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두라는 병을 아십니까? 일명 마마라고도 불렸던 이 병은 지금이야 지구상에
완전히 사라진 질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1970년대까지 사망률이 매우 높은 무서운
병이었다고 하지요. 다행히 천연두에 걸렸다가 낫는다고 해도 얼굴에 흉한
마마자국을 남겼습니다.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니 얼굴에 곰보인 분들이 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옛날, 한 소녀가 어렸을 때 천연두에 걸렸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병을 이겨내서
낫기는 했지만 얼굴에 마마 자국이 남아서 곰보가 된 것입니다. 이 소녀는 자신의
얼굴에 대한 열등감이 점점 심해졌습니다. 거울을 보면 저절로 눈물이 나오면서
삶의 의욕을 점점 잃었습니다. 이 모습을 안타깝게 여긴 어머니께서 어느 날 딸의
손을 꼭 잡고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네 얼굴의 곰보 자국 때문에 실망스럽지? 그런데 너무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사실 네가 어렸을 때 이 동네에서 3명이 천연두에 걸렸단다. 그런데 두 명은 죽었
고 너만 살았어. 그래서 나는 네 얼굴의 곰보 자국이 부끄러운 자국으로 보이지
않고 하느님으로부터 은총을 받은 자국으로 보이는구나.”
어머니의 이 말씀에 이 소녀는 다른 마음을 가질 수가 있었습니다. 곰보 자국이
하느님께서 주신 벌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이렇게 나를 구해주신 하느님의
따뜻한 손길 자국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삶을 다르게 볼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삶에는 하느님의 손길이 가득한 특별한 삶임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지금의 삶에 대해서 절망적으로 대하는 것 같습니다. 돈이 없어서,
능력이 없어서, 건강하지 못해서, 외모에 자신이 없어서...
등등의 이유를 말하면서 삶의 의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그러나 이렇게 세상의 관점으로만 바라보면 계속해서 실망하고 절망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의 관점은 순간의 만족만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님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희망과 기쁨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왜냐하면 주님의 관점은 영원한 생명이라는 충만하고 완전한 만족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땅에 보물을 쌓아 두지 말라고 명령하십니다.
대신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고 하십니다.이 세상에서의 보물이라고 할 수 있는
돈이나 귀금속 등을 하늘에 가져갈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하늘에서는 전혀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물로 인정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죽어서 가져갈 수 없는 것입니다.
하늘에서의 보물은 이 세상의 물질적인 보물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행하는 우리의
사랑 실천으로 완성이 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다른 어떤 것보다 먼저 추구해야 할 목표입니다. 바로 이 목표를
기억하면서 사랑을 실천하는 우리가 될 때, 바로 우리의 보물이 하늘에 차곡차곡
쌓여질 것입니다.
[빠다킹신부님 강론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