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산(775m)
충청북도 충주시 1경인 계명산은 작은 바위가 많은 남성 산이다. 충주시가지 동쪽으로 남산과 함께 산 병풍을 두르며 의연하게 솟아 있다. 산에 오르면 전망이 열리는 곳곳에서 아름다운 충주호가 발아래 펼쳐져 한 폭의 산수화를 감상하는 느낌을 받는다. 계명산은 사방을 휘둘러보는 전망이 으뜸이다. 월악산을 비롯한 주변 산군과 아름다운 고장 단양군의 크고 작은 산들을 조망할 수 있다.
원래 산의 이름은 오동나무가 많아 오동산이라 불렀는데 백제시대 이 산에 지네가 많아 지네의 상극인 닭을 많이 길렀더니 지네가 없어졌다고 한다. 그러자 산속 곳곳에서 닭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아 한자로 닭 계자에 울 명자를 써 계명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계명산의 이름을 갖은 산이 전국적으로 6개나 된다. 춘천, 양산, 하동, 안동, 고창에도 계명산이 있다.
충주 계명산의 모산은 백두대간 능선에 솟아있는 마폐봉(925m) 동쪽봉우리(725m)다. 마폐봉 동봉에서 대간 능선을 이탈하여 북쪽으로 가지를 친 마폐지맥 산줄기가 지릅재로 내려앉았다가 북바위산(771m)을 불끈 들어올린다. 이어서 망대봉(732m), 작은 대미산(684m), 충주 남산(636m)을 들어 올린 다음 산줄기가 마즈막재로 가라앉았다가 서서히 고도를 높여 마폐봉부터 약 28Km 거리에 계명산을 솟구친다. 계명산을 일으킨 마폐지맥은 약 9Km를 더 달린 후 남은 여맥을 달천에 가라앉힌다.
해발 260m인 마즈막재 마루에서 두 대원과 함께 등산이 시작된다.(10:07) 이곳부터 정상까지는 약 2.6Km쯤 되는데 대부분의 산길이 가파른 편이라 초보산객은 2시간쯤 소요된다. 마즈막재는 계명산과 남산을 이어주고 있는 고개이다. 옛날 남산 아래에 사형장이 있었다고 한다. 단양, 청풍, 수산 등의 사형수들을 이곳으로 끌고 와 처형할 때 이 고개는 고향 쪽을 바라볼 수 있는 마지막 고개가 되고 이 고개를 넘으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마지막으로 넘는 고개라는 애처로운 사연을 갖고 있다.
무성한 숲속의 오솔길로 산을 올라간다. 가파른 산길로 얼마쯤 오르자 산길의 경사가 약해진다. 잠시 완만한 능선 길로 나아가가다 점점 급해지는 길로 산을 오른다. 전망이 열리는 곳에서 충주호가 내려다보이고 그 뒤로 국립공원 월악산이 장쾌하게 조망된다. 이어서 나지막한 봉우리에 올라선다. 전망이 시원하게 열려 산뜻한 조망을 즐긴다.
이제부턴 수시로 전망이 터져 기분 좋게 진행한다. 소나무 숲길을 따라 얼마쯤 올라가 700봉우리를 밟는다. 다시 내리막길로 진행하다가 오르막길이 돼 산을 오르자 암릉 길이 시작된다. 정상이 나무 사이로 우람하게 조망된다. 아기자기한 능선 길은 점점 가팔라져 쉴 새 없이 땀방울이 산길에 떨어진다. 얼마 후 헬기장으로 돼있는 정상에 올라선다.(11:27) 충주호 쪽 풍광이 아름답게 조망되고 계명산 표지석이 박힌 곳의 소나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점심식사 후(12:30)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 코스는 서쪽 뒷골목산으로 내려가는 길을 선택한다. 이 코스는 충주시민들이 즐겨 찾는 코스라고 한다. 막은대미재를 향해 산을 내려간다. 급경사 산길로 얼마쯤 내려서자 산길은 완만해진다. 충주시가지가 내려다보이고 곧이어 행글라이더 활공장에 닿는다. 전망을 하니 충주 시내가 잘 보이고 달천이 남한강에 합수되는 곳도 내려다보인다. 얼마 후 막은대미재에 이른다. 정상부터 이곳까지 약 4.3Km쯤 된다. 이어서 완만한 산길로 산을 내려가 연수동에 닿아 계명산 산행을 마친다.(14:00) 이어서 택시를 타고 주차된 마즈막재로 돌아왔다.