어볼 필요가 있다.
US여자오픈 성적은 인터넷(www.uswomensopen.com)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거길 보면 선수들 옆에 자국 국기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한국선수가 22명이 출전했으니까 태극기도 22개가 반짝였을까? 아니다. 태극기는 14개 뿐이었다. 리사 장, 아이린 조…. 이들 이름 옆에는 성조기가 붙어있었다. 대부분 교포로 미국이 삶의 터전인 그들을 나무라고 싶은 마음도 없다. ‘골프 센세이션’으로 각광받는 미셸 위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다민족국가’인 미국 골프팬들은 하와이에서 나고자란 미셸 위를 ‘미국 시민’으로 생각하고 응원한다.
반면 송아리 이름 옆에는 태극기가 붙어 있었다. 1986년 5월1일 태국에서 송인종(54)씨와 태국인 어머니 바니 웡르끼얏(47)씨의 쌍둥이로 태어났다. 7살때부터 ‘쌍둥이 언니’ 나리와 함께 골프를 배웠고, 1997년 미국으로 이민 왔다. 주니어무대를 휩쓸며 두각을 나타낸 이들을 놓고 태국인이냐, 한국인이냐 말이 많았다. 실은 아리·나리 자매는 한국과 태국 국적을 모두 갖고 있었다. 아직 미성년이기 때문에 사실 별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둘은 USGA(미국골프협회)와 LPGA(여자프로골프협회)에 ‘웡르끼얏’이라는 성 대신에 ‘송’이라는 성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국기도 ‘태극기’를 사용해 달라고 했다.
미국 골프계는 내심 아리·나리 자매가 성년이 되는 내년 5월1일에 ‘한국, 태국, 미국’ 중에서 미국을 국적으로 택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그런데 ‘미래의 스타들’이 성년이 되기도 전에 “한국인’이라고 주장을 하고 나서자, 김이 빠진 것이다.
아버지 송인종씨는 “엄마가 태국사람인 타이거 우즈가 미국인인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엄연한 한국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에서 살아가야할 ‘아리네 가족’이 한국을 택했다. 이제 한국 골프팬들이 더 많은 격려와 박수를 보내줘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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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추천 100자평
지성환(jigtk) 등록일 : 07/07/2003 17:50:35 추천수 : 20
이런기사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자랑스런 대한의 딸이네요.앞으로 조용히 그리고 열심히 송나리,아리 자매를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대한민국 화이팅!.
황조연(joe5) 등록일 : 07/07/2003 18:07:35 추천수 : 11
자랑스런 아리/나리 선수네는 아마추언데...미셀 위처럼 경제적으로 쪼들리지는 않는지??? 미셀 위는 <미국국적>인데도 한국서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도와 주려하던데...<한국국적인 송아리/나리 자매>에게는 경제적 도움을 주려는 움직임이 전혀 없으니 안타깝습니다.(프로가 되려면 최소한 1~2년은 더 기다려야 할텐데!)도와줄 방법 좀!!!
이정민(jm8952) 등록일 : 07/07/2003 17:43:08 추천수 : 11
그네들의 관심은 언제나 "자국민"에게 더욱 쏠려왔지요...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결정을 하신 결단에 대해 한국인으로서 박수를 보냅니다.
김봉완(drbwkim) 등록일 : 07/07/2003 18:25:07 추천수 : 8
나라를 떠나면 모두다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맞는것 같소. 말이야 쉽지 송아리와 그 부친의 행동은 정말 결단이 필요한 것이었소. 요즘 우리나라 토종인들은 모두들 능력만되면 이 x같은 나라 뜨고 시퍼서 난린데, 거의 매일 납치사건에, 파업에, 군기피보도에, 뭐 좋은거라곤 한개 없는 나라 아니겠소. 그래도 우리는 한민족인가보오.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걸 환기시켜주는 기사요
김정환(cctvking) 등록일 : 07/07/2003 18:03:55 추천수 : 7
요즘 같은 세상에 가슴이 다찡 하네요. 멋진 아버지니까 그 자식은 말하지 않아도 되지요.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