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생명 잃을 뻔했는데. 소 잃고도 외양간 안고치나” |
풍기역 주변 안전망 설치 여론 속 관계당국 책임회피 “급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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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역 구내에서 발생한 한 초교생의 고압전선 감전사고를 두고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역 구내에 안전 울타리를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주민들 사이에서 일고 있지만 정작 관리주체인 철도공사 측은 예산상의 이유로 이를 방치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3시 57분께 풍기읍 서부리 풍기역 구내에서 친구들과 같이 놀던 풍기초 안모군(13)이 호기심으로 화물열차에 부착된 사다리를 타고 열차 지붕에 올라갔다가 2만 5천 볼트의 고압전선에 감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 군은 사고 당시 신고를 받고 곧바로 현장에 출동한 영주소방서 풍기안전센터 구조대원들에 의해 신속히 구조돼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전신에 심각한 화상을 입는 바람에 수천만원의 치료비를 부담해가며 현재 서울 모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이같은 사고가 터지자 풍기역 인근 주민들은 2만 5천볼트의 고압전선이 흐르는 풍기역 구내와 철도공사가 인삼시장 측에 임대해 준 주차장 사이에 안전 울타리를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고 발생 보름 만에 다시 찾은 18일 오후에도 몇 명의 초교생들이 사고현장 주변의 주차장에서 놀고 있었고 이들 초교생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역 구내로 진입할 수 있어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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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해 준 주차장과 수백평의 부지와 역 구내가 열려있어 사고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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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역은 증기기관차 운행 당시에 설치한 급수 탱크 부근 500여 평은 풍기 인삼시장 주차장으로 오래전부터 임대해주고 있으며 인근 가정집 진입로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수백평의 부지는 역구내와 이어져 있지만 안전울타리는 물론 경고판 하나 없이 방치되고 있다.
이날 주차장에서 만난 60대 주민은 “지난번 사고로 어린생명을 빼앗을 뻔했는데도 풍기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고 있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사고 당시 초교생을 구조한 풍기 119안전센터 안길섭 센터장은 “현재까지 그날 사고 외에는 별다른 철도사고가 없었던 걸로 알고 있지만 현재 사고현장이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어 언제든 제2, 제3의 사고가 재연될 수 있다”며 “일반인의 출입을 막는 안전망을 설치하거나 통행금지 표지판이라도 제대로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군이 다니던 풍기초 배정훈 교감도 “현장을 수차례 살펴본 결과 아이들의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역 구내와 주차장을 가르는 안전울타리 설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리주체인 풍기역과 철도공사 북부지사 측은 당일 사고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거나 안전망이나 경고표지판 설치 등 안전시설에 대한 의지조차 없이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해 주민들의 비난여론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풍기역 관계자는 “고압선이 흐르는 역 구내는 물론 철로변에는 일반인이 다녀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면서도 “농촌지역 3급역은 보통 정문 외에는 열려 있다. 지난번 감전사고는 풍기역 소관이 아니다”라며 사고 책임을 회피했다.
철도공사 경북북부지사 김응기 안전팀장은 “감전사고를 일으킨 학생들은 주차장 쪽이 아닌 금계동 쪽에서 논을 건너 역 구내로 들어왔으며 전국에 수천 곳이 풍기역처럼 열려 있고 철도 안전법 48조에 의해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은 전혀 없다. 주차장과 역구내를 가르는 안전 울타리 설치 계획도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또 “지난해 모 방송국 취재기자도 영주역 구내에서 화차 지붕에 올라갔다가 감전된 일이 있다”며 “이는 모두 순간적인 착각에서 일어나는 돌발사고이며 안전 울타리도 전국적인 차원에서 다뤄야 하지 사고가 났다고 풍기역만 설치할 수는 없다”고 했다.
특히 그는 “모든 사업은 시설공단의 소관으로 시설공단 측도 이같은 문제점을 잘 알고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시행치 못하고 있으며 우선 학교를 통해 계몽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도 측의 이같은 답변은 철도 교통이 별다른 투자도 없이 옛날 그대로인 사이에 일부 주요역 주변은 상가나 주택이 들어서는 등 급격하게 발달, 유동인구가 많아지고 있는데도 그에 따른 안전시설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다.
풍기역 관계자는 ‘역무원이 단속을 하고 있지만 4명뿐이어서 제대로 된 단속을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어 안전사고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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